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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조유진은 사실 받기도 안 받기도 애매모호한 상황이었다. 여자로서 덥석 받는 것도 꽤 곤란하기 때문이다.

마치 그녀가 꼭 관계를 갖지 못해 안달이 난 것처럼 보였으니... 물론 조유진의 마음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저...”

조유진이 괜찮다고 말하려고 할 때 앞에 있던 배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방값까지 다 합쳐서 얼마예요?”

“십삼만 원.”

배현수가 돈을 지불하자 아주머니는 손에 쥔 콘돔 한 줌을 다시 조유진에게 건네며 낮은 소리로 한마디 했다.

“몸조심해.”

콘돔 한 줌을 움켜쥐고 있는 조유진의 손바닥은 불타오르는 듯 뜨거웠다.

너... 너무 창피해서...

조유진은 배현수의 등에 얼굴을 묻고는 손으로 그의 등을 꼬집으며 말했다.

“빨리 가요.”

방은 바로 지리산 옆에 있어 방안에서 바로 산의 경치를 볼 수 있었지만 복도 제일 끝에 있는 끝방이었기에 한참 걸어야 했다.

방 구조는 여전히 스위트룸이었고 방 가운데에는 물침대가 놓여있었다.

배현수는 조유진을 침대에 내려놓고 큰 손으로 침대 매트리스를 누르며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 흔들거리는 거 아니야? 이런 데서 어떻게 자? 프런트에 가서 평범한 더블 침대방이 있는지 물어보고 올게.”

이 물침대는 말 그대로 물에 있는 것처럼 심하게 흔들리는 것 외에 별 특이한 것이 없었다.

배현수가 일어나자 침대에 앉아 있던 조유진이 갑자기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얼떨떨해진 배현수는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

“침대가 마음에 들어?”

사실 배현수가 별 뜻 없이 한 말이었지만 조유진의 귀에는 꼭 마치 ‘너는 이 침대에서 하는 것을 원해?’라고 묻는 듯했다.

전에 이 호텔에 왔을 때 물침대에서 잔 적도 있었고 이 물침대에서 관계를 가진 적도 있었다.

별 특별한 느낌은 없었지만 침대가 너무 흔들리는 바람에 한밤중에 잠에서 깨거나 몸을 뒤집으면 옆에 있는 다른 한 명도 쉽게 잠에서 깨기 일쑤였다.

관계를 하는 데 좀 더 새로운 것을 원한다면 여기서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단순히 잠만 자려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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