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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하... 야 이 꼬맹이, 지금 누구보고 체력이 안 좋다는 거야? 어제 네가 공연을 보겠다고 해서 목마에 태워준 사람이 누구인데! 이제 아빠가 왔다고 이 아저씨를 까맣게 잊은 거야?”

“아저씨, 왜 어린이와 싸우고 따지려고 해요? 어제 나와 고작 하루정도 같이 있은 거로 이렇게 힘들다고 하면 나중에 아저씨와 이모가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하려고요?”

선유의 말에 육지율은 말문이 막혔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남초윤도 난처한 얼굴로 한숨만 내쉬었다.

애어른 같은 선유가 정말 별소리를 다 하니... 누가 이 녀석을 말릴 수 있겠는가.

물론 남초윤과 육지율은 아이 문제에서만큼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결혼하고부터 지금까지 두 사람은 아이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혼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마당에 아이는 더더욱 가져서는 안 되었다.

오후 내내 배현수는 육지율과 단둘이 그동안의 회사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저녁에 선유가 집에 가서 숙제해야 한다고 조르는 바람에 세 사람은 육지율의 집에서 저녁을 먹지 않고 산성 별장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현수는 그동안 밀린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바로 서재로 들어갔다.

선유도 숙제할 책과 커다란 유리병을 품에 안고 배현수를 따라 서재로 들어갔다.

녀석은 배현수 앞에 서서 불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아빠, 오자마자 왜 일부터 해요? 엄마와 말도 안 하고. 그동안 어디 있었어요? 엄마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알아요? 매일 울었어요.”

선유의 말에 배현수는 순간 하던 일을 멈췄다.

그는 노트북을 덮고 옆에 서 있는 선유를 바라보며 물었다.

“손에 든 것은 뭐야?”

선유는 마치 보물을 내놓는 듯 조심스럽게 유리병을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이것은 나와 엄마가 직접 접은 종이학이에요. 안에 천 마리나 들어있어요! 엄마와 내가 며칠 내내 이것만 접었어요. 아빠가 돌아왔으니 이제 아빠에게 드릴게요.”

“갑자기 왜 종이학 접을 생각을 한 거야? 숙제는 안 하고 매일 이것만 접고 있었던 거야?”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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