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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그때 육씨 가문과 거래가 있었던 조씨 가문에서 기사를 하던 배희봉은 육성준의 보살핌을 받았다.

마음씨가 착한 배희봉은 갓 태어난 아이를 차마 보육원에 보내지 못해 직접 키우게 되었다.

그 아이가 바로 배현수였다.

배현수의 성씨는 실제로 육 씨였다.

배현수가 만 18세가 되던 해에야 진짜 신분을 알려주었다.

예지은의 말이 나오자, 배현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버지 집에 모셔다드리고 보러 갈 거예요.”

“그래, 사모님한테 안부 인사 전해주고.”

...

차 번호가 99가9999인 블랙 마이바흐가 대 제주시 교외의 한 요양원을 향했다.

배현수는 과일바구니와 하얀 장미를 들고 갔다.

병실은 텅 비어있었고 예지은은 보이지 않았다.

배현수가 물건을 내려놓고 찾아보려고 할 때, 예지은은 간호사에 의해 끌려왔다.

아주 흥분된 상태였다.

“거짓말 아니라니까? 원수를 보았다고. 그년 남편이 우리 남편을 죽였어! 여기서 쫓아내야 한다고! 그 집은 온 가족 모두 나쁜 사람들이야! 나쁜 사람! 쫓아내야 해!”

간호사는 그녀를 토닥토닥 달래주었다.

“알았어요, 사모님. 이따 그 나쁜 사람 쫓아낼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해드릴게요.”

“그래, 그래.”

간호사는 고개를 들었다가 배현수가 병실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대표님, 오셨어요? 어머님이 사람을 잘 못 봐서 흥분하신 거 같아요. 이야기를 나누시다 보면 진정하실 거예요.”

예지은은 배현수를 보자마자 그의 옷깃을 잡으면서 말했다.

“성준 씨, 저 보러 온 거예요? 왜 그동안 보러오지 않았어요? 많이 바빴어요?”

간호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사모님 상태를 봐서는 가망이 없겠네.’

‘아까까지만 해도 남편이 죽었다고 하더니 지금은 또 아드님이 남편인 줄 아시고.’

“대표님이 오셨으니 저는 두 분 방해되지 않게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배현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곧이어 간호사는 이곳을 떠났다.

배현수는 예지은의 손을 잡고 병실로 들어갔다.

예지은은 침대 머리맡에 놓인 하얀 장미를 보더니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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