천명이 넘는 호랑지사 정예부대원들의 노기가 하늘을 찔렀다.행군의 물결은 호텔 밖까지 이어졌다.실탄을 장전한 무장 군인들이 싸늘한 한기를 내뿜으며 점점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찰나에 우경호를 비롯한 조폭들은 당황하더니 생생한 공포를 느끼며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포위된 건가?“사격 준비!”또 한번의 외침이 울려퍼졌다.천이 넘는 장병들이 총을 들고 조폭들을 향해 겨누었다.하늘을 찌르는 살기가 조폭들을 엄습했다.겁에 질린 우경호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한지훈과 용이를 바라보며 물었다.“너… 북양 총사령관이라는 게 사실이었어?”왜 일이 이렇게 된 거지?가문의 철천지원수가 그 명성 하나로 용국 전체를 압도하는 존재였다니!어떻게 된 거지?왜?우경호는 혼란스러웠다. M시 조폭 세력의 우두머리로 군림해온 그마저 두 다리에 힘이 풀리고 눈에 두려움이 가득 찼다.‘북양의 총사령관이었다니!’8개 국의 백만 대군조차 기세로 몰아내는 인물이었다.그의 한마디로 가문 전체가 M시에서 존재마저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그런 인물이 직접 M시까지 행차하셨다니…한지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겁에 질린 우경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맞아. 내가 바로 북양의 총사령관이야.”철렁!우경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하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렸다.‘어떡하지? 우리 가문 이대로 망하는 건가?’“우경호, 사령관님 앞에 당장 무릎 안 꿇을 거야?”한지훈의 뒤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던 용이가 서슬퍼런 장검을 빼들고 살기를 내뿜으며 그를 재촉했다.그 말이 끝난 순간에 우경호는 하늘을 찌르는 살기와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아직 뒤에서 관망하고 있던 그의 부하들마저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 털썩털썩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그들과는 완전히 딴 세상을 사는 존재였다.천 명의 정예병사들은 족히 한 개 군단을 소멸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들이었다.동네에서 싸움 좀 한다는 양아치들로 구성된 그들의 집단과는 동일 선상
그는 갑자기 폭주하며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한지훈의 뒤통수를 겨누었다.“우리 가문은 절대 멸망하지 않아! 네가 북양의 총수라고? 그래서 뭐? 내가 널 죽이면 아무도 네 신분을 모를 거야!”하지만!우경호가 일어서자마자 섬뜩한 빛이 번쩍이더니 총을 든 그의 손이 공중에서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했다.순식간에 시뻘건 피가 바닥을 흥건히 적셨다.용이는 칼을 도로 칼집에 넣으며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사령관님께서 굳이 살인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기에 살은 줄 알아. 안 그랬으면 손목이 아니라 네놈의 목을 쳤을 거니까!”우경호는 절단된 오른 손목을 붙잡고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악! 내 손… 내 손! 북양의 총수여! 우리 가문은 쉽게 뿌리 뽑을 수 있는 가문이 아니야! 우린 M시에서 완벽한 경제 협력망을 구축한 1등 재벌이라고! 우리 가문에서도 장군이 두 명이나 나왔어! 우리를 건드리는 순간 남영구 전체와 전쟁을 선포하는 거야!”우경호가 아무리 울부짖어도 한지훈은 고개 한번 돌리지 않았다.용이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한번 바라보고는 대기 중인 장병들을 향해 소리쳤다.“놈들을 모두 체포해!”조폭 무리는 순식간에 제압되었다.우경호 역시 사지가 묶인 채로 미리 준비했던 승용차로 끌려갔다.출혈이 심했기에 가는 도중에 비명횡사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간단한 응급처치도 진행되었다.한지훈은 터벅터벅 걸어가서 대기 중인 아우디에 올라탔다. 차 안에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여동해 시장이 기다리고 있었다.“사령관님, 우경호를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놈들은 M시 경찰청에 맡기지. 지금 연락해서 현장을 청소하라고 해.”“예….”여동해는 눈치를 살피며 이마에 묻은 식은땀을 훔쳤다.우씨 가문의 가세가 점점 기울고 있었다.한지훈이 싸늘한 눈빛으로 전방을 주시하며 말했다.“저택으로 가지!”여동해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창밖에서 조폭들을 끌고 가는 한지훈의 정예부대원들을 바라보며 긴장한 한숨을 토해냈다.
거실에 숨막히는 정적이 흘렀다.오른 손목을 잃은 우경호는 바닥을 구르며 고통스럽게 신음했다.“형님, 저 좀 살려주세요….”“경호야,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어?”당황한 우경훈은 고개를 번쩍 들고 한지훈을 싸늘하게 노려보며 물었다.“네놈이 내 동생의 팔목을 자른 거야?”한지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기운이 거실 전체를 압도했다.“그래, 내가 그랬다!”모두가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뭐가 저렇게 당당하지?우경훈을 비롯한 가문의 대표인물들은 순간 벙찐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제야 그들은 한지훈이 입고 있는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와 어깨에 달린 휘장에 주의를 돌렸다.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고 이명이 들리는 것 같았다.한지훈은 사령관급의 인물이었단 말인가?‘어떻게 이럴 수가! 이럴 리가 없는데?’당황한 우경훈은 음침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물었다.“너 사령관이었어? 아니! 그럴 리 없지! 너에 대한 정보는 조사해 봤다. 넌 그냥 평범한 퇴역군인에 불과하잖아?”한지훈이 싸늘한 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너희의 정보망을 그렇게 확신해?”우경훈은 순간 움찔하며 당황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마누라 덕에 먹고 사는 폐급인 줄 알았는데 사령관급 인물이었다니…그의 예상을 훨씬 벗어난 상황이었다.“난 안 믿어. 그 군복 가짜지? 어디서 짝퉁을 사다가 날 우롱하려는 거야. 용국의 사령관급 되는 인물은 나도 만난 적 있는데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없었어. 감히 용국의 장군을 사칭하다니! 처벌이 두렵지도 않아?”정신을 차린 우경훈은 미친 사람처럼 악담을 퍼부었다.M시의 주축으로서 안 만나본 인물이 없었다.사령관급 인물도 많이 만나봤다.남영구 최고 사령관 흑용 사령관도 몇 번이나 만나본 그였다.동원구의 서효양 사령관도 만나봤다.다른 전쟁부의 사령관들도 멀리서 바라본 적 있었다.부사령관이나 참모장급 인물들은 용국의 국회에 참석했다가 만나본 적 있었다.유독 한지훈만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었다.그래서 우경훈은 그가 사령관을 사칭했다
우경훈을 포함한 모든 이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경악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무례하다! 일반인 백수 주제에 감히 북양 총사령관을 사칭하다니!”“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거지! 경고하는데 당장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어. 혹시 알아? 우리가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를지도?”사람들은 비웃음을 가득 머금고 한지훈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우경훈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그를 노려보며 다시 물었다.“네가 북양의 총사령관이라고?”“그렇다.”한지훈은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하하하!”우경훈은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정색하며 말했다.“장난도 정도껏이어야지! 너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천둥벌거숭이는 처음이군! 북양 총사령관은 용국의 전설적인 존재이고 용국의 존엄이다! 그리고 이 나라의 유일한 오성 용수인 분이지. 그런 분을 감히 사칭하고 다니다니 가소롭군!”“형님… 저분 진짜 북양 총사령관 맞아요….”바닥에서 신음하던 우경호가 숨을 헐떡이며 입을 열었다.우경호는 두려웠다.이대로 나가다가는 정말 되돌릴 수 없게 된다.동생의 말을 들은 우경훈이 인상을 확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경호 너도 저 자식 감언이설에 속은 거야. 저 허세에 겁먹었어? 저놈이 북양 총사령관일 리 없잖아!”말을 마친 그는 음침한 얼굴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이봐,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건 죽음을 각오하고 왔다는 의미겠지? 오늘 넌 살아서 이곳을 나가지 못할 거야.”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거실 안팎으로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나타났다.그들은 일반 경호원이 아니었다. 우씨 가문이 거금을 주고 해외에서 영입한 용병 출신들이었다.그들이 뿜어내는 살기가 저택을 가득 채웠다.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머금고 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해외 용병 집단과도 꽤 친한가 보군.”우경훈이 웃으며 말했다.“안목 하나는 탁월하군. 그럼 더 실력을 감출 필요도 없겠어. 이들은 내가 해외에서 거금을 주고 영입한 용병단이다. 그들은 일반 경호원들과 달라. 특수부대 출신도 저들 앞
이때 사람들은 비로소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우경훈은 한층 더 차가워진 얼굴로 소리를 쳤다.“너한테 이런 실력이 있는 줄은 몰랐네! 그럼, 이왕 이렇게 된 이상 같이 올라가서 저 놈 끌어내!”순간, 남은 용병들은 하나 같이 험상궂은 얼굴로 살의를 풍기며 한지훈을 향해 달려갔다.이때 한지훈의 두 눈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가 순식간에 폭발했다.한지훈은 지금 그 어느때 보다도 강한 살의를 뿜어내고 있다.저벅저벅!한지훈이 움직였다.앞으로 내디디는 걸음마다 살기를 띠고 있어 곧 우 씨 저택을 쓰나미처럼 단번에 밀어버릴 것만 같았다.아니나 다를까 한지훈을 향해 달려오던 용병들은 줄줄이 뒤로 날아가 버리고 제자리에서 숨을 거둬버렸다.그 장면은 눈 뜨고도 절대 믿을 수 없었다.우경훈은 가슴이 미어지며 갈기갈기 찢기는 듯했다.어떻게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한지훈은 어떻게 이토록 강력한 실력을 지니고 있을까?평균 실력이 이성 현수인 용병 몇십 명을 단번에 죽여버렸으니 말이다.이런 배경과 실력이라면 아마 이미 군왕의 실력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어쩌면 군신일지도 모른다.군신이 아니라면 몇십 명의 이성 현수가 포위하고 있는 가운데 손쉽게 격파하고 죽일 수는 없다.그렇다면 한지훈은 일존 군신 인 것일까?만약 이러한 가설이 맞아떨어진다면 한지훈이 입고 있는 군복은 적어도 중위다.한지훈은 자기가 입고 있는 옷이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이고 스스로 북양구 총사령관이라고 소개했는데 어쩌면 그 또한 사실일지도 모른다.우경훈은 당황함을 금치 못하고 두 눈도 휘둥그레졌다.땅에 널브러져 있는 몇십 명의 용병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너…… 정체가 뭐야?”시종일관 덤덤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우경훈은 그만 참지 못하고 물었다.짧디짧은 한마디를 내뱉었지만 글자마다 떨림이 가득했다.우경훈은 지금 공포에 질려 있는 상황이다.반면, 한지훈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유지하고 덤덤한 표정이지만 살아
흑금 깃발이라면 북양구가 틀림없다.삽시간에 우경훈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사색이 되어버렸다.두 다리가 풀려 그대로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우경훈이 정신을 되찾을 때, 그는 비할 데 없이 복잡하고 공포에 떨고 있는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네가 저 사람들 데리고 온 거야?”한지훈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이때 뒤에 서 있던 용이가 앞으로 나서며 허리춤에서 군도를 뽑으며 호통쳤다.“너희들! 북양국 총사령관님을 보고도 무릎을 꿇지 않느냐!”풀썩!말 한마디에 모두가 얼어붙었다.한지훈과 용이 몸에서 솟아오르는 기운을 감당하지 못한 우씨 가문 사람들은 놀라서 의자에서 주르륵 흘러 내려왔다.그리고 곧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우경훈도 마찬가지로 놀라움과 당황함이 가득한 얼굴로 가장의 자리에서 걸어 내려와 무릎을 꿇고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우씨 가문 우경훈 이라고 합니다. 북양구 총사령관님께 인사를 올리겠습니다.”한지훈은 발걸음을 내디디며 우씨 가문 가장의 자리로 다가가 덤덤하게 앉았다.우씨 가문 사람들은 전과 달리 공손한 자태로 모두 무릎을 꿇고 있다.완전 무장한 3만 명의 군졸이 우 씨 저택 밖에 버젓이 집결되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경훈은 더 이상 건방지게 행동할 수 없었다.“우경훈, 아직도 내가 죽음으로 죄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직도 내 아내와 딸이 죽음으로 죄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니?”한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으며 눈빛에는 살기가 등등했다.우경훈은 무릎을 꿇은 채 이마가 땅에 닿아 벌벌 떨며 말했다.“…… 소인 감히 그럴 수 없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뭘 잘못했어?”한지훈이 물었다.우경훈은 순간 당황해서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입만 벙긋거렸다.그러자 한지훈이 이어 말했다.“내가 대신 대답해 줄게! 김태우는 끔찍한 계획을 세워서 내 딸을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차로 쳤어. 게다가 내 딸의 생명으로 내 아내까지 위협했어! 하룻밤을 같이 보내
순간 우 씨 저택 안의 분위기는 이상해졌다.우씨 가문의 자랑스러운 두 군인인 우빈과 우해는 밤낮을 가리지 않으며 남영구에서 달려왔다.그러나 오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우씨 가문의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우씨 가문의 Y도시의 제일 제발 이자 Y도시의 하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어떤 사람이 간이 배 밖으로 나와서 이런 미친 행동을 벌릴 수 있는지 궁금하고 화가 났다.우빈과 우해는 40살 남짓한 나이로 되어 보인다.검은 동색의 군복을 입고 어깨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중위와 상관의 별을 달고 있다.우빈은 각진 하관으로 차가운 얼굴에 짙은 눈썹과 호랑이와 같은 눈매를 지니고 있다.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한 위엄을 떨치고 있는 3성 중위이다.우해는 길쭉한 얼굴에 눈매가 위로 올라갔다.한 눈에 바도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는 2성 상관이다.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친위를 데리고 우씨 가문 저택에 나타나 주위를 매서운 눈빛으로 빠르게 훑어보고 있다.우빈은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무릎을 꿇고 있는 우경훈과 우정아 그리고 우씨 가문의 대표 인물들을 바라보며 눈빛이 더없이 차가워졌다.그대로 우 씨 가문 가장 자리로 걸어가 우지훈에게 히스테리를 부렸다.“너 뭐야? 어찌 감히 우리 저택에 함부로 쳐들어오고 우리 가문 보고 Y도시에서 나가라고 할 수 있어! 넌 우리 우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기나 해?”거리와 조명의 이유로 우빈과 우해는 한지훈이 입고 있는 군복이 어떤 군복인지 똑똑히 보지 못했다.한지훈이 어깨에 달고 있는 군장이 어떤 군장 인지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왜냐하면 그 군장은 보통 군장과 달리 지나치게 눈이 부시고 살의를 띠고 있기때문이다.우경훈은 이 시기에 나타난 두 아들을 보고 기뻐 마지 못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해 바로 땅에서 일어나 말했다.“우빈아, 우해야, 너희들 드디어 왔구나! 우리 우씨 가문 이대로 당하지 못하게 너희들이 힘을 써야 한다.”우빈은 급히 다가가 나이가 드신 아버지를
이때 용이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우리 총사령관님께서 우씨 가문을 Y도시에서 나가라고 하는데, 의견이라도 있으십니까?”우빈과 우해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우리 총사령관님 이라는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순간 두 사람의 시선은 우씨 가문 가장자리에 당당하게 앉아 있는 한지훈에게 쏠렸다.저 젊은 사람은 자그마치 용이의 총사령관이라는 말이다.그럼, 북양구 총사령관이란 말인가?쓰읍!우빈과 우해는 연거푸 들숨을 내쉬며 놀라움과 의아함이 얼굴에 가득했다.“혹시 파이터 킹 이십니까?”우빈은 주저하며 입을 열었고 눈초리를 끊임없이 떨었다.한지훈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우빈과 우해 앞으로 곧장 다가갔다.반짝이는 두 눈에는 차가운 빛이 가득했고 두 손을 등에 쥐고 폭우가 몰아칠 듯한 기세를 내뿜었다.그러한 기세에 억눌린 우빈과 우해는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이러한 기세는 흑용 총사령관보다도 한층 더 깊은 듯했다.이는 4성 천수를 넘은 5성 용수의 기운이라고 할 수 있다.그럼, 눈앞에 있는 젊은 남자는 5성 용수라는 말인가?쿵!우빈과 우해는 더 이상 한지훈 몸에서 뿜어 나오는 기세를 감당해 내지 못하고 한 쪽 무릎을 꿇었다.찰칵하고 소리가 두번 울리더니 우빈과 우해 무릎 밑에 있는 타일이 와장창 깨져버렸다.주위에 있는 기둥, 의자, 탁자도 하늘을 찌를 듯한 한지훈의 기세에 억눌려 예외 없이 갈라졌다.공포스럽기 그지없는 장면이다.일반인은 이러한 기세를 지닐 수가 없다.우빈과 우해는 아무리 못나도 2성 중위와 3성 상관이다.게다가 우빈은 일존 일성의 예비 군신이다.군벌은 때로 실력과 맞닿지 않는 경우도 있다.어깨에 별을 몇 개 달았다고 하여 그에 알맞은 군신의 실력을 지닌 건 아니란 뜻이다.왜냐하면 무력으로 다스리는 장군이 아니라 문학으로 다스리는 장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빈은 온전히 무력으로 다스리는 장군이 확실하다.우빈도 불과 얼마 전에 용국 전투 부문의 훈련에 통과하여 일성 예비 군신의 행렬을 뚫은 것이
한지훈의 말에, 유장군은 한껏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까지만 해도 한지훈에 대한 인상이 그런대로 괜찮았었는데, 한지훈이 뜻밖의 말을 꺼내자 유장군은 그를 달리 보게 되었다. 필칸트는 4성 천급 천왕계인데, 너 같은 사령관 강자가 찾아가서 괜히 남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 될 텐데? 일단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마영리를 되찾을 생각은 영원히 기대하지도 마! 그러나 한지훈은 필경 흑병대 사람이기에 유장군은 불만을 품고 있어도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용국에서의 흑병대 권력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컸으니까. 만일 잘못 보였다가 한지훈이 용국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고발하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기왕 네가 기어코 죽으려고 그 길을 떠나려 한다면, 네가 과연 어떻게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똑똑히 지켜볼게! 이내 진개국은 천천히 차를 길가에 세우고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선생님,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늘 저녁, 정말 필칸트를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기본적으로 저희 용인을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저희한테 매우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고요!”그러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요? 저희 용인들에게 매우 불친절하다고요? 그럼 더더욱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네요! 마침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거든요!”그 말을 들은 유장군은, 한지훈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그에 반면 진개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흑병대 본부가 한지훈을 파견한 이상 그는 반드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을 거라 믿었다. 이내 잠시 생각에 잠긴 진개국은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그럼 저희는 한 선생님이 뜻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선물을 준비하고, 저희는 저녁에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참가하는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실 선물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1원짜리 봉투 두 개만
그 말에 진개국은 난색한 표정을 띤 채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한 선생님, 전 사실 그렇게나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에서도 손꼽히는 대가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뿐만 아니라 유럽 전 지역에서도 서열 6위를 차지하는 대가문입니다. 반면 저는 단지 소상인일 뿐이라 그만큼의 대가문을 만나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이내 진개국은 한지훈과 유 장군을 자신의 차에 태웠다. 사실 칸트 가문은 용국이나 미륙에서는 유명하지 않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아주 유명하다.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의 공작 가문으로서,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근 십여 년 동안 가문에서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 용국과 달리 프랑스는 전투력으로 귀족 간의 서열을 구분하고 있었다. 근 몇 년간 칸트 가문은 젊은 세대 강자만 해도 네 명의 천왕급 인물을 배양시켰다. 심지어 그중 한 명은 4성 천급 천왕의 실력까지 달성했다. 그는 유럽의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 그리고 수제자 오마르와 함께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차에 오른 후, 유장 군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진 선생이 전혀 힘을 쓰려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의 말대로 칸트 가문은 지금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은 감히 마영리를 받아들이지도 못했을 겁니다!”“그러니 한 선생께서는 부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 내어 칸트 가문 사람들을 만나도록 자리를 마련해 볼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는 이곳에 처음 온 것이니 남에게 강요하기도 불편했다. 이때 한창 운전하고 있던 진개국이 한마디 했다. “한 선생님, 만약 정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뵙고 싶으시다면 저에게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 “네? 무슨 방법이죠. 말해보세요!”진개국은 허허 웃
제이슨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한지훈은 그제야 대략적인 감이 잡혔다. 뒤이어 이틀 동안 한지훈은 줄곧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 필경 이번 유럽 방문기는,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돌아올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제이슨 또한 마찬가지로 이틀 동안 용국 특산물까지 가득 사들고는 집안 어른들의 비위를 맞추어주기도 했다. 사실 그의 미래는, 이 집안에서 미움을 받게 되냐 아니냐에 달려 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려면 대가를 따지지 않고 더욱더 위로 올라가 가문에서 자신의 지위를 높여야 했다. 그리고 이틀 후, 한지훈은 제이슨과 함께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으로 향하는 중, 한지훈은 제이슨으로부터 이번에 유럽 무도 학원에 모집된 용국인 학생은 6명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6명의 실력은 대부분 사령관 경지에 머물러 있었고, 유럽의 학생들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었다. 그 사실에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창밖을 응시하였다. “그 말은 즉, 용국에는 천왕계 실력의 수강생이 한 명도 없다는 거네!”“주인님, 비록 천왕계 수강생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용국에서는 두 명의 교사를 파견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에는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설명했다. 사실 이러한 학생 모집은 바로, 무도 학원이 고의로 용국을 소외시켜 다른 수단을 통해 용국을 배척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의 야비한 속셈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드러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행기는 프랑스의 수도에 착륙하였고, 제이슨은 한지훈을 데리고 가장 먼저 무도 학원으로 향하여 등록하였다. 이내 한지훈을 도와 학원에 이틀간의 휴가를 내고는, 한지훈을 데리고 무도 학원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제이슨은 비로소 식은땀을 닦아냈다. “주인님, 방금 엄청 위험했어요. 아까 그 교관이 바로 러셀로란 가문 사람이었어요!”“방금 주인님께서 계속 아래
한지훈은 반드시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조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유럽 여행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맞이할 수도 있게 된다. “한 선생님, 사실... 그 출입국 기록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 선생님께서는 진 선생님과 함께 출국하셨기에 그 사실만으로도 한 군림의 정체가 바로 한 선생님이라는 걸 설명하는 겁니다!”나계홍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곧바로 진우에게 문자를 보내, 즉시 그와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소각하라고 했다. 이내 한지훈은 나계홍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잘했어!”그러자 나계홍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한 선생님, 일단 제 차에 타십시오. 제가 선생님을 한 씨 공관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한 씨 공관? 그 말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강중을 떠난 지 이제 겨우 며칠밖에 안 됐는데 벌써 또 한 씨 공관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어두워진 한지훈의 표정에 나계홍은 급히 해명했다. “한 선생님, 사실 변한 건 크게 없습니다. 다만 인테리어를 조금 개선했을 뿐입니다. 이것 또한 도청 선배님의 뜻이라 전 단지 명령받은 대로 진행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새로 이름까지 지었습니다. 필경 사모님도 이젠 국부인의 신분이 되셨으니 공관이라고 부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나계홍의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차는 한 씨 별장으로 향했다. 지금의 한 씨 별장은, 며칠 전 한지훈이 지냈을 때의 모습보다 훨씬 웅장했다. 담장만 해도 높이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 있었고, 담장 정중앙에 있는 별장은 앞문과 뒷문으로 향하는 길에 모두 1리 정도 되는 광활한 땅을 두고 있었다. 이는 도청 전인이 강우연의 안전을 위해 내린 조치였다. 또한 주위에 안배한 천검종 제자 초소들 중, 가장 실력이 약한 초소라 하더라도 최소 4성 전신계 강자였다. 일반 무종이라면 감히 한 씨 공관에 한 발짝도 들어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강중에 벌써 도착했다고?”“그렇습니다. 저는 가문을 대표해서 용국 무도 학원에 입학할 학생들을 선발하러 온 겁니다. 이틀 안에 오륙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문 사람들이 의심할 겁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시간이 이렇게 촉박하다고?”한지훈은 의아한 듯 물었다.“주인님, 사실상 무도생은 이미 내정되어 있고 저는 형식적으로 얼굴만 비추는 겁니다. 혹시 미리 정해둔 학생과 얼굴이 좀 다른지 정도만 확인하면 됩니다!”“다른 건 제가 나설 일도 아니고요. 하지만 제 권한으로 주인님은 실력 테스트를 면제해 드릴 수 있습니다!”제이슨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좋아, 오늘 오후에 바로 강중으로 돌아가지.”한지훈은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고, 국왕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한지훈 사령관, 이번에 오륙에 가는 김에 용국을 위해 한 사람만 데려와 줄 수 있겠나? 그자는 광명존과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네.”“하지만 칸트라는 가문에 의해 숨겨져서 우리가 사람을 보내 몇 번이나 교섭을 시도했지만 전부 허탕만 쳤지!”한지훈은 눈썹을 두어 번 꿈틀거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오? 그자의 이름이 뭡니까?”“마영리! 한때 흑병대 소속이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지. 광명존의 입을 통해 알아낸 사실인데, 그자가 용국의 기밀 문서를 다수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다만 그 문서들은 용국 내에 있어서, 섣불리 용국으로 돌아오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니……”국왕은 말을 하다 말고 진우에게 시선을 돌렸고, 진우는 재빨리 말을 받았다. “그 기밀 문서들이 바로 그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패인 셈입니다. 그자는 분명히 다른 사람에게 문서를 넘기려 하지는 않을 겁니다. 마영리만 잡아들여서 기밀 문서를 전부 없애 버리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최선을 다해보죠.”진우는 명함 한 장을 한지훈에게 건네며
“오늘, 진왕검이 제자리를 찾았으니, 우리 용국의 국운은 창대하리라!”쏴아!진왕검의 칼날에서 섬광이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대지를 환하게 비추었다!양옆으로 서 있었던 사졸들은 일제히 총을 높이 치켜들고, 국왕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수많은 백성 또한 일제히 무릎을 꿇고 큰 목소리로 환호했다. 백 발의 예포가 울려 퍼지는 웅장한 굉음이 멎은 후에야, 한지훈은 몸을 일으켜 국왕에게 말을 건넸다. “국왕 폐하,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해 갔던 카일 가문이 오늘 폐하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엎드려 있습니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몸을 살짝 옆으로 비켜서며 손짓으로 안드레 일행을 가리켰다.한지훈의 손끝이 향한 곳을 바라보니, 안드레와 카일 가문의 무리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풀이 죽은 모습으로 앞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국왕은 부릅뜬 눈에서 날카로운 광채를 뿜어내며, 눈앞에 서 있는 수십 명의 무리를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비록 그들이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했던 원흉들은 아니었지만, 나라의 원한과 가문의 깊은 슬픔은 뼈에 사무쳐 잊을 수 없었다!“무릎 꿇어라!”수천 명의 어림군이 일제히 우렁찬 함성을 내질렀다.“무릎 꿇어라!”수만 명의 백성들 또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천신계 강자인 안드레조차 국왕과 어림군, 그리고 용국 백성들이 뿜어내는 거대한 위압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그의 뒤에 서 있던 카일 가문 사람들은 한지훈의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안드레, 무릎을 꿇어라! 그리고 나의 용국 국왕께, 열 번 머리를 조아려 사죄하라!”한지훈은 뒷짐을 진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털썩!안드레는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었고, 고개를 쳐들고 국왕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저 안드레가 카일 가문을 대표하여, 용국의 국왕 폐하와 용국 만백성에게 사죄드립니다!”말을 마친 안드레는, 두 눈을 감고 오만했던 고개를 숙였다.쿵!무거운 굉음과 함께, 안드레의 이마가 땅에
용칠은 소매로 이미 굳어버린 눈가의 핏자국을 거칠게 훔쳐냈고, 두 손으로 정복자의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검자루를 움켜쥔 그의 손에 온 힘이 실리며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오마르는 섬뜩한 냉기를 뿜어내는 정복자의 검날이 자신의 목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며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내질렀다. “아악! 안 돼!”푸욱!묵직한 파열음과 함께, 오마르의 머리가 공중으로 높이 솟아올랐다. 잘려나간 머리가 뒹굴고, 몸통은 핏물을 왈칵 쏟아내며 갑판 위로 푹 쓰러졌다.오마르의 시체가 갑판에 쓰러지는 것을 본 안드레는 눈앞이 캄캄해졌고, 몸을 휘청이며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다.오마르는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이자, 미래의 후계자였다!20년 안에 천신계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강자였거늘!그런 제자가, 하필이면 용국에서 온 저 정체불명의 젊은이를 잘못 건드린 탓에 목이 잘려 죽다니!“안드레, 네놈이 직접 카일 가문 사람들을 이끌고 용경으로 가서 국왕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도록 하라. 불만은 없겠지?!”한지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박혔다.안드레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치욕감에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불… 불만 없습니다!”한지훈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용칠의 손에 들린 정복자의 검을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이 검은 내 친구에게 선물로 주겠다. 괜찮겠나?”괜찮겠냐고?!안드레는 속으로 쓴웃음을 삼켰다. 감히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을 리가.그는 감히 그럴 수 없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괜찮습니다!”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뱃머리로 걸어가 거친 바다를 바라보았다. 이때 유람선은 이미 방향을 틀어 용국을 향해 뱃머리를 돌린 후였고, 밤낮으로 꼬박 하루를 항해한 끝에 유람선은 용국의 북방 항구에 닿았다.이곳에서 용경까지는 불과 200리 떨어져 있었고, 세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한지훈 일행은 용경으로 돌아왔다.천자각.흑병대로부터 진왕검이 용국으로 돌아왔다는
저분은 틀림없이 한지훈 사령관님이시다! 한지훈의 모습을 또렷이 확인하는 순간, 용칠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주체할 수없이 쏟아져 내렸다!그는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고, 국보인 진왕검을 되찾지 못하고 이 자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애초에 이 배에 오를 때부터 용칠은 살아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상대가 아무리 모진 고문을 가해도, 그는 단 한 마디의 정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한지훈은 성큼 걸음을 옮겨 용칠의 바로 앞에 섰고, 온통 피투성이인 용칠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그랬느냐!”한지훈의 질문에 오마르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그는 안드레를 향해 도움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냈다.“한지훈 선생님, 저희는 정복자의 검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그리고 용국 국왕께 무릎 꿇고 사죄드릴 것을 맹세합니다! 부디......”안드레가 한 걸음 나서며 공손하게 말했다.그의 속내는 뻔했다.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니, 이쯤에서 적당히 마무리 짓고 넘어가자는 것이었다.“내가 너에게 묻고 있다.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냐?”한지훈은 안드레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용칠에게 다시 물었다.용칠은 심호흡을 한 번 크게 내쉬고,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안드레 뒤에 서 있는 오마르를 가리켰다.“한지훈 선생님, 저는......”안드레가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짝!한지훈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여 안드레의 뺨을 후려쳤고,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네놈을 살려둔 것만으로도 이미 은혜가 하늘에 닿을 듯하거늘, 쓸데없는 소리를 한마디라도 더 지껄였다간, 그땐 죽음뿐이다!”안드레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다물었고, 천천히 뒷걸음질 쳐 물러섰다.“저놈을 쳐 죽여라!”한지훈은 손가락으로 오마르를 가리키며 명령했다.“예!”용칠은 즉시 앞으로 튀어 나가 주먹을 휘둘러 오마르의 얼굴을 강타했다.퍽! 퍽! 퍽!연달아 세 방의 주먹이 꽂혔고, 오마르는 코와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네
너무 업신여긴다고?!한지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진왕검을 손에 쥔 채 안드레의 코앞까지 다가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업신여겨? 네놈은 아직 업신여기는 게 뭔지도 모르는 모양이군!”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섬광처럼 뻗어나간 발이 안드레의 뺨을 후려갈겼다!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안드레의 뺨에는 선명한 신발 자국이 새겨졌다.“감히 나의 용국 백성을 살해해? 천벌 받을 놈!”한지훈은 손을 휘둘러 다시 한번 안드레의 뺨을 강타했다. 하지만 그의 몸이 해수면에 닿기도 전에, 한지훈이 손을 뻗자 불가사의한 힘이 안드레를 끌어당겨 다시 한지훈의 눈앞으로 되돌려 놓았다.콰앙!한지훈의 묵직한 주먹이 안드레의 흉곽 정중앙을 꿰뚫었다.“커헉!”안드레는 입안 가득 피를 쏟아내며 곧장 바다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쏴아아!한지훈이 손을 들자, 심해에서 검은 소용돌이가 솟아올랐다. 소용돌이는 안드레의 몸을 휩쓸어 수면 위로 끌어올리더니, 순식간에 백 미터 상공으로 솟구쳐 올랐다!“묻겠다, 카일 가문을 용경에 끌고 와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는 것에 이의가 있나?!”한지훈은 손을 뻗어 안드레의 멱살을 움켜쥐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고, 안드레는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의 없습니다!”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상황에, 안드레의 얼굴은 불타는 듯 뜨거웠다.그가 누구인가?발 한 번 구르면 오륙 전체가 떨며 그 앞에 무릎 꿇게 만들 수 있는 안드레였다!그런 그가 지금, 굴욕을 삼키고 있었다.평소라면 일국의 국왕조차 함부로 알현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던가. 국왕이라 할지라도 그를 만나려면 삼고초려를 해야 했고, 막상 만난다 해도 깍듯하게 예를 갖춰야 했다.하지만 지금은?한지훈의 눈앞에서 그는 그저 굴욕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나의 용국 백성에게 사죄하라 명할 것이다. 불만 있나?!”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진왕검은 섬뜩한 빛을 뿜어냈다!“없… 없습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무릎 꿇어라!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