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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조유진은 심미경의 인스타 스토리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때 남초윤에게서 음성 메시지가 왔다.

“미경 씨는 자기가 대타 노릇을 한 게 진짜 상관없을까? 아니면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었는데 그 자식이 얘기하지 않은 걸까? 나는 왜 갑자기 강이찬이 이렇게 쪼잔해 보이지? 예전에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 참, 배현수와는 어떻게 돼가고 있어? 미경 씨와 강이찬도 결혼하는 마당에 애까지 있는 너희들도 이참에 혼인신고를 하는 게 어때?”

조유진이 스피커 핸드폰으로 음성을 듣다 보니 옆에서 운전하던 배현수도 남초윤의 말을 들었다.

순간 두 사람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조유진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배현수를 보며 말했다.

“미경 씨와 이찬 씨가 오늘 혼인신고 하러 갔대요. 두 사람이 찍은 웨딩사진 봤어요?”

“아니.”

배현수는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 그의 덤덤한 얼굴은 그 어떤 감정도 엿볼 수 없었다.

이때 남초윤에게서 또다시 음성 메시지가 왔다.

“결혼이라는 이 늪에 빨리 들어와 봐. 그러다가 나중에 깨지면 같이 이 늪을 벗어나는 게 어때? 적어도 친구가 같이 있으면 덜 심심할 것 같은데? 유진아, 진짜로 궁금해서 그러는데 지금 너의 마음은 어떤 거야? 배현수가 살아 돌아왔으니 우리가 곧 축배를 들 준비를 하고 있으면 될까?”

이 음성도 스피커폰이었지만 옆에 있는 배현수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조유진은 문자로 한마디 답장했다.

[나는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그러자 남초윤의 음성 메시지 답장도 이내 다시 왔다.

“설마? 배현수가 도도한 척하는 거야? 너와 결혼하기 싫대?”

조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배현수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배현수는 눈살만 살짝 찌푸릴 뿐 계속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남초윤의 음성 메시지를 배현수도 사실 다 듣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또한 일종의 대답이었다.

이어 남초윤은 계속 메시지를 보냈지만 조유진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더 이상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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