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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지금 국내는 아침이고 주식시장은 이제 막 열렸다.

배현수는 침대 머리맡에 기댄 채 조유진의 휴대전화를 꺼내 주식 두 개를 사줬다.

하나는 의료업계이고 하나는 반도체이다.

의료업계와 반도체업계는 기존의 상승추세를 지나 지금 바닥을 찍고 있다. 조금 시간을 두고 길게 보면 분명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주식을 다 산 후, 배현수는 핸드폰을 다시 옆에 놓았다.

자리에 누워서 조유진을 끌어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애기야, 방금 주식 200억 원어치를 샀어. 스위스에 있는 동안 할 일이 없으면 주식 추이를 연구해 봐.”

조유진은 주식을 해본 적이 없다.

주식시장의 말에 따르면 주식 투자는 도박과 같아 십중팔구 질 것이다.

그녀는 잠결에 비몽사몽으로 물었다.

“손해 보면 어떡해요? 원금은 갚아야 해요?”

배현수는 넋을 잃고 웃었다.

“3000억 원의 빚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거야?”

조유진은 몸을 뒤척이더니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러다가 또...”

배현수는 그녀의 뒤통수를 보며 씩 웃었다.

빚을 갚는 것에 트라우마라도 생긴 것일까?

그는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이번에는 손해 보면 내 탓이고 벌면 네가 가져.”

너무 졸렸던 조유진은 대충 듣고 고개를 끄덕인 뒤 까무러쳐 잠이 들었다.

어젯밤에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조유진이 깨어났을 때는 아침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선유는 소리를 지르며 뛰어왔다.

“엄마! 마당의 눈사람은 누가 만든 거야! 옆에 꼬마 선유라고도 쓰여 있어!”

조유진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자리에 앉았다.

배현수는 이미 떠났다.

협탁에는 포스트잇 한 장만 남아 있었다.

“스케쥴이 너무 빡빡해서 어쩔 수 없이 가야 해. 잠을 너무 깊게 자고 있어서 깨우지 않았어. 몸 잘 챙겨.”

마지막에는 ‘배현수’라고 쓰여 있었다.

조유진은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선유가 다가와 말했다.

“엄마, 뭘 보고 있어? 보지 마! 빨리 일어나서 바깥 정원에 있는 눈사람을 보러 가!”

조유진은 녀석의 손에 이끌려 얼른 씻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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