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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선유는 작은 머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물었다.

“그럼 엄마, 나 사랑하냐고 계속 물어봐도 돼?”

조유진은 녀석의 부스스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몇 번을 물어봐도 엄마가 다 대답해 줄게.”

선유는 작은 팔을 벌려 조유진을 껴안았다. 품에 안긴 녀석은 많이 감동한 듯 살짝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 나도 엄마 많이 사랑해.”

“엄마도 선유를 너무 사랑해.”

앞에서 차를 운전하던 셀리나는 백미러로 모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이 임신한 걸 배 대표님이 알면 정말 기뻐할 겁니다.”

차창 밖, 하늘에서 또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조유진은 선유를 안고 창밖을 내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배현수가 기뻐할지 잘 모른다.

그는 항상 어린아이가 성가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선유를 매우 사랑하지만 선유가 재잘거리면 시끄러워했다.

큰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이를 그냥 놔두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선유에 대한 요구는 항상 엄격했다.

이번처럼 스위스에 와도 선유의 과외 숙제는 하나도 빠짐없이 체크했다. 개인 선생님이 집에 오기 시작하면서 선유가 배워야 할 것이 더욱 많아졌다.

일반과목 외에 피아노, 미술, 응용, 컴퓨터, 웅변 토론도 배워야 했다... 아직은 초기 시작단계인 수업도 있지만 일단 시작한 이상 멈추지 않았다.

선유가 아무리 징징거려도 배현수는 아무 말 없이 차가운 시선으로 녀석의 수업을 지켜봤다.

둘째 아이도 선유처럼 공부를 시키지는 않을까? 뭔가 두려웠다.

아이가 크면 선유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어른의 행세를 할 것이다.

“나도 다 겪어 온 거야. 습관이 되면 괜찮아!”

여기까지 생각한 조유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처음에는 둘째를 낳을 생각이 없었지만 의외의 일은 항상 계획보다 빨리 다가왔다.

소식을 천천히 받아들인 후, 그녀는 아이가 빨리 태어나기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집에 도착해 따뜻한 방안에 들어왔다.

조유진은 셀리나의 눈총을 받으며 침대에 누웠다.

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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