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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가는 길 내내 조유진은 배현수의 어깨에 기댄 채 그만 바라봤다.

사실 두 사람은 겨우 18일 동안 떨어져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생사를 넘나드는 이별을 겪었던 탓인지 보름 남짓한 이 짧은 시간이 조유진은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졌다.

그녀는 그사이 배현수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잔뜩 준비해 놓았었다. 하지만 막상 만나고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현수 씨.”

“어?”

“18일 동안 어디 갔었어요? 왜 산성 별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거예요? 나와 선유는 현수 씨의 관까지 준비할 뻔했잖아요.”

시신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하관하더라도 준비한 관에는 시신 없이 유품만 넣어야 했다.

잠시 걸음을 멈춘 배현수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고 물었다.

“유진아, 설마 그사이 내가 다른 사람이라도 만났을까 봐 의심하는 거야?”

그 말에 얼굴이 살짝 달아오른 조유진은 배현수의 목을 감싸고 있는 팔을 더 꽉 끌어안았다.

배현수는 질문만 했을 뿐 굳이 대답을 기다리는 것 같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그녀를 업고 산 아래로 성큼성큼 내려갔다.

배현수는 분명 조유진의 눈앞에 있었지만 그녀는 왠지 모르게 그가 언제라도 당장 사라질 것만 같았다.

조금 전, 배현수와 만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그는 조유진이 묻는 모든 질문에 최대한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아니면 아예 침묵으로 일관했다.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을 싫어하는 조유진 또한 배현수가 대답하지 않는 이유가 드래곤 파 혹은 719부대와 관련이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719부대도 분명 비밀스러운 조직일 것이라 생각했다.

조유진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배현수의 목을 더 꼭 감싸 안았다.

배현수가 무사히 살아 있는 것이 지금 이 순간 제일 중요했기 때문에...

지리산 모텔에 도착하니 카운터에는 여전히 그때 그 아주머니가 있었다. 파마한 듯한 곱슬머리,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 그리고 검은 망사 스타킹에 하이힐을 신고 있는 아주머니는 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 있었다.

담배 두 모금을 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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