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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오늘 밤, 사실 조유진은 겉으로 심미경의 결혼을 말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배현수를 떠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배현수는 그녀의 말에 아무런 동요도 없었고 그 어떤 대답도 없었다.

조유진은 울고 싶지 않았다. 이 눈물이 부끄러워서든 화가 나서든, 그게 아니라 억울해서 괴로운 눈물일지라도 왠지 너무 체면이 깎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꼭 껴안고 있던 배현수는 한참 지난 후에야 심장의 통증이 가라앉았다. 그제야 그녀를 품에서 놓아준 배현수는 큰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결혼은 큰 행사야. 우리가 심미경 씨나 이찬이가 아니잖아. 내가 너와 결혼하려면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해. 나에게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안 될까?”

그 말에 조유진은 배현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결혼하기 싫으면 그런 핑계 대지 않아도 돼요. 내가 현수 씨에게 결혼을 강요한 것도 아니잖아요.”

말을 마친 조유진은 또다시 배현수를 뿌리치고 앞으로 걸어갔다.

배현수는 씩 웃으며 다시 그녀의 팔을 잡고 말했다.

“일단 먼저 이 귀찮은 일들을 다 처리하면 내가 성남에 너와 선유를 데리러 갈게. 그러고 나서 우리 혼인신고 하러 가자.”

하지만 배현수는 이 생에 그녀와 결혼할 기회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일단 지금은 그녀를 달래지 않으면 조유진은 어쩌면 성남도 안 가겠다고 할 것이다.

배현수는 항상 어쩔 수 없이 조유진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는 사람을 속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늘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조유진은 배현수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하려는 듯 눈을 부릅뜨며 그를 노려봤다. 하지만 배현수가 작정하고 속이려 한 이상 그녀는 절대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눈빛으로 보아 확실히 거짓말 같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조유진은 그저 말없이 배현수를 바라봤다. 하지만 배현수는 어느새 따스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이때 배현수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며 말했다.

“화 다 풀렸어?”

“일단 오늘 현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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