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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배현수는 손을 들어 조유진의 머리카락을 문지르며 말했다.

“응, 안 갈게. 너와 함께 산성 별장으로 돌아갈게.”

SY 그룹 내부에도 아직 배현수가 수습해야 할 일이 많았다.

또한 앞으로 조유진과 선유 두 모녀가 함께 살 곳도 미리 봐둬야 했다.

배현수는 나중에 자기가 없더라도 두 모녀가 서로 의지하며 안전하게 잘 살기를 바랐다.

자기의 말에 설득이 되었다고 생각한 조유진은 배현수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래요. 이번에는 현수 씨를 한번 믿어볼게요.”

배현수가 먼저 체크아웃을 하러 나갔고 세수를 마친 조유진도 옷매무새를 정리한 후 가방과 기복부를 들고 방을 나섰다.

모텔 복도에서 조유진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배현수를 보았다.

배현수가 가지 않은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조유진은 발목의 상처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 들고 있던 가방과 기복부는 바닥에 그대로 떨어졌다.

순간 어리둥절해진 배현수는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

“유진아, 왜 그래?”

그녀가 많이 불안해하는 것을 느낀 배현수는 긴 팔로 그녀를 꼭 감싸 안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은 채 꽤 오랫동안 복도에 서 있었다.

배현수의 품에 한참이나 안긴 후에야 조유진은 그나마 감정을 추스를 수 있었다. 그녀는 배현수 허리춤의 셔츠를 손으로 움켜쥐고는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 발목이 좀 아파요.”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꼭 마치 배현수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 같았다.

조유진은 꽤 오랫동안 배현수에게 애교를 부리지 않았다.

그는 손으로 그녀의 작은 얼굴을 살짝 꼬집더니 한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가방과 기복부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를 안아 들었다.

“기복부는 어떻게 가지고 나온 거야?”

배현수의 목을 껴안은 조유진은 당당한 얼굴로 말했다.

“현수 씨가 나에게 쓴 거잖아요. 기념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가져가는 건데 안 돼요?”

“돼.”

하지만 기념으로 남긴 물건들이 앞으로 어쩌면 그녀의 심장을 후벼 파는 화살이 될 지모 모른다.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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