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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강이찬은 고개를 위로 젖히고 눈을 꼭 감았다. 그는 주먹을 쥔 손에 힘을 꽉 주고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진아, 꼭 이렇게까지 몰아붙여야 해?”

“오빠, 몰아붙이는 건 오빠야. 현수 오빠도 감옥에 갔다 왔잖아. 가서 물어봐. 3년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나 정말 들어가고 싶지 않아. 그런 곳에 일단 들어가면 인생은 끝장이야! 감옥에 가느니 차라리 여기서 그냥 죽을게!”

다시 뒤돌아선 강이찬은 눈이 시뻘게져 있었다.

“그 칼 내려놔.”

강이진은 울면서 미친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소란 피우는 거 싫어한다는 거 알아. 오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도와줘. 오빠와 심미경의 결혼식이 끝나면 바로 외국으로 나갈게.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게. 두 번 다시 소란 피우지 않을게. 오빠... 제발 한 번만 도와줘. 우리가 피를 나눈 친남매인 걸 봐서라도... 부모님의 체면도 있잖아. 예전에 오빠를 구하려고 내가 다리를 다칠 뻔한 것을 봐서라도 제발...”

강이찬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그런 그의 표정은 애석하면서도 무감각해 보였다.

강이찬이 계속 아무 말을 하지 않자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던 강이진의 손은 점점 더 목 가까이 들이밀었다. 벗겨진 그녀의 피부에서는 피까지 흘러나왔다.

애원하는 강이진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다.

“오빠, 나 정말 감옥에 가고 싶지 않아. 오빠가 계속 이러면 나는 정말 죽을 수밖에 없어.”

“미경 씨가 죽지 않았으니까 죄가 심각하지는 않을 거야. 게다가 자수하면 기껏해야 4, 5년이겠지. 이진아, 4, 5년 뒤라고 해도 너 겨우 서른 살이야. 감옥에서 잘 보이면 가석방될 수도 있고...”

강이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참고 있던 강이진이 비명을 질렀다.

“4, 5년? 그 후에 나오면 폐인이나 다름없는데 여기서 누가 나를 받아주겠어? 그때는 취직도 안 돼. 오빠, 어떻게 심미경 때문에 내 인생을 망치려 해? 그래, 차라리 내가 죽을게. 죽으면 그만이니까!”

칼을 들고 있는 강이진은 당장이라도 목을 찌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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