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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뭐라고?”

...

산성 별장에서 조유진은 예삐에게 사료를 먹인 뒤 예삐를 안고 소파에 누워 잡지를 뒤적였다.

대제주시의 겨울밤 하늘은 어둡다.

시간을 보니 6시가 넘었다.

예삐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혼자 놀고 있어. 샤워 좀 하고 올게.”

조유진은 짐을 들고 2층 침실로 올라가 캐리어를 열었다. 그제야 잠옷을 두고 온 것을 발견했다.

옷장을 열어 부드럽고 편안한 소재의 남성 셔츠를 골랐다.

샤워하고 잠깐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 휴대폰 카톡에서 친구 추가 메시지가 떴다.

메시지창에는 ‘주명은’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주명은은 대학 룸메이트로 당시만 해도 사이가 좋았지만 이후 너무 많은 일이 벌어져 나중에 연락이 끊어졌다.

내일 개교기념일에 참석하면 십중팔구 주명은과 마주칠 것 같아 친구 추가를 수락했다.

이내 주명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조유진? 정말 너야?]

조유진도 답장했다.

[응, 오랜만이야.]

[날 기억하다니, 기억 못 하는 줄 알았어.]

[그럴 리가. 돈까지 빌려줬잖아. 기억나.]

당시 조유진은 생활비가 늘 빠듯했다. 주명은의 집안은 부자는 아니지만 생활비는 넉넉한 편이어서 가끔 조유진에게 밥값으로 4만 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정설혜가 호의를 베풀어 조유진에게 생활비를 보내주면 이내 주명은에게 돈을 갚았다.

물론 밥값을 빌리는 일은 배현수와 연애하고 나서 다시는 없었다.

당시 주명은은 배현수가 그녀를 ‘양육'한다며 놀리기도 했다.

주명은에게서 답장이 왔다.

[그때 배 선배와 오래오래 사귈 줄 알았어. 결혼까지 갈 줄 알았거든. 아쉽네.]

조유진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오랫동안 연락을 끊은 친구들은 사실 오래전에 서로의 생활 범위밖에 있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다시 모여 이야기할 것은 추억뿐일 것 같다.

조유진은 이런 알면서도 ‘낯선' 관계에 제일 약하다. 친숙한 듯 낯선 듯하면서도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난감했다.

한참 동안 답장을 하지 못했다.

주명은에게서 또 메시지가 왔다.

[방금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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