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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현수 씨가 직접 만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나도 그냥 차를 몰고 떠난 거예요. 나는 현수 씨가 말한 그 규칙들을 다 무시하고 길 건너로 달려갈 수 있었어요. 어차피 지금까지 우리 서로 놓지 못하고 계속 질척거리고 있었잖아요. 결과가 없다고 해도 뭐 어때요? 서로 이렇게 계속 놓지 못하고 있는데... 물론 무책임하고 못 됐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나도 원래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니까 상관없어요. 위증까지 한 사람이 좋아봤자 얼마나 좋겠어요?”

조유진은 침을 꿀꺽 삼키며 계속 말했다.

“그저 나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한 가닥의 인간성으로 참고 있는 거라고요.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면 현수 씨를 흔들지 말아야겠다고... 정말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고요. 분명 이제 겨우 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공해 바다에서 나와 생사를 같이할 거라는 현수 씨 말을 믿었어요. 그래서 다시 흔들렸고요. 그런데 지금은 현수 씨가 나와 더 이상 같이 있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내 생각이 틀렸어요?”

조유진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가리지 않고 다 해버렸다.

시뻘게진 조유진의 눈시울을 보고 있던 배현수는 서심의 독성이 발작해서인지 순간 심장이 쥐어뜯기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는 예전처럼 그녀를 꼭 안아 주고 싶었지만 끝내 참았다.

배현수는 얼굴의 감정을 최대한 숨기며 말했다.

“내 생각이 짧았어. 성남에 너를 찾으러 가는 게 아닌데... 말해, 어떻게 보상해 주면 될까? 네가 해 달라는 거 다 해 줄게.”

배현수는 그녀가 원하는 것은 모두 다 줄 수 있었다. 미래에 대한 약속만 빼고...

조유진 또한 배현수의 말뜻을 바로 알아챘다. 앞으로 더는 자기를 귀찮게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배현수의 말에 조유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배 대표님께서 나와 자자마자 바로 나를 버리려고요? 그런데 SY 회사 주식이 내 손에 있는데 배 대표님도 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네요. 아니면 다른 곳에 숨겨진 재산이라도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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