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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조유진은 아주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배현수는 이마에 핏줄이 선명히 보일 정도로 참고 있었다. 그는 조유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유.진.아.”

“현수 씨라면 정신적인 사랑도 나는 기꺼이... 웁.”

배현수는 오른손으로 넥타이를 풀며 다른 한 손으로 조유진을 힘껏 안아 올렸다. 그녀는 배현수의 넘치는 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조유진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배현수를 바라보자 그는 조유진의 귀를 깨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잘 생각하고 결정해. 더 이상 너를 책임질 수 없을지도 몰라. 유진아, 자꾸 나를 자극하지 마. 지금 내 위에서 내려오면 나도 너를 안 건드릴게. 나중에 후회할 짓 하지 말고. 응?”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 톤은 너무 확고한 말투였지만 모순적이게도 그 목소리 사이로 그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배현수는 그녀더러 자기를 멀리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조유진은 더 반항적으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는 물끄러미 배현수를 보며 말했다.

“나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에요. 어른이고 성인이에요. 그 누구도 저를 책임질 필요가 없어요. 나는 내가 책임져요. 이런 일은 당신이 원하고 내가 원하면 할 수 있는 거라고요. 영원한 약속? 그런 끝이 안 보이는 것은 필요 없어요. 현수 씨, 나는 지금 이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어요.”

“내 말은 내가 어쩌면 너와 결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야. 그래도 상관없어? 후회 안 할 자신이 있냐고?”

조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전에도 나와 결혼 안 했잖아요. 그래도 우리 할 건 다 했어요. 아이까지 낳았는데 인제 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좀 억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현수 씨에게 매달리지 않을게요. 나를 보기 싫어서 꺼지라고 하면 기꺼이 떠날게요. 하지만 지금은 현수 씨도 원하잖아요. 아니에요?”

두 사람은 서로의 이마를 맞댄 채 눈을 마주 보고 있었다.

배현수는 조유진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야? 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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