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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립스틱을 바르자 조유진의 얼굴은 순식간에 화사해 보였다.

선유 역시 초롱초롱한 눈을 똑바로 뜨고 작은 팔로 조유진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엄마, 너무 예뻐. 나와 결혼해 줄래?”

그러자 옆에 있던 장은숙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는 아빠에게 시집가야 하는데 어떻게 너와 결혼해? 네가 화동하면 되겠네.”

그 말에 선유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화동이 뭐예요?”

“화동은 말이지... 너의 엄마와 아빠 결혼식 때 앞에서 꽃을 뿌려주는 아이들이야.”

전신거울 속 웨딩드레스를 입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조유진은 곧 배현수를 만나러 나갈 생각에 왠지 모르게 긴장되었다.

럭셔리한 웨딩드레스에 잠깐이나마 배현수와 결혼한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장은숙과 선유가 조유진의 뒤에서 드레스 자락을 들어줬다.

조유진은 계단 손잡이를 잡고 한 계단씩 아래로 내려갔다.

소파에 앉아 있던 배현수는 발걸음 소리에 고개를 그쪽으로 돌렸다.

선유는 어디에서 갖고 왔는지 장미 꽃잎 한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녀석은 작은 손으로 꽃잎을 움켜쥐고 허공에 뿌리며 외쳤다.

“신부 입장!”

분홍색 장미 꽃잎이 바닥에 가득 떨어졌다.

눈이 마주친 배현수는 마치 진짜로 신부를 맞는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조유진은 웨딩드레스 치맛자락 한끝을 들고 빙그레 웃으며 천천히 그에게 걸어갔다.

분명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이 몇십 초라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머리 위에 신부 왕관을 썼더라면 완벽에 완벽을 가했을 것이다.

조유진이 가까이 다가오자 배현수는 순간순간을 놓칠세라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그의 눈에서 그윽하고 은은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뜨거운 시선에 조유진은 저도 모르게 쑥스러워 웨딩드레스를 위로 올리며 물었다.

“예뻐요?”

“응. 예뻐.”

조유진은 살면서 처음으로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배현수 또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조유진을 처음 봤다.

어디 예쁘기만 하겠는가?

배현수의 눈빛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

선유가 뛰어오더니 조유진과 배현수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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