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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본격적인 경매가 시작되기 전, 입구에서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유설영이 현장에 등장했다.

남초윤이 공중에서 손을 휘휘 저으며 냄새를 쫓으려는 듯한 모션을 취했다.

“오늘 운세가 좀 안 좋나, 왜 갑자기 여우 냄새가 나지?”

음흉하고 비열한 주명은과는 달리 유설영의 교활함은 더욱 대담했다.

그녀는 남초윤을 발견하자마자 매니저와 함께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어머, 초윤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 가십거리라도 있나 캐러 왔어요?”

남초윤은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유설영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럼 유설영 씨는 여기서 나한테 가십거리 제공하러 와주신 건가요?”

“그런 건 아니고, 오늘 이 경매에 ‘준마’ 작품이 나온다고 해서요. 할아버님께서 그림을 아주 좋아하시거든요. 곧 할아버님 80번째 생신이시기도 하고 그래서 선물이나 사드릴 겸 온 거예요.”

“어머, 효녀 납시셨네요. 누가 들으면 무슨 육씨 가문 손주며느리라도 된 줄 알겠어요.”

그 말에 유설영이 입꼬리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직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아닐 거라는 법은 없죠. 초윤 씨, 여기서 구매하실 거 없으시면 그냥 돌아가시는 게 어때요? 여긴 초윤 씨랑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남초윤이 어이없다는 듯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

“내가 여기랑 어울리든 말든, 가십 거리를 캐러 왔든, 황금을 캐러 왔든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죠?”

유설영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초윤 씨도 언젠간 지율이랑 초윤 씨가 전혀 다른 세상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겠죠.”

“나랑 지율 씨가 다른 세상 사람이라니요? 그럼 지율 씨는 무슨 외계인인가요?”

“…”

유설영은 고개를 빳빳이 쳐든 채 남초윤의 곁을 지나가며 가볍게 한 마디 던졌다.

“사실 오늘 그 그림뿐만 아니라 에메랄드 브로치도 경매에 올라왔더라고요. 그 브로치, 예전에 지율이가 나한테 선물로 준 거거든요. 그리고 헤어지자마자 뉴욕으로 갔는데, 뭔가 그 물건 볼 때마다 그리워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팔았어요. 그래도 난 원하면 언제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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