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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전화기 너머로 옥상의 윙윙거리는 바람 소리가 들렸고 통화하는 사람의 목소리도 매우 급해 보였다.

이내 정신을 차린 강이찬은 휴대전화를 꽉 잡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일단 조금만 더 잡고 있어 주세요. 바로 갈게요.”

이 전화 소리에 옆에서 자고 있던 심미경까지 깼다.

옆에 있던 심미경은 그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에요?”

“강이진이 또 미친 짓을 하네요. 잠깐 나갔다 올게요.”

심미경은 흠칫 놀랐다.

“이진이가 왜요? 나도 같이 갈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먼저 쉬어요. 나 기다리지 말고.”

심미경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운전 조심하고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요.”

“네, 알겠어요.”

...

쌀쌀한 초겨울 밤, 찬바람이 살을 에는 듯 추웠다.

옥상에 서 있는 강이진은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다.

강이찬이 도착했을 때, 옥상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젊은 아가씨가 대체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이러는 거예요?”

“빨리 내려오세요. 무슨 일이 있든 일단 내려와서 얘기해요!”

중년을 훌쩍 넘긴 아저씨와 아줌마들은 열심히 그녀를 타이르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강이진에게 다가간 강이찬은 차가운 얼굴로 호통쳤다.

“너 이제 어린애 아니야. 잘못했으면 벌을 받을 생각 해야지! 어떻게 그 죄가 두렵다고 자살할 생각만 하는 거야? 내려와! 사람들이 비웃어!”

하지만 강이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는 눈물범벅인 얼굴로 고집을 피우며 말했다.

“거기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일단 내려와서 얘기해!”

강이진은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오빠, 내가 여기서 뛰어내리면 나를 용서해 줄 거야?”

“이진아, 그렇게 제멋대로 굴지 마! 더 이상 나에게 강요하지도 말고!”

강이진이 정말 뛰어내리면 강이찬은 평생 죄책감 속에서 살 것이다.

강이진은 앞으로 한 발 내디뎠다. 감옥에 가는 것보다 차라리 이렇게 죽는시늉으로 강이찬의 마음을 되돌리고 싶었다.

강이찬은 조급한 마음을 가다듬고 외쳤다.

“강이진! 내려와! 더 이상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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