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 그룹은 빠르게 6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금요일 오전, 조유진은 선물 하나를 받게 되었다. 선물을 열어보자 예쁜 드레스 하나와 한 쌍의 하이힐이 고이 놓여 있었다.한편 옆에서 이를 본 동료들은 분분히 몰려와 수군대기 시작했다.“어머, 너무 예쁘다. 게다가 샤넬 제품이네요. 이거 엄청 비싼 건데. 유진 씨를 좋아하는 그분 손이 엄청나게 크시나 보네요.”“설마 저번에 그 안 선생님인가? 아직도 마음 안 접은 거 아녜요?”“이 지미추 구두는 제가 얼마 전에 본적이 있는데 진주가 달린 구두는 거의 400만 원이나 하더라고요. 유진 씨 사랑 운이 너무 좋은 거 아녜요?”선물 상자 안에는 작은 쪽지 하나도 들어있었다--“오늘 예쁘게 입어. 나 쪽팔리게 하지 말고. 널 사랑하는 초윤이가.”쪽지를 꺼내 본 조유진은 웃으며 해명했다. “제 추구자가 아니라 제 친구가 선물해준 거예요.”“정말요? 세상에 이런 친구가 어디 있어.”“유진 씨, 친구분 돈 많으시죠? 샤넬 치마와 지미추 구두를 아무렇지도 않게 선물해주다니. 엄청 대범하시네….”“이렇게 돈 많은 절친이라니. 대체 어디에서 알게 된 거예요? 제 친구는 대체 언제 부자가 되려나 몰라.”“말도 마요. 제 친구는 4000원짜리 밀크티도 한참 고민하고 마신다니까요. 걔가 돈이 생겨 저에게 샤넬 드레스를 사줄 때쯤엔 저도 아마 이제 이 세상에 없지 않을까 싶네요.”몇몇 여동료들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시끌벅적하게 떠들었다.그 틈을 타 조유진은 남초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드레스와 구두는 잘 받았어. 그런데 난 그저 일개 직원일 뿐인데 행사에 너무 화려하게 입고 가는 거 아니야?][이미 줬는데 그냥 받지? 내가 특별히 신경 써서 고른 것들이란 말이야. 이걸 입은 네 모습은 분명 끝내주게 아름다울 거야.][이렇게도 비싼 드레스를 나한테 주는 건 조금 아까워. 우리 사이즈도 비슷한데 그냥 네가 입어.][그러지 말고 이번 생일에 마침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그냥 생일선물이라고 하고 받아. 게다가 나
무대아래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열렬한 박수에 파티 분위기는 순식간에 최고조에 달았다.무대아래, 조유진은 남초윤과 함께 있었다.조유은 어깨로 남초윤을 툭툭 치더니 말했다.“육 변호사님 재밌는 분이신 것 같은데 왜 너는 마음에 안 들어?”남초윤은 흰자를 뒤집더니 말했다.“집에 돌아오면 아예 완전히 다른 사람이야.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따뜻해 보여도 속은 차갑고, 또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차가워 보여도 마음은 따뜻해. 예를 들어 배 대표님과 같은 분 말이야.”조유진이 말했다.“이렇게 나오시겠다?”무대 위, 육지율이 말했다.“비록 오늘 저희 배 대표님께서 무대인사를 안 드렸지만, 스타트는 저희 배 대표님께서끊어야 하겠죠? 저희가 작은 서프라이즈 하나 준비했는데 잠시 후 불이 꺼졌을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여성분께서는 저희 배 대표님과 왈츠 한 곡 추실 수 있습니다!”“어머~”“짝짝짝!”환호와 박수로 파티장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무대아래, 구석에 서 있던 배현수는 차가운 표정으로 옆에 있던 서정호에게 물었다.“누가 낸 아이디어야?”서정호는 식은땀을 흘렸다.“아마도... 육 변호사님과 기획팀 아이디어가 아닐까요?”배현수는 예리한 눈빛으로 서정호를 쳐다보았다.서정호는 연신 손과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아무튼 저는 아닙니다! 저 정말 아니에요!”“왜 사전에 나와 상의 안 한거야?”서정호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육 변호사님과 강 사장님께 전적으로 맡기신다고 하시길래...”‘그깟 춤 한번 추시지!’배현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는 순간 더 차가워졌다.이벤트가 곧 시작되었다.“딸깍!”불이 꺼지고, 전체 파티장은 어두컴컴해졌다.밝은 스포트라이트가 무대아래를 훑고 있었다.스포트라이트에 시선을 고정한 남초윤은 스포트라이트가 송인아 주위로 다가가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밀쳐냈다.“퍽!”결국 스포트라이트는 남초윤을 밝혔고... 송인아는 그녀의 아래에 깔려있었다.사람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는 바닥에 넘
조유진은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입은 분명 웃고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은 표정이었다.“육 변호사님, 지금 저한테 춤을 신청하신 거예요?”“강제로면 뭐 어때. 왜, 고소라도 하게?”“육 변호사님을 상대로 어떻게 승소하겠어요.”조유진은 춤 하나 때문에 육지율을 고소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은 아니었다.육지율은 직설적으로 말했다.“주제를 파악하고 있으니 다행이네.”조유진은 저쪽에 있는 배현수와 남초윤을 바라보더니 무언가 알아차린 듯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물었다.“초윤이가 다른 사람과 춤춰서 질투 나신 거예요?”“너의 절친이 너의 전 남친과 춤추고 있는 모습이 안 이상해?”“제가 전 남친의 친구, 그리고 절친의 남편과 춤을 추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도진개진이라고 그 누구도 누구를 지적할 자격이 없었다.육지율은 대학교 때부터 늘 조유진을 싫어했다.“애를 써서 SY 그룹에 입사한 거, 설마 현수랑 다시 시작해 보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이미 금이 간 사이에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알고 있으니 다행이야. 6년 전, 현수가 감옥에서 하마터면 심장이 찔려 죽을 뻔했어. 내가 가족인맥을 총동원해서야 병원에 데려갈 수 있었지. 그때는 온몸이 피범벅이 되어 의식불명 상태에 곧 죽기 직전까지 네 이름을 부르더라. 조유진, 너는 현수가 너희 둘 사이의 미래를 그리고 있을 때 현수를 배신했어. 너는 제일 현수 옆에 남아있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조유진은 흠칫하더니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내가 배신해서 직접 감옥에 보냈는데, 죽기 직전까지 나를 생각했다니...’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조유진이 멍때리고 있던 와중에 누군가 그녀의 팔을 힘껏 잡아당겼다.왈츠를 추고 있던 남초윤은 치맛자락을 날리면서 턴하더니 눈을 깜빡거리면서 조유진에게 무언의 신호를 보냈다.멍때리고 있던 조유진의 춤 파트너가 체인지되고 말았다.허둥지둥하던 그녀는 익숙한 가슴에 안기고 말았다.고개
“봐봐, 현수 씨. 제가 다시 현수 씨 품에 돌아왔잖아요.”“왈츠를 원무곡이라고도 부른대요. 원무곡의 의미가 뭔지 아세요?”“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잠시 헤어진다고 해도 돌고 돌아 다시 만나 가슴이 뛰기 시작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이룬다는 뜻이래요.”“현수 씨, 사랑해요. 영원히.”지금의 배현수는 이 달콤한 말들이 그저 조유진이 생각난 대로 말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진심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다.영원히 사랑한다고 해놓고 뒤돌아 배신했기 때문이다.배신한 사람은 지옥에 가야 마땅했다.이때 음악이 멈췄다.아름다운 추억은 그대로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배현수는 차갑게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조유진, 친구를 이용해 나랑 춤추면서 꼬셔보려는 수작이야?”“대표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더는 할 말이 없습니다.”조유진은 확실히 수혜자였기 때문에 억울하지는 않았다.인파 속으로 점점 멀어져가는 배현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조유진의 오른쪽 눈에서는 눈물 한 방울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그러고는 고개를 쳐들고 손으로 쓱 닦았다.뜨거운 파티 현장 분위기 때문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그녀는 치맛자락을 정리하더니 무대를 떠나 테라스에서 바람을 좀 쐬려고 했다.하지만 소방 통로를 지나치다 송인아가 젊은 남성과 뜨겁게 키스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다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뒤돌아서자, 자신을 차갑게 쳐다보고 있는 배현수를 발견했다.조유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두 눈을 막더니 말했다.“보지 마세요!”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또 무슨 수작이야?”조유진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화제를 돌렸다.“내가 누구게?”“...”‘정말 내가 눈이 먼 줄 아나?’송인아에게 놀아나고 있었으니 정말 눈이 먼 것이나 다름없었다. 짜증이 난 배현수가 얼굴에서 그녀의 손을 떼려고 했을 때, 입술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부드러운 입술이 그의 입술로 다가왔다.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던 조유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눈 감
배현수의 가슴과 벽 사이에 꼼짝없이 갇힌 조유진은 온몸을 떨고 있었다.귓가에서 느껴지는 따스하고 짜릿한 느낌을 도무지 무시할 수가 없었다.조유진은 신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지금 송인아 씨한테 복수하는 거예요?”조유진은 배현수가 이런 방식으로 송인아한테 복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배현수의 손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그녀의 몸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고 배현수는 고개를 숙이더니 차갑게 말했다.“그러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떤데?”“여기서 이러시면...’문 하나를 사이에 둔 송인아는 충분히 문밖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쑥스러움이 많았던 조유진은 배현수처럼 약혼녀가 젊은 남성과 몰래 키스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차분해질 수가 없었다.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송인아는 소방 통로 안에, 배현수와 조유진은 소방 통로 밖에 있었다.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가끔 화장실에 가기는 했었지만, 이 통로끝까지 오는 사람은 적었다. 조유진은 사람들이 이 방향으로 보았는지, 배현수와 자신을 알아보았는지 확실치 않았다.하지만 다행히도 배현수가 그들을 등지고 있었고 그녀는 그의 넓은 가슴에 파묻혀 있었다.사람들이 호기심에 이쪽으로 본다고 해도 열애 중인 젊은 남녀가 뜨겁게 사랑을 나누고 있는 줄 알고 별로 신경 쓰는 사람도 없었다.조유진은 긴장되는지 누가 볼까 봐 배현수의 셔츠에 파묻힌 채 사방을 두리번거렸다.태연하게 그녀를 바라보던 배현수의 한마디에 조유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안에서 먼저 끝날까 아니면 우리가 먼저 끝날까?”“...”조유진은 얼어붙고 말았다.이때 통로 안.송인아가 재촉했다.“됐어.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워서 가봐야 해.”“누나, 이대로 가게요? 대표님이 고자라면서 돌아가서 뭐 해요? 오늘 그냥 제 차를 타고 함께 갈래요? 어차피 파티 재미도 없잖아요.”“내가 자리를 오래 비운 사이 조유진 그년이 우리 대표님을 꼬시고 있을지도 몰라! 내가 지켜보지 않으면 사모님 자리를 뺏길 수도 있어. 내가
“...”조유진은 침묵에 잠겼다.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송인아가 실수로 그랬다고 해도 그녀는 용서받을 약간의 가능성도 있었다.하지만 조유진이 지은 죄는 배현수가 이미 사형을 내린 거나 다름없었다....조유진은 전기제어실에서 한참이나 쭈그려 앉아있어서야 이내 감정을 추슬렀다.그리고 테라스로 갔을 때, 불꽃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거대한 불꽃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테라스 난간에 기대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는 강이찬이었다.“유진 씨, 생일 축하해요.”“감사해요, 강 사장님.”“어디 있어요? 현수가 안 보이길래 혹시... 같이 있어요?”“아, 저는 지금 테라스에 있어요. 불꽃축제 하고 있길래요. 대표님과 함께 있지 않습니다.”강이찬은 한숨을 돌리더니 말했다.“불꽃축제요?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곧 갈게요.”하늘로 솟아올라 마치 꽃처럼 활짝 핀 불꽃은 전체 하늘을 밝혔다.알록달록 가지각색이었다.그녀는 2층에, 배현수는 1층에 있었다.배현수는 침향목을 담배에 끼워 불을 붙였다.핸드폰이 울리고, 카톡으로 메시지가 왔다.학교 가기 싫어 님이 문자를 보내왔다.「아저씨, 저 그 문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내일 저희 엄마 좀 만나보시면 안 돼요?」문자 뒤에는 대성통곡이라는 이모티콘이 함께했다.배현수는 한 손에는 담배를 쥐고 있어 한 손으로 문자 보냈다.「엄마를 만나보라고?」「네! 사실 오늘 저희 엄마 생일인데 건강이 좀 안 좋으세요. 잡지를 통해 아저씨를 알게 되었는데 엄마가 우상이라고 했어요! 받고 싶은 선물이 바로 아저씨랑 만나는 거라고 했고요. 아저씨랑 만날 수만 있다면 평생 여한이 없을 거라고 하셨어요!」‘이런 우연이. 유진이랑 생일이 같네.’「그러면 엄마한테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줘.」「아저씨, 제발 만나주세요! 저희 엄마 아저씨를 정말 존경한단 말이에요!」「엄마가... 질병을 앓고 계신다고?」녀석의 말투를 봐서는 오래 살지 못할 것처럼 느껴졌다.「아저씨, 저
다음날 토요일 점심.점심을 먹고 난 후 조선유는 조유진을 데리고 백화점으로 향했다.백화점에는 대형 서점이 있었다.조선유가 만화책이 보고 싶다고 해서 조유진은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서점으로 데려갔다.서점에 도착하고, 조선유는 계속 시간을 확인했다.배고프다면서 케익을 먹고 싶다고 했다가, 또 목이 마르다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다.조유진이 음식 사러 간 사이, 조선유는 2층 손잡이에 기대어 1층 상황을 살폈다.“아저씨 왜 아직 안 오는 거야!”조선유가 미간을 찌푸리고 두리번거리던 중 훤칠하고 익숙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조선유는 반가운 마음에 1층을 향해 손을 저으면서 소리 질렀다.“아저씨! 저 여기 있어요!”아이스크림 대기 줄에 서 있던 조유진이 멈칫했다.“선유야, 누구 부르는 거야?”조선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손가락으로 1층을 짚었다.“엄마, 내가 오늘 밖에 나오자고 한 건 친구를 소개해 주기 위해서야! 엄청 멋있고 엄마와도 잘 어울리는 분이야!”“친구? 어떤 친구?”‘선유가 언제 친구 같은 삼촌을 알게 된 거지?’조유진은 조선유가 짚은 곳을 바라보았다가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현, 현수 씨 아니야?’급히 시선을 거두고 조선유의 어깨를 잡더니 확인차 물었다.“선유야, 네가 말한 아저씨가 저 검은 셔츠를 입은 키 크고 멋있는 아저씨를 말하는 거야?”“응! 엄마도 키 크고 멋지다고 생각해?”“...”조유진은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저... 저 아저씨 너 누구 딸인 줄 알아?”조선유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 엄마한테 소개해 주려고. 엄마, 저 아저씨 알고 싶지 않아?”배현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오고 있었다.배현수는 아직 조선유가 누구의 딸인 줄은 몰랐다.조유진은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었다.“선유야, 여기 가만히 있어. 엄마 잠깐 화장실 다녀올 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일 있으면 엄마한테 전화해.”“근데 엄마, 아저씨 10분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했
멀지 않은 곳의 한 구석.조유진은 도둑처럼 벽 뒤에 숨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배현수가 허리를 숙여 아이스크림을 조선유에게 건네는 모습을 보았다.그리고 사랑스럽게 조선유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까지 보았다.함께 줄 서서 아이스크림을 사고, 도넛 가방을 메고 힘들면 배현수의 다리에 기대는 모습은 마치 아빠와 딸이 쇼핑하는 모습이었다.자신이 나타나면 이 아름다운 장면이 깨질까 두려워 차마 다가가지 못했다.‘만약 현수 씨가 내가 선유 엄마라는 걸 알게 되면 선유를 딸로 받아줄까?’‘선유를 빼앗아 가 못 만나게 하는 건 아니겠지?’조유진은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배현수는 평소에 누구도 다가가지 못할 정도로 차가운 사람이었다.하지만 조선유와 휴게실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 여기저기 묻히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있는 조선유를 부드럽게 바라보는 모습은 너무도 다정해 보였다.‘얼마 만에 보는 모습인가?’잊힐 정도로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 모습이었다.6년 동안, 조유진은 배현수와 조선유가 서로 만나는 날을 기대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정작 눈앞에서 본 이 화면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웠다.입을 막고 있던 조유진의 눈가에는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다....이때, 배현수가 시간을 확인했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아저씨는 가봐야 해서 여기서 가만히 아이스크림 먹고 있어. 엄마 오시면 말씀 전해주고.”입가에 온통 아이스크림을 묻힌 조선유는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말했다.“근데 아저씨, 아직 저희 엄마 보지 못했잖아요.”배현수는 습관적으로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말했다.“다음에.”“다음에 언제요? 아저씨 거짓말쟁이.”남아일언 중전금이라고 했다.“아저씨가 내준 문제를 풀게 되면 다시 만나.”아쉬운 표정의 조선유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그래요. 아저씨, 안녕.”“안녕.”배현수의 뒷모습이 흐릿하게 조유진의 시선에서 점점 멀어져갔고, 끝내 사라졌다.조유진은 감정을 가다듬고 다시 조선유의 곁으로 갔다.“선유야.”“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