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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세상의 이목은 아랑곳하지 않아도 되지만 만약 그런 이목이 SY그룹과 배현수에게 상처를 준다면 조유진은 결코 편안한 마음으로 그의 곁에 있을 수 없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조유진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가끔은 정말로 7년 전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 작은 셋방에 다시 살고 싶어요. 그때의 배현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조유진을 사랑할 수 있었고... 그때의 결백한 조유진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당당하게 살 수 있었으니까.”

그땐 아무도 조유진이 배현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제주시 방송학과의 퀸카 조유진, 대제주시 법학과 수재 배현수, 두 사람 모두 한없이 빛나는 앞날을 기약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조유진은 그와 어울리지 않았다.

배현수가 더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가 아니라 조유진에게 거짓 증언의 딱지가 붙어 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배현수는 늘 멘탈을 붙잡고 이성을 유지하려 했지만 막상 조유진을 밀어내려고 하니 마음이 한없이 약해졌다.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 모르는 배현수는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며 한마디 했다.

“적어도 나에게 너는 절대 부정적인 존재가 아니야. 유진아, 네가 있어서 내 인생도 가치가 있는 거야.”

눈시울이 붉어진 조유진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와 결혼해 줄래요? 배현수 씨?”

‘얼마든지.’

마음속으로 열 번 넘게 하는 말이었지만 쉽게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그에게 쓸데없는 세상의 이목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배현수가 원한다면 그 여자가 살인범이어도 상관이 없었다.

조유진의 그까짓 죄명은 그만 용서해 주면 그만이다. 세상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자격은 없다.

하지만 조유진이 죽어가는 사람과 결혼하게 할 수는 없었다.

배현수는 눈을 꼭 감고 말했다.

“유진아, 미안해. 나는 할 수 없어.”

그녀를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할 수 없는 것이다.

조유진도 그리 놀라는 기색이 아니었다. 배현수를 원망하지도 않았다.

목이 꽉 막힌 조유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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