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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그때 현수가 널 구하기 위해 온몸에 폭탄을 매달아 놨는데 그가 무슨 재간으로 죽음을 피해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조유진은 여전히 고집을 부렸다.

“그의 몸에 매단 폭탄이 가짜라면요? 상대방에게 혼선을 주기 위해서 위장한 거라면...”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근데 그날 밤 유람선은 진짜 폭발했잖아. 유진아, 자꾸 아닌 걸 억지로 지어내려고 하지 마.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서둘러 네 정서를 조절하고 현수를 대신해 SY 그룹을 보란 듯이 지켜내는 거야. 그리고 네에겐 선유도 있잖아. 선유에게 네가 없으면 되겠어? 선유를 봐서라도 하루빨리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해.”

육지율은 입이 무거운 사람인지라 배현수에 관련된 그 어떤 사실도 누설하지 않았다.

조유진은 그의 말을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현수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

배현수가 진짜 살아있다면 왜 그녀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까?

혹시 심미경처럼 기억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하지만 기억을 잃었다면 그녀가 재스민 그린 밀크티를 즐겨 마시는 사실을 그가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

조유진은 배현수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려고 시도했지만 자신의 논리에 의해 금세 반박당했다.

조유진의 눈 밑은 잿빛 안개가 껴 생기를 잃었다.

“육 변호사님, 내일 하루만 남초윤과 함께 선유를 좀 봐주실 수 있나요?”

“어디 가려고 그래? 유진아, 허튼 생각을 하거나 그러면 안 돼...”

그녀는 입꼬리를 끄집어 당기며 힘없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허튼 생각 하지 않아요. 지리산 절에 가 기도하면 소원이 잘 성취된다고 하더라구요. 내일 절에 가서 부처님께 현수 씨가 아직 살아있는지 물어보려고요.”

사람들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지만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을 때 흔히 실체도 없이 허무맹랑한 하느님이나 부처님에게 모든 희망을 걸게 된다.

조유진이 6살 때 갑자기 고열이 났었다. 그래서 안정희가 그녀를 병원에 데려가 주사나 링거도 맞히고 약도 먹이며 할 수 있는 치료를 다 해봤으나 고열이 떨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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