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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부어도 상관없어요. 현수 씨, 왜 만나고 나서 지금까지 자꾸 나를 피해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예요?”

만약 배현수가 싫어하면 그녀도 두 번 다시 그에게 매달리지 않을 것이다.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스토커처럼 자꾸 질척거리며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조유진 또한 그런 짓 따위 하고 싶지 않았다.

공해 바다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일을 겪은 후, 그녀는 두 사람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높은 장벽이 허물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배현수는 죽음에서 겨우 살아났음에도 바로 조유진을 만나러 오지 않았다. 그녀는 그 이유를 잘 몰랐지만 왠지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다시 돌아온 배현수는 그녀를 보는 눈빛마저 싸늘하게 변해 있었다.

등을 돌린 채 서 있는 배현수는 그저 덤덤한 목소리로 조유진에게 말했다.

“너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야. 유진아, 하지만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너에게 그 어떤 것도 약속할 수 없고...”

영원을 약속하는 것은 너무 어렵고 평생이라는 시간 또한 너무 길다.

배현수는 그녀에게 그 어떤 것도 약속할 수도, 줄 수도 없었다.

그는 이미 애초의 약속대로 719부대에 들어가게 되었고 서심같이 해독약도 없는 독에 중독되었으니 이제 며칠을 더 살 수 있을지 배현수 자신조차 알 수 없었다.

드래곤 파 쪽에서는 계속 SY그룹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공해 바다 위에서 719부대와 전쟁을 선포한 이상 앞으로 배현수에게도 평화로운 날이 며칠 남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도 조유진을 원하고 소유하려 한다면 이보다 더 나쁜 놈은 없을 것이다.

그는 이제 조유진과 선유를 자신에게서 완전히 떼어내야 했다. 두 모녀가 대제주시에 머물러 있는 것도 어쩌면 위험할 수 있었다.

요 며칠, 그는 조유진과 선유를 비밀리에 스위스로 보내려고 했다. 국제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는 스위스는 드래곤 파의 세력이 개입하고 있지 않아 그곳에서는 평화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었다. 그런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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