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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은독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유진을 조용히 배현수에게 돌려주고 배현수가 우리랑 손을 잡고 어르신을 해치우는 건 어떤가요.”

재웅이 은독을 힘껏 찼다.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는 방법이야! 머리가 있기는 한 거야! 예지은이 우리 구역에서 죽었고 조유진도 우리 손에 있는데 배현수가 예지은과 조유진이 우리가 잡아 온 게 아니라고 믿을 거 같아?”

은독이 중얼거렸다.

“보스가 맘이 급해서 예지은을 죽게 하지 않았다면 예지은과 조유진으로 배현수와 담판할 수도 있었잖아요.”

“담판은 무슨! 내가 조유진을 강박해 예지은을 죽이지 않았다면 지금 죽은 건 나야! 그 늙은이가 뒤에서 노려보고 있다고! 예지은을 나한테 넘겨준 건 날 떠보려고 한 거라고! 그리고... 예지은은 억울하게 죽은 게 아니야.”

재웅의 이 암흑 같은 인생은 모두 예지은이 준 것이다.

“하지만 배현수와 손을 잡지 않으면 언제 어르신을 뒤엎을 수 있을까요?”

어르신은 항상 속내를 알 수 없고 행동이 아주 조심스럽다.

지금까지 재웅도 진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재웅이 손목에 있는 빨간 머리끈을 만지작하며 눈빛은 더 차가워졌다.

예지은을 죽였지만 여전히 속 시원하지 않았다.

재웅은 장본인을 죽였지만 자신의 인생은 이미 뒤바뀌어졌다는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돌아갈 수가 없다.

이번 생에는 그저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악마로 살 수밖에 없다.

재웅같은 저질스러운 악마는 정미미한테 김 씨일 수도 있고 재오일 수도 있고... 어느 신분이든지 다 가능하지만 재웅일 수는 없다.

한평생 가면을 벗어던질 수 없고 영원히 가면 아래에 살아야 하고 쥐새끼마냥 달아나야 한다.

수하가 쳐들어왔다.

“보스, 방금 어르신께서 사람을 데리고 와서 인질을 데리고 갔습니다!”

재웅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어디로 데리고 갔는데!”

“실험실로 가셨습니다!”

“이 미친 늙은이!”

재웅이 빨리 걸어 나갔다.

은독이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보스, 만약 어르신께서 조유진에게 무슨 짓을 하고 우리에게 뒤집어씌우면...”

“무슨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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