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03화

조유진은 그녀의 손을 덥석 잡더니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그거 없어요.”

그녀에게 키스하던 배현수는 미처 반응을 못 한 듯 쉰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 없어?”

조유진은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콘돔.”

뜨거웠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조유진은 다시 옷을 입더니 겉옷을 걸치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선물을 가지러 갔다.

배현수는 허탈함에 빠져있었다.

침대에 기대어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눌렀다.

한밤중에 무엇인가에 얻어맞은 듯했다.

조유진이 다시 왔을 때 배현수는 이미 풀었던 벨트를 맸고 긴 손가락으로 셔츠 단추를 채우고 있었다.

조유진은 선물을 들고 걸어왔다.

“사이즈 맞을 것 같은데 한번 해볼래요?”

짙은 파란색 벨벳 상자를 열었다.

안에 두 개의 스터드가 박힌 플래티넘 커플링이 있었다. 클래식한 디자인으로서 화려함은 없었지만 대범해 보이는 스타일이었다.

침대 옆에 앉아있는 배현수가 말했다.

“네가 산 거니까 네가 끼워줘.”

조유진은 그의 약지에 있던 은반지를 빼고 새 플래티넘 반지로 갈아 끼웠다.

사이즈가 딱 맞았다.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피부가 하얗고 뼈마디가 뚜렷한 배현수의 긴 손가락에 플래티넘 반지가 끼워졌다. 약지에 끼워진 반지는 은은하고 차가운 빛을 내고 있었다. 욕망이 가득해 보이는 손에 반지가 끼워지자 족쇄처럼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사람 냄새가 났다.

하지만 욕망은 더욱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금욕을 외칠수록 더 참을 수 없는 법이다.

배현수는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내려다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너의 것은?”

조유진이 여자 커플링을 그에게 건네줬다.

배현수는 그녀의 약지에 반지를 끼워줬다. 약지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약지에 입술을 맞췄다.

두 사람은 또 한참이나 한데 부둥켜안고 있었다.

이때 조유진은 문득 무슨 생각이 난 듯 말했다.

“아 참, 선유가 아직 현수 씨가 온 줄 모르니까 가서 불러올게요.”

자리에서 일어나서 선유를 부르러 가려고 했다.

그러자 배현수는 그녀를 덥석 끌어당기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