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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강이찬이 블루브릿지 바에서 비틀거리며 걸어나왔다. 바깥에는 이미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12월의 대제주시는 진작 추운 겨울로 접어들었다.

찬바람이 살을 에는 듯 추웠다.

눈보라 속에 서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어깨에 눈이 수북이 쌓였다.

휴대폰이 울리자 발신인도 보지 않고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전화에서 날카로운 욕설이 들려왔다.

“강이찬 씨, 내 딸과 언제 이혼할 거예요? 당신 여동생 때문에 우리 미경이 배 속의 아이까지 잃었는데 어떻게 여동생만 감쌀 수 있어요. 재벌 집 사모님? 안 하면 그만이에요! 눈치 좀 챙기고 빨리 우리 미경이와 이혼하세요! 안 그러면 당장 대제주시로 가서 모든 사람에게 당신과 당신 여동생의 악행을 고발할 거니까!”

조윤미이다. 심미경을 위해 불평하고 있었다.

술을 잔뜩 마신 강이찬은 온몸에 술기운이 돌았고 목소리도 약간 취해 있었다.

그는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이혼 안 하면 어떡할 건데요? 항상 다른 사람 먼저 배려했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원하는 것만 하려고요.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

조윤미가 다시 말하기 전에 그는 이미 전화를 끊었다.

강이진은 이미 죽었다.

그의 유일한 친척은 이제 심미경뿐이다.

심미경은 그의 반쪽이자 배우자이며 아내이다. 두 번 다시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강이찬은 휘날리는 눈을 무릅쓰고 성큼성큼 나정 아파트로 걸어갔다.

이곳에는 심미경이 세 들어 살고 있었다.

아파트 근처로 가기도 전에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강이찬은 순간 걸음을 멈췄다. 심미경도 그를 보았다.

두 사람은 눈 속에 선 채 서로를 바라봤다.

며칠 못 본 사이 강이찬은 많이 야위고 초췌해졌다.

비참하게 죽은 강이진이 그에게 큰 타격을 준 것 같다.

길 가다가 만난 이상 모른 척할 수 없었다.

심미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 찾으러 온 거예요?”

이곳은 천우 별장과 그의 회사 모두 꽤 거리가 있었다.

강이찬은 그녀 앞에 다가가 손에 든 슈퍼마켓 쇼핑백을 받아 들더니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무거워요. 내가 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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