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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배현수는 30년 동안 살아 오면서 거짓말을 딱 두 번 했다.

첫 번째는 공해 바다 위에서였다. 배현수는 조유진에게 죽든 살든 늘 그녀와 함께할 거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조유진과 헤어진 후, 다른 사람이 그에게 더 이상 조유진을 사랑하지 않냐고 물었을 때였다. 그때 그는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눈시울이 시뻘게진 조유진은 배현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현수 씨도 이제 거짓말할 줄 아네요? 만약 오늘 내가 드래곤 파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 거예요? 그 재스민 그린 밀크티도 현수 씨가 산 거죠? 그렇죠?”

“유진아...”

“육지율 씨는 현수 씨가 살아있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배현수는 손을 들어 조유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그칠 줄 모르는 그녀의 눈물은 배현수가 닦자마자 또다시 흘러내렸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는 배현수의 마음도 너무 아팠다.

배현수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단 여기에서 벗어나고 다시 얘기해.”

그러나 발목이 다친 조유진은 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산기슭까지는 아직 한참 남아 있었다.

배현수가 일어나 등을 돌리려 하자 조유진이 그의 팔목을 잡으며 물었다.

“어디 가요?”

바닥에 앉아 고개를 든 채 배현수를 빤히 보고 있는 조유진의 눈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조유진은 배현수가 또 그녀를 버리고 떠나는 줄 알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배현수의 가슴도 뭉클해졌다. 등을 돌린 배현수는 쪼그리고 앉아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그녀를 보며 말했다.

“그 발로 산에서 어떻게 내려가려고? 빨리 업혀.”

조유진이 가만히 있자 배현수는 두 손을 뒤로 젖히며 말했다.

“말 들어, 빨리.”

드래곤 파 사람들이 다시 이곳에 오기라도 하면 그때는 진짜 곤란한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두 사람은 최대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나야 했다.

등 뒤에 있던 조유진이 두 손으로 배현수의 목을 감싸자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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