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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유설영은 말을 돌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차라리 지율이가 이 선물을 받아주면 어떨까요? 저와 지율이 예전 관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선물이 오직 할아버지께 드리는 효도일 뿐, 다른 의도가 없다는 걸 알 거예요.”

육성일은 웃으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결정을 손자에게 넘겼다.

“지율아, 설영 양은 지금 너와 사업적으로 얽혀있고, 또 네 고객이니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

육지율은 나서서 말했다.

“할아버지 말씀이 맞습니다. 현재 제 고객이니 이 선물은 받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받는다면 할아버지를 통해 부탁하려고 저희 로펌에 의뢰한 것처럼 보일 테니까요.”

이렇게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는 상황을 아주 교묘하게 넘겼다.

유설영도 더는 선물을 강요할 수 없었다. 다시 선물을 내민다면 오히려 규칙을 모르는 사람으로 비칠 테니 그만하는 것이 현명했다.

그녀는 적당한 선에서 멈추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오늘은 빈손으로 할아버지의 잔치에 참여하는 거네요. 제 탓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육성일은 당연히 환한 얼굴로 자신을 찾아온 손님을 꾸짖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일은 손자가 끌어들인 사람이니,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가는 게 최선이었다.

유설영은 몸에 딱 맞는 하얀 정장을 입고 있었고 가슴에 꽂힌 엘리자베스 에메랄드 브로치는 눈길을 사로잡았다.

식사 중 누군가가 유설영에게 말을 걸었다.

“설영 씨, 저 브로치 참 독특하고 아름답네요! 어디 브랜드인가요? 저도 브로치를 하나 사려고 했거든요.”

유설영은 브로치를 가볍게 만지며 남초윤을 한번 힐끗 본 후 미소를 지었다.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하지만 이와 같은 제품을 구입하긴 힘들 거예요.”

“설마 전 세계 한정판이라고 해도 단 하나뿐이겠어요?”

유설영은 설명했다.

“이 브로치는 제가 영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지율이가 영국까지 날아와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낙찰받은 거예요.”

“오래된 앤티크였군요. 그래서 이렇게 고풍스럽고 독특한 느낌이 나는 거네요.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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