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1화

조유진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전세까지 냈는데 안 가면 돈 낭비잖아요. 그리고 내가 특별히 우리가 같이 본 적 없던 영화로 골랐단 말이에요.”

그 말에 배현수는 눈썹을 찡그렸다.

“무슨 영화? 너와 같이 액션 영화를 본 것은 기억이 나.”

그의 말을 들은 조유진은 저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런 영화 아니에요! 진지한 멜로 영화란 말이에요...”

배현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가린 그녀의 손을 잡더니 그녀의 볼을 꼬집으며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멜로 영화가 진지한 것도 있어?”

멜로 영화에 에로틱한 장면이 빠지면 어린이 프로가 아닌가?

조유진은 배현수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차갑고 도도한 사람이 어떻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이런 음담패설을 내뱉을 수 있단 말인가!

7년 전, 그들이 동거를 막 시작했을 때의 일이다.

나이가 어린 조유진은 그런 영화들이 궁금해 배현수에게 같이 보자고 졸랐다.

처음에 배현수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절친 남초윤이 그녀에게 안 좋은 것만 가르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유진이 하도 조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같이 보게 되었다.

사실 배현수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 예전에 기숙사에 살 때, 남자애들은 이런 영화를 보고 어떤 여자가 예쁜지 토론하곤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것들보다 조유진과 함께 있는 게 훨씬 더 좋았다.

조유진이 하도 보겠다고 떼를 써서 배현수도 어쩔 수 없이 같이 그런 영화를 봤다. 하지만 얼마 보지 못하고 바로 컴퓨터를 껐다.

조유진이 다른 남자를 보는 것을 정말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그는 그녀의 온몸에 오랫동안 키스했다. 그러고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앞으로 다른 남자 보지 마. 보고 싶으면 나를 봐.”

조유진은 배현수의 품에 반쯤 안긴 채로 제일 위층에 있는 프라이빗 영화관에 들어섰다.

그녀가 고른 영화는 비교적 오래된 2007년에 개봉한 [속죄]라는 영화였다. 배현수는 이 영화를 본 적이 없었지만 슬픈 결말로 끝나는 비극적인 영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