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한지훈은 강우연의 손등을 가볍게 잡은 채, 그녀를 뒤에서 감싸주었고 그제야 강우연은 숨 돌릴 틈이 생겼다. ‘그나저나 삼성 지급 천왕이라니, 역시 동방풍은 믿는 구석이 있었어!’ 역시나 동방 가문은 실력이 남달랐다. 뜻밖에도 이렇게 나이가 그득한 노인이 삼성 지급 천왕의 공양일 줄은 몰랐다. 그런데, 왜 4대 가문의 가주들은 고작 반보 천왕의 경지에 불과한 걸까? “한지훈! 너 아직 기회 있어. 당장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해!”양 어르신은 여전히 노발대발한 채, 그의 몸에 있는 삼성 지급 천왕의 기세를 더욱 뿜어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삼성 지급 천왕이라니, 어쩐지 계속해서 나댄다 했어. 그나저나, 그게 뭐 대수라고?”한지훈의 몸에서도 어느새 공포의 기운이 폭발하고 있었다. 그는 2성 현급 천왕의 기세를 뿜어내며 양 어르신과 대립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양 어르신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그 또한 어린 나이의 한지훈이 벌써 2성 현급 천왕의 경지에 도달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말도 안 돼, 대체 넌 누구야?’ 그제야 양 어르신은 한지훈의 신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고작 20대의 나이에 이 정도 경지에 도달한 실력자라면 결코 평범한 사람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양 어르신은 여전히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필경 자신보다 실력이 낮은 2성 현급 천왕일 뿐이었기에 두려워할 정도는 아니었다. “허허, 어쩐지 실력이 강하다 했어! 알고 보니 넌 2성 현급 천왕이었구나! 그나저나 그 어린 나이에 이 정도 경지에 도달한 건 정말 대단하긴 하네! 그러니까 넌, 좋은 실력을 지닌 만큼 자신을 더욱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지! 하루빨리 내 제자로 들어와. 내가 반드시 너를 열심히 가르쳐서 더욱 높은 경지에 들어서게 도와줄 테니까!”사실 양 어르신은 그를 제자로 거두려는 마음이 꽤나 절박했다. 2성 현급 천왕의 제자를 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순간 양 어르신의 안색은 한껏 어두워졌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내 그는 한지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이렇게나 실력이 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하지만 결국 삼성 지급 천왕을 돌파하지 못하게 된 이상, 내 눈에는 넌 그저 개미일 뿐이야!” “그래? 그럼 한번 붙어볼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여유로움을 보였다. 그 웃음을 마주한 양 어르신은 잔뜩 화가 났다. 누가 봐도 대놓고 자신을 경멸하는 태도였다. “너 이 자식, 더 이상 나대지 마! 내가 널 어떻게 괴롭힐 줄 알고!”분노를 참지 못한 양 어르신은 곧이어 손을 번쩍 들어 한지훈을 향해 강하게 내리쳤다. 얼핏 보기에 그의 손은 평범해 보였지만, 사실 그 속에 내포된 힘은 엄청나게 강했다. 그가 손을 내뻗는 순간, 어마무시한 공포의 힘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쾅! 그러자 한지훈 또한 물러서지 않고, 마찬가지로 주먹을 뻗으며 맞서기 시작했다. 그 순간, 룸 안의 책상과 의자들은 전부 산산조각 나 버렸다. 더 무서운 건, 룸 사방의 벽들 또한 균열되어 부서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깜짝 놀란 이웃 룸 손님들은 이내 소리를 지르며 재빨리 뛰쳐나갔다. 밖에서 보면, 금봉 호텔 꼭대기 층의 룸은 사방이 전부 뚫려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금봉 호텔 주위를 지나치고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호텔 아래로 모여 구경하기 시작했다. 한편 여전히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던 두 사람의 기운은, 하마터면 호텔 전체를 날려버릴 뻔했다. 이내 양 어르신은 반보쯤 후퇴하고는 잠시 숨을 돌렸다. 사실 두 사람은 아직 전력으로 싸운 것이 아니었다. 정말 마음먹고 제대로 붙게 되면, 그 기운은 사방의 풀 한 포기도 남겨두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아직까지 두 사람은 단지 서로를 탐색하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양 어르신은 내심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 맞붙긴 했지만 한지훈의 실력이 정말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분명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에 진입하지도 않
그 순간, 한지훈의 손에 들린 오릉군 가시가 폭발하기 시작하더니 마치 유광과도 같은 빛을 뿜어냈다.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오릉군 가시와 연검은 공중에서 그대로 충돌하여 찬란한 불꽃을 뿜어내며 굉음을 냈다. 곧이어 양 어르신은 순식간에 칼을 뽑아 몸을 돌려, 한지훈의 뒤에 있던 강우연을 향해 칼을 맹렬하게 휘둘렀다. 사실 처음부터 양 어르신의 타깃은 강우연이었다. 그는 만약 강우연을 빼앗아오게 된다면, 한지훈도 순순히 꼼짝없이 자신의 말을 따를 거라 생각했다. 검을 들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양 어르신과 눈이 마주친 강우연은 깜짝 놀라 제자리에서 꼼작도 못하고 온몸을 떨었다. 만약 이전의 그녀였다면, 어찌 됐든 사령관의 경지에 다 달랐기에 양 어르신의 이 칼을 마주하고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임신한 강우연의 실력은 어느새 일반인과 다를 바 없게 떨어지게 되어, 그녀는 더 이상 양 어르신이라는 이 천왕 강자가 찌르는 검의 위세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감히!”뒤늦게 눈치챈 한지훈은 노발대발하였다. 그 순간, 그의 몸에서는 헤아릴 수 없는 기운과 분노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내 쾅하는 굉음과 함께 천둥, 번개가 강하게 내리쳤다. 하지만 양 어르신의 위엄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여전히 강우연을 노리고 있었다. “죽어!”이 지경에 다다르게 된 이상, 양 어르신은 더 이상 양보를 해줄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바로 이 절체절명의 순간, 한지훈의 그림자가 갑자기 나타나 강우연의 곁을 가로막았다. 곧이어 쑤욱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한지훈의 가슴을 노렸다. 하지만 한지훈은 재빨리 손을 들어 그 연검을 잡아냈다. 연검의 검 끝은 한지훈의 명치에서도 반치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새, 한지훈의 손을 따라 피가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여보!”그의 뒤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강우연은 대경실색했다. 하지만 한지훈의 눈에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했다. 필경 상대는 삼성 지급
살기를 가득 품은 양 어르신은 곧바로 구덩이에서 뛰여 올라와, 손에는 연검을 든 채 한지훈을 향해 맹렬히 달려들었다. 그러자 한지훈은 잽싸게 몸을 피하고는 그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쾅! 그의 발은 정확하게 양 어르신의 가슴을 걷어찼고, 결국 양 어르신은 다시 저 멀리로 몸이 날려가 돌담에 부딪쳐 힘없이 쓰러지게 됐다. 그 와중에 고급 차와도 부딪히게 된 양 어르신은 순식간에 차들을 움푹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한지훈의 파워는 매우 강력했다. 옆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구경꾼들은 모두 깜짝 놀란 얼굴로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한지훈은 여전히 하늘을 찌를 듯한 분노로 가득해있었고, 곧이어 그는 땅에 쓰러진 양 어르신에게로 저벅저벅 발걸음을 내디뎠다. 몸에 큰 충격을 받은 양 어르신은 이내 피를 뿜어냈고, 그는 엄청난 통증을 참아내면서 비틀비틀 겨우 일어서더니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한지훈을 주시하였다. 그리고는 씁쓸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정신 나간 놈! 감히 나를 이렇게 쓰러뜨릴 줄이야! 내가 널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 쾅! 그 말에 한지훈은 발걸음을 멈추었고, 맞은편에서 공포의 살기를 뿜어내는 양 어르신을 차갑게 쳐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눈앞의 양 어르신은, 마치 영혼이 바뀐 것처럼 아까보다도 더욱 강력한 삼성 지급 천왕의 기세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그는 마치 하나의 핵무기처럼 폭발적인 기운을 뿜어냈다. 쾅! 바로 그 순간, 양 어르신은 강하게 발을 내딛더니 이내 한지훈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 속도는 매우 나도 빨랐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순발력을 지니고 있었다. 한지훈은 양 어르신이 이렇게나 강할 줄은 몰랐다. 곧이어 쾅하는 소리와 함께 양 어르신의 주먹은 한지훈의 가슴을 내리쳤다. 그 결과, 한지훈의 몸은 거꾸로 날아올랐다. 그제야 당황한 한지훈은 급히 손에 든 오릉군을 폭발시켜 한쪽의 돌기둥을 찔렀다. 와르르! 오릉군이 찌른 기둥이 무너지고 나서야 한지훈은 겨우 평형을 잡게
보면 볼수록 이 어린 한지훈의 실력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분명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지는 못했지만, 자신과 이렇게 오랫동안 대전할 수 있고 심지어 자신을 압박하려고 하는 모습에 다소 놀랐다. 이런 경우는 양 어르신도 여태 겪어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 눈앞의 이 놈을 죽이지 않으면 앞으로도 자신의 인생에 큰 장애물이 될 것 같았다. 그리하여 양 어르신은 더욱 이를 악물었고, 자신의 피까지 내뿜으며 연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은색의 연검은 단번에 적혈색의 검으로 변하여 그 위세는 이전보다도 더욱 강해졌다. “감히 동방 원자 일맥의 도련님을 건드리다니! 넌 마땅히 죽어야 돼!”잔뜩 분노한 양 어르신은 소리를 질렀고, 마치 악마처럼 손에는 적혈색의 검을 든 채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검은 공포의 핏기를 띄고 있었다. 한지훈의 눈에 이 검은, 마치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처럼 있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와 자신을 향해 날려 들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 또한 더 이상 망설일 겨를이 없었다. 이내 그는 10여 미터 뒤로 후퇴하고는, 곧이어 명치를 누르더니 붉은빛의 기운을 폭발시켰다. 바로 적용 용심이 찬란한 적색 불꽃을 뿜어낸 것이었다. 곧바로 솨하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의 손에는 갑자기 적색 열룡 장총 한 대가 나타났다. 양 어르신은 이 적색 열룡 장총을 마주한 순간, 갑자기 크게 놀라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이 적색 열룡 장총에서 전례 없는 압박감을 느끼게 됐다. 이 장총은 얼핏 봐도 천 급 무기의 기운을 초월했다. ‘대체 저 놈이 어떻게 이렇게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 말도 안 돼! 대체 정체가 뭐야?’ ‘잠깐! 적색 열룡 장총이라... 혹시 칠검 일전... 얘, 얘가 북양 왕이었어!’ 순간, 양 어르신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안색이 굳어졌고, 눈가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살의가 번쩍였다. ‘북양 왕,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만약 오늘 당장
양 어르신은 고개를 숙인 채, 적색 열룡 장총에 의해 관통된 자신의 가슴팍을 보면서 두 눈을 휘둥그레 떴고, 그의 입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삼성 지급 천왕의 실력을 지니고 있던 그는, 이 현실을 전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것도 뜻밖의 한 젊은이한테 패배를 당하게 되다니. 쏴! 이내 한지훈이 직접 적색 열룡 장총을 다시 거두게 되자, 양 어르신의 흉강에서는 수많은 핏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양 어르신은 땅에 무릎을 꿇었고, 그의 머리카락은 바람에 의해 초라하게 휘날렸다. 한편 광장 전체는 이미 박살이 났다. 마치 포탄의 폭격을 맞은 것처럼 지면이 아예 가라앉았다. 사방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행인들은 당황하여 일일이 자리를 떠났고, 어떤 사람들은 불행히도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들은 눈앞의 이 장면을 보고는 모두들 깜짝 놀란 얼굴을 하였다. 그야말로 너무나도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일반 사람에게서 보아낼 수 있는 파괴력이 전혀 아니었다. 곧이어 한지훈은 땅에 무릎을 꿇은 양 어르신을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삼성 지급 천왕이라더니, 실력이 고작 이 정도였어?”숨을 가쁘게 몰아쉬던 양 어르신은 차갑게 웃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방심했었네... 뜻밖에도 네가 북양 왕일 줄이야...”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간을 비틀며 말했다. “이제야 나를 알아본 거야?” 양 어르신은 한지훈의 손에 들린 적색 열룡 장총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역시 북양 왕 답네. 백전백승 무패의 기록이야... 내가 패배를 인정할게... 하지만 한지훈, 날 이렇게 죽였다고 해서 동방 가문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은 하지 마... 동방 가문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강하거든! 비록 난 동방 원자 일맥에서는 으뜸 가는 공양이지만 동방 전체에서는 상위권에 들지도 못해...” “심지어 동방 본가에는 천신이 한 명 더 있어... 그 사람을 마주하게 되면 넌 지금의 내
곧이어 신속하게 별장으로 달려온 온병림은 공손한 자세로 거실에 서 있었다. 방금 막 강우연을 달랜 뒤 마침 2층에서 내려오고 있던 한지훈은, 거실에 서있는 온병림의 모습을 보고는 바로 물었다. “깨끗이 처리하셨어요?”온병림은 몸을 약간 굽힌 채 대답했다. “네, 사령관님. 다 처리했습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온병림더러 앉으라고 손짓을 한 뒤 그에게 차 한잔을 따라주며 담담하게 웃었다. “앞으로는 사령관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전 이젠 사령관이 아니라 일반 시민일 뿐이에요.”이 말을 들은 온병림은 즉시 벌떡 일어서더니 난리를 쳤다. “아닙니다! 사령관님은 제 마음속에서 영원한 용국의 대원수입니다!”결국 한지훈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일단 앉으세요. 저 대신해주셔야 할 일이 또 있어요.”“말씀하세요.”온병림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요즘 별장과 회사 주위에 경호원들을 좀 배치시키세요.”한지훈이 말했다. 그 말에 온병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부하들한테 명령 내렸습니다. 곧 가서 안배할 것입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명령을 받든 온병림은 신속하게 별장을 떠났다. 한편 거실에 앉아있던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린 채 여전히 양 어르신의 마지막 유언을 되새기고 있었다. ‘동방 가문에 천신 강자가 있다니...’ 생각에 잠긴 한지훈은 이내 “천생서문”의 잔권을 들추어내며 정보를 알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의 실력을 향상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한지훈은 언젠가 곧 큰일이 불어닥칠 것 같았고, 자신에게는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용경에서는, 동방 원자 일맥의 어르신은 분노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방금, 강중 군부로부터 흰 천을 덮은 시체 두 구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중 한 구는 동방풍의 시신이었고, 당연히 다른 한 구는 양 어르신의 시신이었다. 거실에서 이 소식을 접한 동방풍의 어머니는 땅에 쓰러진 채 통곡하며 소리
뜻밖에도 쉽게 무릎을 꿇은 동방 원홍의 모습에, 동방 본가의 장로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일제히 눈살을 찌푸렸고, 그다지 좋지 않은 시선으로 동방 원홍을 보고 있었다. 이때 한 노인이 옆문으로 걸어 들어오더니 이내 동방 원홍의 앞으로 다가와 그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원홍아, 너 지금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 얼른 일어나. 너한테 무슨 일이 있든지 내가, 그리고 우리 동방 가문이 반드시 너를 도와 나서줄 거야.”그 말에 동방 원홍은 눈물이 가득 고인 채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고, 곧이어 그는 동방 오호에게 흰 천을 젖히라는 손짓을 보냈다. 그렇게 동방 가문의 사람들은 참담한 시신으로 돌아오게 된 동방풍과 양 어르신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 순간 동방 본가의 장로들은 물론, 동방 원홍 앞에 서 있던 그 노인마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동방풍이 죽었다고? 심지어 양 씨도 죽었다니!’ ‘동방 가문 원자 일맥에서도 최강 공양으로 불리는 그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음을 당하게 되다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이때 노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먼저 물었다. 사실 그가 바로 동방 가문의 주인이었다. 그의 물음에 동방 원홍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가주님, 저를 대신하여 저희 원자 일맥을 맡아주시길 바랍니다! 제 손자뿐만 아니라 양 씨마저 강중에서 비참하게 죽게 됐어요!”그 말을 들은 동방 가문 가주는 눈썹을 찌푸린 채, 바닥에 널브러진 두 구의 시체를 보고는 동방 원홍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걱정 마. 상대가 누구든지, 일단 우리 동방 가문의 사람을 죽이게 된다면 우린 바로 놈들과 원수 관계를 맺게 되는 거야! 그래, 내가 널 대신하여 원자 일맥의 주인이 될게!”곧이어 동방 가주는 몸을 돌려 가주의 자리로 향하여 앉았고, 이내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원홍이 우리 본가에 도움을 청한 이상, 우리는 당연히 이를 무시할 수 없어! 장로 여러분들, 여러분들 중 누가 원홍
바로 이때, 한 검은색 벤틀리 승용차가 천천히 들어섰다. 승용차가 멈춘 후 차문이 천천히 열렸고, 이내 기세가 드높은 한 젊은이가 차에서 내렸다. 뒤이어 한 아릿 다운 여자가 선글라스를 장착한 채 남자의 뒤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 여자에게로 쏠리게 됐다. 이 여자는 바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톱스타 중 한 명인 이루루였다. 이루루는 차에서 내린 뒤 동방 오우의 팔을 잡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양령아를 흘깃 보았다. “어머, 양 씨 집안 아가씨 아니야? 어쩜 공교롭게 이렇게 만나게 되네!”이루루는 시큰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게, 공교롭네!”양령아는 그런 이루루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마찬가지로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었다. 사실 이루루와 양령아 두 사람은 유치원 시절부터 같은 반에 있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두 사람은 끝없이 서로를 비교해 왔다. 처음에는 옷을, 나중에는 얼굴을, 그리고 남자친구까지 비교하기도 했다. 이루루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양령아와 겨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양 씨 어르신이 용각에 입성하게 되자마자, 이루루의 모든 교만은 단번에 언급할 가치도 없게 되었다. 절대적인 권력 앞에서 그녀가 그렇게 중요시 여기던 물질적 조건들은 모두 우스갯소리가 되어버렸다. 특히 그 후 양령아가 흑병대에 가입하여 훈련을 받고 사령관 경지의 고수로 된 후, 두 사람은 더 이상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이 씨 집안과 양 씨 집안은 여전히 1년에 한 번씩 두 집안의 모임을 갖고는 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 초점은 항상 이루루의 연예 사업에서, 양령아의 벼슬 길까지 옮겨가군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극명해지는 차이에, 이루루는 줄곧 원한을 품게 있었다. 한편 동방 오우 역시 한지훈을 훑어보고, 이내 시선을 동방영에게로 옮겼다. “어떻게 된 일이야?”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십여 구의 시체를 보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비록 죽은 이들은 모두 동방영의 수행원이고 그와는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좌항도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진우 씨, 얼른 일어나. 이렇게까지 하는 건 나 감당 못해. 난 그저 용인으로서 조국을 위해 이 한 몸 바치면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수천 년 전에는 진 씨 집안이 국난을 바로 잡아줬었지. 지금은 우리 용국의 백성들이 함께 나서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거야!”“그니깐 그 누구든지 파룡군 장병들을 모욕할 수는 없어! 현재 수십만 장병들이 천리 밖 변방을 지키고 있는데, 그중 어느 누가 부모 곁을 쉽게 떠났을 테고 어느 누가 처자식을 버리지 않았겠어?”“오직 충성과 열혈로 나라를 지키고 만민을 보호하고 있는 그들이야!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나 노력을 해도 아무도 그들의 공적을 칭송해주지도 않을 수도 있고, 설령 전쟁터에서 전사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어!”“하지만 파룡군이라는 세 글자는, 바로 그들의 충혼이자 그들의 신앙을 뜻해! 만약 동방 가문 이 놈들이 우리 파룡군을 모욕하려 한다면, 나 한지훈은 절대 그들을 용납하지 않을 거야!”젠장! 한지훈의 선전포고에 단단히 화가 난 동방영의 얼굴은 순간 일그러졌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현재로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설령 한지훈이 동방 가문 조상들까지 들먹이며 도발을 한다 하더라도 그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여봐라!” 한편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진우는 파렴치한 동방 가문의 태도에 기가 찼다. 그는 내부 암투를 할 줄 아는 것 외에 국가에 대한 공적은 조금도 생각 안 하는 동방 가문에 단단히 화가 났다. 감히 파룡군을 욕해?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들! “네!”이내 정장 차림의 몇 명의 남녀가 나란히 앞으로 다가왔다. “동방영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자리에서 죽여도 좋아!”진우는 손으로 동방 가문의 사람들과, 동방영의 뒤를 지키고 있던 수행원들을 가리켰다. 지금 이 순간, 모두들 멍하니 동방영을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진우의 말에 놀란 사람들은 잇달아 저도 모르게 털썩 무릎을 꿇었다. 얼마 뒤 한지훈, 좌항도, 동방영 이 세 사람만이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다. 한편 동방영의 얼굴에는 이미 핏기가 없었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진우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진우는 동방 가문 누르지 못하는 거물이다. 필경 그의 신분은 용국 제1정보 조직 흑병대의 수장이니까. 설령 동방 가문 가주라 하더라도, 그에게 깍듯이 인사를 해야 했다. “대체 누가 여기 책임자야!”진우는 바닥에 무릎 꿇은 사람들을 담담한 표정으로 훑어보았다. “그... 저입니다!”놀랄 대로 놀란 노봉군은 무릎을 꿇은 채, 진우가 서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두 걸음 기어갔다. “여봐라, 이놈을 잡아라! 당장 집법사로 넘겨서 이놈의 죄를 밝혀!” 진우는 전혀 군말이 없었다. 그의 명령에, 이내 세 명의 젊은 남자가 앞으로 나와 노봉군의 어깨를 누르고는 그를 바로 들어 올렸다. “진 선생님, 한 선생님! 저... 저는 억울합니다. 저는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한 줄 몰랐습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한 선생님!”노봉군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집법사로 넘겨져 죄를 묻는다는 건, 듣기로는 매우 문명적인 처벌이긴 하지만, 사실 실질적으로는 바로 지옥 같은 감옥에 들어가 언제든지 참수당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비록 그는 여전히 눈앞의 이 사람의 신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지만, 그의 위용과 말하는 기세로 봤을 때 절대적으로 거물이라 확신했다. “시끄러워!”하지만 진우는 단호하게 소리쳤다. “팍!”이내 한 젊은 남자가 손으로 노봉군의 목을 탁 치고는 직접 그를 기절시켜, 죽은 짐승을 끌고 가듯이 질질 공항 밖으로 끌어냈다. “누가 북양 왕의 짐을 압수한 거야!” 진우의 표정은 매우 무거웠고,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저... 저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주를 받게 된 겁니다. 바로 이 사장께서 저더러 북양왕의 짐을 압수하라고 명령한 것입니다...”방금까지만 해
그는 방금 똑같은 말을 반복했었다. 어느새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그는 긴장한 표정으로 이미 엉망진창이 된 이승운을 주시하였다. 비록 그는 엄연히 동방 가문의 사람이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조금도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악의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성격상, 백성들을 무시하기만 하면 그만이긴 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자신을 향해 분노를 표할 줄은 몰랐다. 한편 이승운은 죽음을 앞둔 짐승처럼, 얼굴은 피로 얼룩지고 숨을 헐떡이기도 했다. 그는 두려움 가득한 눈빛으로 좌항도를 쳐다보았고, 마음속으로는 이미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하기에는 늦었다. “네가 뭔데 감히 한 선생의 물건을 압수하려 하는 거야? 너도 알다시피, 한 선생은 그동안 용국을 위해 무수한 희생을 한 분이라, 나조차도 항상 공손하게 북양 왕으로 모셔야 하는 존재야!” “넌 고작 소인배 주제에 어디 감히 한 선생을 건드리려고 해? 내가 오늘 제대로 널 혼쭐 내주마!”이내 좌항도는 매서운 눈빛으로 동방영을 노려보았다. 그 시선에 기가 눌린 동방영은 급히 눈을 감고는 아무것도 못 본 척했다. 그는 내심 이승운은 분명히 죽을 운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은 절대, 좌항도의 기세에 눌리어 이 신임 위수 군의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흥! 너 정말 간이 크구나!”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좌항도는 힘차게 이승운의 허리를 발로 걷어찼고 뼈와 근육이 부러지는 소리만 들려왔다. “아악!”이승운은 더없이 처참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임몽몽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재빨리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한 번도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지금 이렇게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행운이라 생각했다. 그제야 모두들 깨닫게 되었다. 한지훈은 앞으로도 영원히 용국의 상징이라는 것을. 언제 어디서나 그는 용국의 영혼이다.
쿠궁! 이때, 한바탕 굉음이 들리더니 20여 대의 군용 헬리콥터가 공항 방향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헬리콥터가 착륙도 하기 전에, 한 명의 별을 단 군인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곧장 공항으로 달려갔다.그는 한지훈 앞에 와서 차렷 자세를 한 채 경례를 했다. “경기 위수군, 좌항도가 북양왕께 보고드립니다!”이승운은 너무 놀라서 담즙까지 토할 뻔했고, 임몽몽도 완전히 넋을 잃고 말았다. 강진회의 등장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무게감이 있었지만, 좌항도의 등장으로 그 무게감은 두 배로 커졌다!좌항도의 공손하기 그지없고 존경심에 가득 찬 눈빛을 보자, 사람들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좌항도는 오국 연합군이 용경을 포위한 후 새로 부임한 위수군 장관으로, 서효양과 같은 위치에 있는 전역구 사령관이었다! 그는 국가에서 손꼽히는 중요한 인물이었으며, 단순히 임몽몽이나 임씨 가문의 가주도 그와 대면할 기회는 없었다.좌항도의 태도와 눈빛에서 보인 극도의 존경을 보자, 동방영도 말을 잃었다.강진회 시장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전역구의 요원을 동방영은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동방 가문의 도련님일 뿐, 좌항도와 대면할 자격조차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좌항도가 손을 쓰면, 그들은 모두 현장에서 처형될 수도 있었다!이승운은 이번에 진심으로 두려워했고, 설령 동방영이 그를 보호하려고 해도 좌항도와의 대립을 막을 수는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이승운은 이 순간에서야 한지훈이 아무리 몰락한 상태라도, 자신 같은 작은 인물이 쉽게 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동... 동방 도련님, 이...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이승운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동방영의 옷자락을 잡아 끌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지금 동방영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좌항도 앞에서 그 또한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방금, 누가 북양왕을 적대시한다고 했지? 누가 자신이 이곳의 하늘이라고 말했나? 누가 북양왕의 짐을 압수하라고 한 것이냐, 당장 앞으로
용각을 떠올리자, 노봉군은 마치 죽음을 맞이한 사람 같았다! 만약 한지훈의 용서를 구하지 못한다면, 그의 온 가족이 죽을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다!국법은 감정에 상관없이, 그 어떤 연민도 허락하지 않는다.하지만 이승운은 여전히 왜 자신이 해고당했는지 묻고 있었다.“믿을 수 없어! 한지훈이 도대체 뭐라고! 지금은 전쟁도 끝났고, 여러 나라의 연합군도 다 물러났는데, 누가 그를 신경 쓴다는 말이지?! 흥, 당신이 해고할 필요 없이 내가 스스로 물러날 거다! 동방 도련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이승운의 외침에 드디어 동방영의 마음이 움직였다.“저기, 노 회장님 맞으시죠? 저 사람 풀어주세요. 이곳은 국제공항입니다. 우리 용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을 생각해야 합니다! 여기서 이렇게 폭행을 저지르다니, 이게 무슨 나라 망신입니까!”동방영은 몇 명의 부하들에게 눈짓을 보냈고, 그들은 급히 나서서 이승운에게 계속 폭력을 행사하는 경호원들을 밀쳐냈다.그러고는 죽은 개를 끌고 가듯 이승운을 동방영에게 뜰어나 놓았고, 그제야 이승운은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흥, 내가 해고를 당해도 아무런 타격이 없어! 나… 나는 이제부터 동방 도련님을 따르면 그만이다! 노봉군 당신과 한지훈, 이제 감히 날 어떻게 할 수 있겠나!”이승운은 피가 흐르는 얼굴을 닦아내며,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떠들어댔다.오늘 자신이 보인 충성으로 동방영의 신임을 얻었으니, 앞으로 동방 가문에서 일할 수 있다면 작은 공항의 관리자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승운의 마음은 훨씬 더 편안해졌다.그러자 양령아는 이미 처참히 맞은 이승운을 보고는 약간의 동정심을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그는 오늘 그들이 맞이할 결과가 무엇일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방금 한지훈이 전화를 걸었던 상대는 바로 진우였다!진우는 흑병대의 진정한 주인이지 않은가! 용각, 무종, 종묘의 장로를 제외한 모든 관리들이 그에게 절대복종해야 한다!그것이 바로 흑병대의 권한이며, 용국이 부여한 사명
이승운의 비명이 끊임없이 들려왔고, 결국 그는 마치 개처럼 울부짖기 시작했지만 경호원들은 전혀 멈추지 않았다.“노 회장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한지훈은 이미 북양왕이 아닌데 어째서…”“북양왕이 아니라고?! 네놈이 아직도 겁을 상실했구나, 오늘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어야겠어!”노봉군의 얼굴은 분노로 뒤틀렸다.유청은 한지훈을 대신해 북양의 군무를 수행하고, 파용군을 관장하고 있을 뿐 한지훈이 북양왕 자리를 면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런 반역적인 말을 하다니, 이는 노봉군 역시 연루될 수 있었다.노봉군은 화를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이승운에게 따귀를 날렸다.“노 회장님... 저는... 저는 동방 가문을 위해 일하고 있을 뿐입니다! 제 배후에는 동방 가문이 있어요! 동방 도련님, 제발 살려주십시오!”“짝! 짝! 짝!”이승운이 아무리 외쳐도, 경호원들은 그의 목덜미를 잡고 계속해서 따귀를 때리고 있었다. “노 회장님! 저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모두 체제 안에 있는 인물입니다! 그러니 계속해서 저를 때린다면… 신고하겠습니다!”이승운은 너무 심하게 맞아 얼굴이 피로 물들어갔다.그는 더 맞으면 자신이 살아서 이 공항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노봉군에게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체제? 감히 내 앞에서 그 말을 꺼내다니! 좋다, 지금 당장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넌 해고다! 지금부터 저놈은 공항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죽을 때까지 때려라!”노봉군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승운은 정말 멍청하기 그지없지 않은가! 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한다니. 그가 이승운을 때리는 이유는, 한지훈에게 사과를 할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다! 한지훈의 용서를 받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테고, 모든 책임을 동방 가문에게 전가하면 이승운과 노봉군 두 사람은 해방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 멍청이는 동방 가문을 들먹이며 한지훈을 협박하고 있다니! 한지훈이 어떤 사람인가? 그는 직접 원성천을 처치한 사람이지 않은가!
오국 연합군 20만 명을 한지훈이 무찔렀고, 오국 상장군 또한 한지훈의 손에 죽지 않았는가?! 수십 명의 보안 요원들은 마치 나무처럼 굳은 채 제 자리에 서서 한지훈을 바라보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두려워했다.그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한 이승운은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한지훈! 넌 이제 더 이상 북양왕도 아닌데 나를 때린다고? 네놈을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오? 어디 한 번 해봐. 어떻게 날 상대할 건지 나도 궁금하군.”한지훈은 냉담하게 이승운을 바라보며 말했다.겨우 한 달 동안 용경에 돌아오지 않았는데, 한지훈은 용경의 변화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방 가문이 원씨 가문을 등에 업고 다시 날뛰고 있는 꼴을 보니, 4대 가문에게 준 교훈이 부족했던 모양이군! 한지훈은 말을 마친 후 바로 전화기를 꺼내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한지훈 형님? 용경으로 오셨습니까? 곧 데리러 가겠습니다!”전화 너머로 진우의 예의 바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공항의 관리자가 자신이 이곳의 하늘이라 하더군요! 게다가 동방 가문과 함께 날 괴롭히고 있으니, 당신도 와서 문제가 될까 염려됩니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바로 전화를 끊었고, 전화 너머로 듣고 있던 진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제길! 진우는 이를 악물고 곧장 용경 국제 공항의 노봉군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봉군, 겁을 상실한 건가?! 감히 북양왕 한지훈을 건드리다니! 그가 아무리 지금 군권이 없어도, 작위는 아직 있는 걸 모르는 거야?! 이따위로 행동하는 건 집안을 말아먹겠다는 거지! 알아서 뒤처리를 하도록 해!”진우는 말을 마친 후, 노봉군의 설명도 듣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노봉군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곧장 반응해 비서를 향해 소리쳤다. “빨리! 로비로 가자!”같은 시각, 공항 로비. “흥, 한지훈, 네가 아직도 북양왕이라고 생각하나? 거드름은 그만 피우도록 해, 4대 가문에게 미움을 샀으니 누가 당신 편을 들어주겠어
임몽몽은 한지훈을 힐끗 바라보고는, 조롱 섞인 웃음으로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저에게 너무 겸손하실 필요 없어요. 사실 저는 예전부터 당신을 존경했었거든요.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죠!”“비록 지금은 좀 다르게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제 꿈이었으니까요. 지금은 조금 떨어진 처지가 되셨지만, 털 뽑힌 봉황은 닭만 못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하지만 저는 착한 사람이니 괜찮습니다!”임몽몽의 말은 비꼬는 의미가 가득했고, 거의 모든 말이 한지훈을 조롱하는 뜻을 담고 있었다.그녀의 의도는 분명했다. 한지훈이 예전엔 위상이 높았을지 몰라도, 이제는 그저 한낱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다.자신이 한지훈을 돕는 것은 단지 길가의 거지에게 잔돈을 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한지훈 선생님, 기억하시나요? 몇 년 전 바로 이 공항에서, 그때 당신이... 아 맞다, 7개국 정상 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왔을 때요.”“그날 아침, 저는 공항 입구에서 4시간 넘게 기다리며 당신의 사인 하나 받으려 했는데, 당신의 경호원들이 저를 막았죠.”“그때 정말 실망했어요. 그 일 때문에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죠.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의 저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요. 그 남자 하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했다는 게 정말 가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죠!”“저기, 저 남자 보세요. 지금의 당신보다 훨씬 더 능력 있어 보이잖아요.”임몽몽은 자신의 분노를 숨기지 않고, 한지훈을 조롱하며 말했다.한지훈은 더 이상 이 불쾌한 여자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고, 그는 이승운을 향해 돌아서며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죠? 당신이 여기서 제일 높은 사람이라고?”“그리고 파용군의 공적이 가짜라고 하셨습니까?”한지훈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그가 자신을 모욕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파용군에 대한 모욕은 용납할 수 없었다.파용군은 이 나라를 위해 싸워온, 수없이 많은 전투 속에서 목숨을 바친 철군이었다! 그들 모두는 존경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