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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4화

작가: 봄가을
“어머, 우연아. 너 오늘 너무 예쁜데? 대학 시절부터 자타 공인 우리 학교의 비주얼담당이었는데, 이젠 강중에서도 대표 미인으로 불리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우리의 롤모델이야.”

“맞아. 우연이 네가 여기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 기뻤어. 전에 졸업 회식 후에 우리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잖아. 모심이, 너 영광인 줄 알아. 우연이가 직접 여기까지 와서 너의 생일을 챙겨주잖아.”

“우연아, 너 요즘 사업도 잘 돼가고 있다며? 청운종과 협력 관계를 맺었을 뿐만 아니라 강중의 온병림 회장과도 꽤나 가깝게 지내고 있다던데. 심지어 그 온 회장의 뒤에는 명성이 자자한 북양 왕도 있잖아! 그나저나 너 북양 왕이랑은 아무 사이도 아닌 거지? 소문을 듣기로는 너랑 북양 왕의 관계가 매우 심상치 않다고 하던데.”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강우연에게 몰려들어 축하와 아부의 인사를 올리자, 강우연은 오히려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너희들이 오해한 거야. 나랑 북양 왕은 그냥 친구 사이일 뿐,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그런 관계는 아니야.”

강우연은 나서서 해명했다.

그녀도 이런 장소에서 굳이 한지훈의 신분을 폭로하고 싶지는 않았다.

설령 사실대로 말한다고 해도 다들 믿을 것 같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현재 한지훈은 더 이상 북양 왕이 아니었다. 만약 다시 북양 왕의 이름을 걸고 나선다면 그것은 군주를 배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리하여 차라리 핑계를 대고 대충 에둘러 말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에이, 우연아. 모른 척하지 마. 어떻게 두 사람이 아무런 관계가 아닐 수 있어? 내가 듣기로는 우연 그룹 배후의 진정한 사장은 바로 북양 왕이라던데!”

“그래, 우연아. 굳이 옛 동창들 앞에서 겸손할 필요는 없어. 과도한 겸손은 오히려 자만으로 느껴질 수도 있거든.”

“우연아, 네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는 모두들 잘 알고 있으니까 다들 널 축복해주고 있어. 그러니까 나중에 제대로 출세하게 되면 우리 옛 동창들을 한번쯤은 도와주는 거 잊지 마.”

사람들은 한결같이 겸손한 태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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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추측하건대 강우연의 우연 그룹이 지금의 엄청한 규모를 가지게 된 건, 틀림없이 북양 왕의 도움이 컸던 거야! 강우연, 너 대체 몇 번이나 잤길래 우연 그룹이 이렇게나 커진거야? 사실대로 말해봐.”동창들은 괴상한 웃음을 지으면서 더욱 모질게 말했다. 강우연은 너무나도 화가 치밀어 오를 것 같았다. “정말 역겨운 놈들!”“우리 회사 직원들은 모두 나를 존경하고 잘 따르고 있어. 그 이유가 뭔가? 내가 언제나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야. 내가 야근을 할 때 너희들은 술집에 있었고, 내가 고객이랑 업무 논의를 할 때 너희들은 쇼핑을 했겠지. 이것이 바로 너희랑 나의 차이야.” “우리 우연 그룹의 회사 규모는 너희들 모두 것보다도 더 크다고 장담을 할 수는 없어. 하지만 이 모든 건 내가 조금씩 천천히 이루어낸 결과야. 누구와는 달리 난 절대 부모한테 의지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악에 받친 강우연은, 동창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들을 대놓고 조롱했다. 그녀가 마지막에 언급한 ‘누구’의 정체에 대해서는, 사실 다들 눈치채고 있었다. 한창 유유히 와인을 마시고 있던 모심이는, 자신을 조롱하는 강우연의 모습에 표정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누굴 말하는 거야? 대체 누가 부모님한테 의지한다는 건데?”모심이는 강우연의 코 앞까지 다가가 그녀를 노려보았다. “나는 그게 누구라고 실명을 밝히지도 않았는데, 괜히 마음이 찔려서 이렇게 흥분하지는 마. 누가 독립적인 사람이고, 누가 부모한테 의지하는 불효자식인지 내가 굳이 지적할 필요가 있어? 그 누구보다도 본인이 가장 잘 알 텐데.”강우연은 여유롭게 매실 주스를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 “너...” 분노가 극에 달한 모심이는 숨을 가쁘게 쉬기 시작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녀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건 바로, 다른 사람이 그녀를 부모에게만 의지하는 불효자식이라고 조롱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남들이 보기에도 그녀는 부모한테 충분히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천박한 년 같으니라고!”모심

  • 용왕사위   제1936화

    “얘들아, 누님이 한 말 들었지? 계속해서 이 여자 패버려.”울프는 곧바로 달려들어 강우연의 등을 발로 세게 내리 찼다. 너무 아픈 나머지 아무런 힘조차 낼 수 없었던 강우연은 급히 자신의 배를 가리고 있었고, 몸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울프의 뒤를 따라 몇몇 부하들도 강우연을 향해 발차기를 했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머리를 걷어차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우연의 입과 코에서는 피가 줄줄 나기 시작했고 머리카락도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진 채 온몸은 신발 자국으로 가득했다. “평생 자기 얼굴만 믿고 남자들을 꼬셔대더니, 아주 잘 됐네. 아예 저 얼굴을 박살 내버려.”기세등등한 모심이는 강우연의 얼굴을 가리키며 무섭게 말했다. 드디어 강우연을 제대로 혼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게 되자, 모심이는 그동안 가장 미워했던 강우연의 얼굴을 망가뜨리려 했다. “대체 어떻게 이딴 애가 나보다 더 예쁜 얼굴을 갖고 있는 거야? 오늘 제대로 그 얼굴을 망쳐주겠어.”모심이는 흉악한 얼굴을 보이며 폭언을 뱉었다. “얘들아, 누님이 명령하셨다. 다들 집중적으로 저 얼굴을 망가뜨려.”울프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부하들은 강우연의 얼굴을 세게 걷어차기 시작했고, 강우연은 남은 힘을 쏟아 그 발들을 손으로 막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동창들은 눈을 질끈 감았다. 눈앞에서 강우연이 이렇게 처참히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자 다들 하나같이 혀를 내둘렀다. 쾅! 바로 이때, 누군가가 대문을 거세게 걷어차여 말했다. “너희들 오늘 다 죽었어!”바로 한지훈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분노로 가득 찬 그는 단번에 달려들어 강우연을 괴롭힌 놈들을 모두 걷어차버렸다. “여보, 괜찮아?”한지훈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강우연의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전... 괜찮아요...”강우연은 이미 너무 지치고 고통스러운 나머지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기절해 버렸다. 한지훈은 참담한 강우연의 모습을 보고는 머리가 텅 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곧이어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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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잘못했어요. 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모심이는 땅에 무릎을 꿇은 채 끊임없이 절을 했다. 자신의 회사의 미래는 둘째 치고, 그녀는 눈앞의 한지훈이 자신의 목숨만은 앗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너희 집안의 회사와 그 세력들이 정말 너를 잘 지켜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럼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줄게. 네가 그렇게나 자랑스러워하는 권력이 내 앞에서는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 알려줄게.”곧이어 한지훈은 핸드폰을 꺼내 직접 온병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내린 명령은 바로, 모심이의 아버지의 회사를 철저히 조사해라는 것이었다. “저희 집안은 건들지 말아 주세요. 제발요...”모심이는 울먹이는 말투로 용서를 빌면서 최대한 한지훈의 마음을 흔들려고 했다.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신다면, 저는...”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됐어. 그딴 허접한 연기는 그만해. 역겨우니까.”한지훈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 무릎 꿇고 고개마저 숙인 채 한지훈의 말을 듣고 있던 모심이는 어느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이 큰 모욕을 당하고 있다고 느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심이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모심이, 너 때문에 우리 가문의 사업이 완전히 몰락됐어. 너 단단히 미친 거 아니야? 어떻게 강우연을 건드릴 생각을 해?” 전화기 너머로는 모심이 아버지의 노호 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저한테도 사정이 있다고요.”모심이는 또 한 번 핑계를 대려고 했다. “됐어,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어. 오늘부로 당장 모씨 집안에서 나가.”말을 마치자마자 아버지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멍하니 무릎 꿇고 있던 모심이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런 그녀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고, 현장에 남아 있던 다른 동창들에게도 한마디 경고를 한 후 자리를 떠났다. 곧이어 그는 바로 병원으로 향하여 강우연의 병실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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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이 자리를 떠나고 나서야, 한지훈은 이내 강우연의 침대 머리에 천천히 다가가 앉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여보, 어떻게 생각해?”강우연은 마냥 복잡한 표정으로 자신의 배를 만지며 말했다. “여보, 정말 저희 아이를 할아버님한테 보내야 돼요? 성인으로 크고 나서야 만날 수 있다는 게... 전 너무 괴로울 것 같아요...”한지훈 역시 많이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강우연의 손을 잡으며 달래주었다. “괜찮아. 신중하게 고려해 보고 결정하자. 급한 일은 아니야.”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그 시각 강 중의 모 5성급 호텔에서는, 한 스위트룸에 있던 동방풍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호원 한 명이 들어왔다. “도련님, 양 어르신께서 오셨습니다!”“진짜야? 얼른 방 안으로 모셔!” 동방풍은 잔뜩 흥분한 얼굴로 직접 뛰어나가 양 씨를 맞이하기로 했다. 곧이어 한 노인이 뒷짐을 진 채 저벅저벅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바로 동방 원자 일맥 가주가 직접 강중에 파견한 최정예 노자이자, 원자 일맥의 최강 공양이었다. “양 어르신, 드디어 오셨네요.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동방풍은 양 어르신을 본 순간, 콧물과 눈물을 펑펑 흘리며 하소연했다. 양 어르신은 동방풍의 부상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네 할아버지가 나더러 여기로 오라고 했으니 난 당연히 널 도우러 온 거야. 널 도와주는 것뿐만 아니라 제대로 놈들한테 복수도 해줄 거야! 그러니까 말해봐,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둥방풍은 그제야 얼른 눈물을 닦고는, 자초지종을 하소연했다. 모든 얘기를 듣고 난 양 어르신은 안색이 더욱 어두워져 주먹을 꽉 쥐었다. 순간 그의 몸에서는 삼성 지급 천왕의 기세가 폭발하기 시작하더니 그 기운은 호텔 전체를 가득 채웠다. “이런 방자한 놈 같으니라고! 감히 우리 동방 원자 일맥을 무시해? 내가 오랫동안 손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 다들 내 존재를 잊어버린 것 같네. 우리 동방

  • 용왕사위   제1939화

    옆에서 마찬가지로 동방풍의 얘기를 듣고 있던 한지훈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받아들여. 이 기회에 동방풍이 대체 무슨 꿍꿍이를 하는 건지 한번 알아보자고.” 이내 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갑게 대답했다. “그럽시다.”“좋아요. 역시 강 회장님은 현명한 사람이네요. 오늘 저녁 8시, 금봉 호텔 천하의 룸에서 봬요.” 말을 마친 동방풍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곧이어 그는 환한 안색을 한 채, 소파에 앉아 차를 음미하고 있는 양 어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르신, 저희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어요. 오늘 밤, 모든 건 어르신한테 맡길게요! 제가 원하는 건 오직 한지훈을 무너뜨리고, 그의 눈앞에서 그의 아내를 모욕하는 것이에요! 와이프가 치욕적으로 당하는 모습을 그대로 그 자식한테 보여줄 거예요!”그러자 양 어르신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는 동방풍을 보며 고개를 젓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방풍아, 너도 이젠 나이가 적지 않은데 적당히 할 줄 알아야지. 앞으로 동방 가문의 원자 일맥은 너의 것이 될 거잖아.”이내 동방풍은 공손하게 말했다. “어르신께서도 아시다시피, 어릴 적 버릇은 지금 이 나이가 돼서도 고쳐지기 힘들잖아요…”그 말에 양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알겠어. 오늘 밤, 내가 너를 도와 제대로 그들을 혼내줄게! 하지만, 그 여자는 내가 먼저 맛볼 거야.”그 말에 동방풍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당연하죠! 안 그래도 강우연 그 여자는 강중에서도 최고의 미인으로 불리는 여자예요. 저야 당연히 어르신한테 먼저 양보해 드리죠.”그제야 양 어르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덧 시간은 저녁 8시가 되었다. 강 중의 금봉 호텔은, 용과 봉황을 형상화한 건축 구조에 찬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중 천하의 룸은 호텔 전체에서도 가장 비싼 룸이었다. 곧이어 차에서 내린 한지훈과 강우연은 곧장 천하의 룸으로 향했다. 그들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룸에서 동방풍이 한 노인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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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동방풍은 순간 조급 해났다. “어르신, 대체 왜 저 놈을 제자로 받아들이려는 거예요? 저희끼리 약속한 게 있잖아요...” 양 어르신 그런 동방풍을 노려보며 말했다. “내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어! 이런 놈은 쉽게 죽여버리는 것보다는, 네 곁에 두고 평생 너를 위해서 목숨 바쳐 일하게 만들어야지!”이 말을 들은 동방풍은 약간 납득이 갔다. 한지훈처럼 건방진 놈을 자신의 곁에 두면 평생 개처럼 부려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매일같이 한지훈의 와이프를 데리고 놀 수도 있고, 잘하면 아예 빼앗아올 수도 있게 되니까. 바로 그때, 양 어르신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네 생각은 어때? 내 앞에 무릎 꿇고 절을 하면 허무하게 죽게 되는 꼴은 면하게 될 거야!”하지만 한지훈은 차갑게 비웃기만 했다. “당신의 제자로 들어가라고? 당신이 그럴 자격이나 있긴 한지 걱정되네.”그의 한마디에 객실 전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찬 물을 확 끼얹은 듯한 분위기였다. 불안한 예감이 든 강우연은 조심스럽게 한지훈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그에게 더 이상 나서지 말라고 암시를 주었다. 쾅! 바로 그 순간, 잔뜩 분노한 양 어르신은 책상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러자 책상 위에 놓여있던 찻잔마저 튀어올라 차가 이리저리로 쏟아졌다. 그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노발대발했다. “건방진 놈! 너 지금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옆에 있던 동방풍도 선동하며 이간질을 하였다. “한지훈! 너 너무 오만한 거 아니야? 양 어르신께서 너한테 살 길을 주겠다고 하시는데 그 기회를 걷어차? 얼른 어르신한테 무릎 꿇고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오늘, 너희 두 사람 중 한 명도 여기서 나갈 수 없어!”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동방풍을 차갑게 바라보며 오만하게 말했다. “그래?”곧이어 그는 책상 위의 젓가락을 올려들며 말했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위협할 수 없을걸? 그게 설령 동방 가문 원자 일맥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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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도 한지훈은 강우연의 손등을 가볍게 잡은 채, 그녀를 뒤에서 감싸주었고 그제야 강우연은 숨 돌릴 틈이 생겼다. ‘그나저나 삼성 지급 천왕이라니, 역시 동방풍은 믿는 구석이 있었어!’ 역시나 동방 가문은 실력이 남달랐다. 뜻밖에도 이렇게 나이가 그득한 노인이 삼성 지급 천왕의 공양일 줄은 몰랐다. 그런데, 왜 4대 가문의 가주들은 고작 반보 천왕의 경지에 불과한 걸까? “한지훈! 너 아직 기회 있어. 당장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해!”양 어르신은 여전히 노발대발한 채, 그의 몸에 있는 삼성 지급 천왕의 기세를 더욱 뿜어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삼성 지급 천왕이라니, 어쩐지 계속해서 나댄다 했어. 그나저나, 그게 뭐 대수라고?”한지훈의 몸에서도 어느새 공포의 기운이 폭발하고 있었다. 그는 2성 현급 천왕의 기세를 뿜어내며 양 어르신과 대립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양 어르신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그 또한 어린 나이의 한지훈이 벌써 2성 현급 천왕의 경지에 도달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말도 안 돼, 대체 넌 누구야?’ 그제야 양 어르신은 한지훈의 신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고작 20대의 나이에 이 정도 경지에 도달한 실력자라면 결코 평범한 사람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양 어르신은 여전히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필경 자신보다 실력이 낮은 2성 현급 천왕일 뿐이었기에 두려워할 정도는 아니었다. “허허, 어쩐지 실력이 강하다 했어! 알고 보니 넌 2성 현급 천왕이었구나! 그나저나 그 어린 나이에 이 정도 경지에 도달한 건 정말 대단하긴 하네! 그러니까 넌, 좋은 실력을 지닌 만큼 자신을 더욱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지! 하루빨리 내 제자로 들어와. 내가 반드시 너를 열심히 가르쳐서 더욱 높은 경지에 들어서게 도와줄 테니까!”사실 양 어르신은 그를 제자로 거두려는 마음이 꽤나 절박했다. 2성 현급 천왕의 제자를 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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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노인이 로비로 들어섰다. 그는 바로 동방 오우의 곁을 지키던 그 노인이었다. 노인의 등장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대장로가 일어서려는 순간, 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르신, 앉으시죠!”지금의 노인은 더 이상 동방 오우 곁에 있을 때의 그런 겸손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한껏 교만한 태도를 보이며 대장로를 마주하고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정 선생!”이내 대장로가 일어나 노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뒤이어 나머지 몇 명의 장로들도 잇달아 일어나 노인에게 인사를 했다. 진우는 공손한 장로들의 태도에, 머릿속으로 이 노인의 내력을 가늠하기 시작했다. 무종 대장로들마저 이렇게 예우하는 이상, 노인의 신분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다들 아직도 나를 잊지 않았군. 정말 감격스럽네!”정지룡 역시 장로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찾아 앉았다. “정 선생, 확실히 이건 좀 예상 밖이야. 어떻게 정 선생의 신분으로 동방 오우 편을 들다니. 이건...”대장로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정지룡을 살펴보았다. 장로들은 비록 한지훈이 동방 오우를 격살하는 걸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절대적으로 동방 가문을 지지하고, 동방 오우의 편에 서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전반적인 점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동안 장로들은 유럽 몇 대 가문이 저지른 일들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받아오기도 했다. 그중 하나의 정보는, 무도 학원은 필연적으로 용국의 국운을 겨냥하여 궐기하게 되는데 때가 되면 용국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장로들은 당연히 동방 오우와 한지훈 두 사람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 한 편으로는 몇 대가문의 의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무도 학원이 독재당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지룡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대장로들이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동방오우는 그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인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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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에도, 부상국에서 여러 해 동안 은거해 온 천신계 강자인 궁본 현일 또한 내일 정오에 용경에 도착하여 직접 대결을 관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 러셀로렌 가문의 은세 강자들도 특별히 용국으로 달려와 이 광세의 결전을 직접 보기로 하였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게 되었다. 백 년 동안 모습을 감추고 있던 천신 강자들도 드디어 나타나다니. 이 소식을 접한 진우의 안색은 더욱 보기 흉해졌다. 얼핏 보아도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4대 가문은 대체 무슨 속셈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동방 가문, 대체 얼마나 더 많은 수를 두고 있는 거야!”답답한 나머지 진우는 탁자를 탁하고 내리쳤다. “보고 올립니다. 무종 대장로님께서 만나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바로 이때 흑병대의 한 병사가 진우에게 다가와 낮은 소리로 보고하였다. 이 시점에 무종의 대장로가 자신을 만나러 오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진우는 눈알을 몇 번 굴리다가는 일단 대답했다. “들여보내!”얼마 지나지 않아 무종 대장로 및 종묘 장로가 함께 진우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렇게나 대단하신 장로 분들께서 직접 여기까지 찾아오신 건, 혹시 한지훈과 동방 오우의 대결을 위해서 오신 건가요?”진우는 고개를 돌려 장로들을 바라보았다. “맞아!”무종 대장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한지훈과 동방 오우는 모두 우리 용국의 인재들이지. 사실 오늘 오후, 그 두 사람이 곧 결전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솔직히 말해서 꽤 충격을 받긴 했어.” “맞아. 게다가 두 사람은 모두 우리 용국의 엘리트잖아. 어느 사람이 죽든 우리 용국에게 있어서는 큰 손실이 될 거야!”“대세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 용국은 더 이상 귀한 인재를 잃을 수는 없어!”무종 장로들뿐만 아니라 몇몇 종묘 장로들까지도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진우는 그들의 뜻을 알아 들었다. 그들 역시 방금 흑병대 병사가 말했던 것처럼,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서로 다투는 것을 바라지는

  • 용왕사위   제2332화

    한지훈 또한 멀어져 가는 동방 오우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확실히 그는 뭔가 일반적인 강자들과는 달라 보였다. 동방 오우에게서는 절대적인 자신감을 보아낼 수 있긴 했지만, 결코 그런 극도의 광기는 아니었다. 내적의 강함이 묻어나는 자신감을 지닌 사람이었다. 한지훈이 전에 상대했던 사람들과는 달랐다. 아마도 이것이 바로 화산의 제자와 일반 무종 사람들의 차이점인 것 같다. 최소한 시야와 식견에 큰 차이가 있는 듯했다. 사실 이전에 한지훈 또한 5대 명산의 위명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게다가 도청 전인과도 같은 거물조차도 5대 명산에 대한 경외심이 컸다. “화산은 5대 명산 중에서 그저 중류에 미칠 뿐이긴 하지만, 동방 오우 이 사람의 기운은 매우 남다르고 위험한 것 같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기세가 있는 것 같아!”진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반면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을 뿐이다. 사실 그는 그 기세의 근원을 완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진법이었다. 이것이야말로 5대 명산 사람들과 일반 무종 제자들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그들은 무예를 익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법까지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현시대에는 더 이상 진법이 전승되고 있지는 않았다. “지훈 씨, 이번 대결은 더더욱 조심해야 해. 동방 오우 이 사람, 절대 무시할 수는 없어!”진우는 심각한 표정을 한 채 입을 열었다. 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곁에 있던 한 사무원에게 말했다. “실례하지만, 저를 도와 강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환불해 주세요. 제가 곧 국왕을 만나러 가야 되거든요!”일이 이미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국왕에게 보고를 올리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네!”곧이어 한지훈과 진우 두 사람은 함께 진우의 차에 탔다. 그렇게 차는 곧장 천자각 방향으로 달려갔다. 천자각에 도착하자마자, 한지훈은 우선 유회원을 생포한 일에 대하여 국왕에게 보고를 올렸다. “그 누구도 이 유 선생이, 광명존이

  • 용왕사위   제2331화

    “네가 뭔데 감히 북양 왕을 건드려?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그나저나 한 선생, 우리 동방 가문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해서는 사과해야 되지 않을까?”동방 오우의 시선은 다시 한지훈에게로 향했다.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살기 또한 띠고 있었다. “그 누구든지, 감히 우리 파룡군을 헐뜯으려 한다면 단 하나의 말로밖에 없어. 그것은 바로 죽음이야!”한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 역시... 한지훈, 넌 과연 미친놈이었어. 그럼 어쩔 수 없지, 내가 특별히 직접 나서서 널 나락으로 보내주마!”“솔직히 난 하찮은 놈들을 직접 상대하는 성격이 아닌데, 너 하나만큼은 직접 내 손으로 처단하고 싶네!”동방 오우는 한 손을 짊어지고는 오만한 표정을 한 채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매우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네 말은 이 자리에서 날 아작 내겠다는 거네?”한지훈은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사실 동방 오우에게서 강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최소 5성 용급 천왕계의 강자이다. 만약 그들 두 사람이 여기에서 전투를 벌이게 된다면, 틀림없이 무고한 사람마저 피해를 입을게 뻔했다. “당연히 이곳에서 승부를 보자는 건 아니지. 화산에도 화산 만의 규칙이 있어.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거든. 이건 사문의 훈계이기도 해. 그럼 이렇게 하자, 내일 너랑 나 경교 백일봉에서 붙는 건 어때?”동방 오우는 담담하게 제안을 했다. 결전을 앞둔 사람치고는 긴장감이 조금도 없었다. “그래!”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도전장에 진우조차도 멍해졌다. 5대 명산의 위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비록 동방 오우는 천신 경계를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필경 명산이기에 다를 수 있는 수법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한지훈은 상대의 실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지훈 씨, 심사 숙고하고 결정해…”

  • 용왕사위   제2330화

    바로 이때, 한 검은색 벤틀리 승용차가 천천히 들어섰다. 승용차가 멈춘 후 차문이 천천히 열렸고, 이내 기세가 드높은 한 젊은이가 차에서 내렸다. 뒤이어 한 아릿 다운 여자가 선글라스를 장착한 채 남자의 뒤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 여자에게로 쏠리게 됐다. 이 여자는 바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톱스타 중 한 명인 이루루였다. 이루루는 차에서 내린 뒤 동방 오우의 팔을 잡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양령아를 흘깃 보았다. “어머, 양 씨 집안 아가씨 아니야? 어쩜 공교롭게 이렇게 만나게 되네!”이루루는 시큰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게, 공교롭네!”양령아는 그런 이루루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마찬가지로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었다. 사실 이루루와 양령아 두 사람은 유치원 시절부터 같은 반에 있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두 사람은 끝없이 서로를 비교해 왔다. 처음에는 옷을, 나중에는 얼굴을, 그리고 남자친구까지 비교하기도 했다. 이루루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양령아와 겨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양 씨 어르신이 용각에 입성하게 되자마자, 이루루의 모든 교만은 단번에 언급할 가치도 없게 되었다. 절대적인 권력 앞에서 그녀가 그렇게 중요시 여기던 물질적 조건들은 모두 우스갯소리가 되어버렸다. 특히 그 후 양령아가 흑병대에 가입하여 훈련을 받고 사령관 경지의 고수로 된 후, 두 사람은 더 이상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이 씨 집안과 양 씨 집안은 여전히 1년에 한 번씩 두 집안의 모임을 갖고는 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 초점은 항상 이루루의 연예 사업에서, 양령아의 벼슬 길까지 옮겨가군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극명해지는 차이에, 이루루는 줄곧 원한을 품게 있었다. 한편 동방 오우 역시 한지훈을 훑어보고, 이내 시선을 동방영에게로 옮겼다. “어떻게 된 일이야?”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십여 구의 시체를 보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비록 죽은 이들은 모두 동방영의 수행원이고 그와는

  • 용왕사위   제2329화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좌항도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진우 씨, 얼른 일어나. 이렇게까지 하는 건 나 감당 못해. 난 그저 용인으로서 조국을 위해 이 한 몸 바치면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수천 년 전에는 진 씨 집안이 국난을 바로 잡아줬었지. 지금은 우리 용국의 백성들이 함께 나서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거야!”“그니깐 그 누구든지 파룡군 장병들을 모욕할 수는 없어! 현재 수십만 장병들이 천리 밖 변방을 지키고 있는데, 그중 어느 누가 부모 곁을 쉽게 떠났을 테고 어느 누가 처자식을 버리지 않았겠어?”“오직 충성과 열혈로 나라를 지키고 만민을 보호하고 있는 그들이야!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나 노력을 해도 아무도 그들의 공적을 칭송해주지도 않을 수도 있고, 설령 전쟁터에서 전사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어!”“하지만 파룡군이라는 세 글자는, 바로 그들의 충혼이자 그들의 신앙을 뜻해! 만약 동방 가문 이 놈들이 우리 파룡군을 모욕하려 한다면, 나 한지훈은 절대 그들을 용납하지 않을 거야!”젠장! 한지훈의 선전포고에 단단히 화가 난 동방영의 얼굴은 순간 일그러졌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현재로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설령 한지훈이 동방 가문 조상들까지 들먹이며 도발을 한다 하더라도 그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여봐라!” 한편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진우는 파렴치한 동방 가문의 태도에 기가 찼다. 그는 내부 암투를 할 줄 아는 것 외에 국가에 대한 공적은 조금도 생각 안 하는 동방 가문에 단단히 화가 났다. 감히 파룡군을 욕해?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들! “네!”이내 정장 차림의 몇 명의 남녀가 나란히 앞으로 다가왔다. “동방영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자리에서 죽여도 좋아!”진우는 손으로 동방 가문의 사람들과, 동방영의 뒤를 지키고 있던 수행원들을 가리켰다. 지금 이 순간, 모두들 멍하니 동방영을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 용왕사위   제2328화

    진우의 말에 놀란 사람들은 잇달아 저도 모르게 털썩 무릎을 꿇었다. 얼마 뒤 한지훈, 좌항도, 동방영 이 세 사람만이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다. 한편 동방영의 얼굴에는 이미 핏기가 없었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진우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진우는 동방 가문 누르지 못하는 거물이다. 필경 그의 신분은 용국 제1정보 조직 흑병대의 수장이니까. 설령 동방 가문 가주라 하더라도, 그에게 깍듯이 인사를 해야 했다. “대체 누가 여기 책임자야!”진우는 바닥에 무릎 꿇은 사람들을 담담한 표정으로 훑어보았다. “그... 저입니다!”놀랄 대로 놀란 노봉군은 무릎을 꿇은 채, 진우가 서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두 걸음 기어갔다. “여봐라, 이놈을 잡아라! 당장 집법사로 넘겨서 이놈의 죄를 밝혀!” 진우는 전혀 군말이 없었다. 그의 명령에, 이내 세 명의 젊은 남자가 앞으로 나와 노봉군의 어깨를 누르고는 그를 바로 들어 올렸다. “진 선생님, 한 선생님! 저... 저는 억울합니다. 저는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한 줄 몰랐습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한 선생님!”노봉군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집법사로 넘겨져 죄를 묻는다는 건, 듣기로는 매우 문명적인 처벌이긴 하지만, 사실 실질적으로는 바로 지옥 같은 감옥에 들어가 언제든지 참수당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비록 그는 여전히 눈앞의 이 사람의 신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지만, 그의 위용과 말하는 기세로 봤을 때 절대적으로 거물이라 확신했다. “시끄러워!”하지만 진우는 단호하게 소리쳤다. “팍!”이내 한 젊은 남자가 손으로 노봉군의 목을 탁 치고는 직접 그를 기절시켜, 죽은 짐승을 끌고 가듯이 질질 공항 밖으로 끌어냈다. “누가 북양 왕의 짐을 압수한 거야!” 진우의 표정은 매우 무거웠고,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저... 저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주를 받게 된 겁니다. 바로 이 사장께서 저더러 북양왕의 짐을 압수하라고 명령한 것입니다...”방금까지만 해

  • 용왕사위   제2327화

    그는 방금 똑같은 말을 반복했었다. 어느새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그는 긴장한 표정으로 이미 엉망진창이 된 이승운을 주시하였다. 비록 그는 엄연히 동방 가문의 사람이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조금도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악의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성격상, 백성들을 무시하기만 하면 그만이긴 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자신을 향해 분노를 표할 줄은 몰랐다. 한편 이승운은 죽음을 앞둔 짐승처럼, 얼굴은 피로 얼룩지고 숨을 헐떡이기도 했다. 그는 두려움 가득한 눈빛으로 좌항도를 쳐다보았고, 마음속으로는 이미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하기에는 늦었다. “네가 뭔데 감히 한 선생의 물건을 압수하려 하는 거야? 너도 알다시피, 한 선생은 그동안 용국을 위해 무수한 희생을 한 분이라, 나조차도 항상 공손하게 북양 왕으로 모셔야 하는 존재야!” “넌 고작 소인배 주제에 어디 감히 한 선생을 건드리려고 해? 내가 오늘 제대로 널 혼쭐 내주마!”이내 좌항도는 매서운 눈빛으로 동방영을 노려보았다. 그 시선에 기가 눌린 동방영은 급히 눈을 감고는 아무것도 못 본 척했다. 그는 내심 이승운은 분명히 죽을 운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은 절대, 좌항도의 기세에 눌리어 이 신임 위수 군의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흥! 너 정말 간이 크구나!”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좌항도는 힘차게 이승운의 허리를 발로 걷어찼고 뼈와 근육이 부러지는 소리만 들려왔다. “아악!”이승운은 더없이 처참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임몽몽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재빨리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한 번도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지금 이렇게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행운이라 생각했다. 그제야 모두들 깨닫게 되었다. 한지훈은 앞으로도 영원히 용국의 상징이라는 것을. 언제 어디서나 그는 용국의 영혼이다.

  • 용왕사위   제2326화

    쿠궁! 이때, 한바탕 굉음이 들리더니 20여 대의 군용 헬리콥터가 공항 방향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헬리콥터가 착륙도 하기 전에, 한 명의 별을 단 군인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곧장 공항으로 달려갔다.그는 한지훈 앞에 와서 차렷 자세를 한 채 경례를 했다. “경기 위수군, 좌항도가 북양왕께 보고드립니다!”이승운은 너무 놀라서 담즙까지 토할 뻔했고, 임몽몽도 완전히 넋을 잃고 말았다. 강진회의 등장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무게감이 있었지만, 좌항도의 등장으로 그 무게감은 두 배로 커졌다!좌항도의 공손하기 그지없고 존경심에 가득 찬 눈빛을 보자, 사람들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좌항도는 오국 연합군이 용경을 포위한 후 새로 부임한 위수군 장관으로, 서효양과 같은 위치에 있는 전역구 사령관이었다! 그는 국가에서 손꼽히는 중요한 인물이었으며, 단순히 임몽몽이나 임씨 가문의 가주도 그와 대면할 기회는 없었다.좌항도의 태도와 눈빛에서 보인 극도의 존경을 보자, 동방영도 말을 잃었다.강진회 시장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전역구의 요원을 동방영은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동방 가문의 도련님일 뿐, 좌항도와 대면할 자격조차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좌항도가 손을 쓰면, 그들은 모두 현장에서 처형될 수도 있었다!이승운은 이번에 진심으로 두려워했고, 설령 동방영이 그를 보호하려고 해도 좌항도와의 대립을 막을 수는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이승운은 이 순간에서야 한지훈이 아무리 몰락한 상태라도, 자신 같은 작은 인물이 쉽게 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동... 동방 도련님, 이...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이승운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동방영의 옷자락을 잡아 끌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지금 동방영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좌항도 앞에서 그 또한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방금, 누가 북양왕을 적대시한다고 했지? 누가 자신이 이곳의 하늘이라고 말했나? 누가 북양왕의 짐을 압수하라고 한 것이냐, 당장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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