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8화

“봐봐, 현수 씨. 제가 다시 현수 씨 품에 돌아왔잖아요.”

“왈츠를 원무곡이라고도 부른대요. 원무곡의 의미가 뭔지 아세요?”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잠시 헤어진다고 해도 돌고 돌아 다시 만나 가슴이 뛰기 시작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이룬다는 뜻이래요.”

“현수 씨, 사랑해요. 영원히.”

지금의 배현수는 이 달콤한 말들이 그저 조유진이 생각난 대로 말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심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다.

영원히 사랑한다고 해놓고 뒤돌아 배신했기 때문이다.

배신한 사람은 지옥에 가야 마땅했다.

이때 음악이 멈췄다.

아름다운 추억은 그대로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배현수는 차갑게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조유진, 친구를 이용해 나랑 춤추면서 꼬셔보려는 수작이야?”

“대표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더는 할 말이 없습니다.”

조유진은 확실히 수혜자였기 때문에 억울하지는 않았다.

인파 속으로 점점 멀어져가는 배현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조유진의 오른쪽 눈에서는 눈물 한 방울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쳐들고 손으로 쓱 닦았다.

뜨거운 파티 현장 분위기 때문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녀는 치맛자락을 정리하더니 무대를 떠나 테라스에서 바람을 좀 쐬려고 했다.

하지만 소방 통로를 지나치다 송인아가 젊은 남성과 뜨겁게 키스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다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

뒤돌아서자, 자신을 차갑게 쳐다보고 있는 배현수를 발견했다.

조유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두 눈을 막더니 말했다.

“보지 마세요!”

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또 무슨 수작이야?”

조유진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화제를 돌렸다.

“내가 누구게?”

“...”

‘정말 내가 눈이 먼 줄 아나?’

송인아에게 놀아나고 있었으니 정말 눈이 먼 것이나 다름없었다.

짜증이 난 배현수가 얼굴에서 그녀의 손을 떼려고 했을 때, 입술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부드러운 입술이 그의 입술로 다가왔다.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던 조유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눈 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