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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남초윤은 순간 이해가 안 되는 듯 되물었다.

“내가 뭐요?”

“남자들은 모두 사랑꾼인 척 연기하고, 여자는 일편단심이지만 티를 내지 않을 뿐이라며. 그러면 당신도 그런 여자예요?”

육지율은 문득 그녀가 김성혁에게 어느 정도의 감정인지 궁금해졌다.

남초윤은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유진이랑 달라요. 나도 당신들처럼 입에 발린 말을 잘하죠.”

다 남자들한테서 배운 것이다.

육지율은 건조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남자들이 좋아하겠군.”

남초윤은 순간 그가 비웃는 건지 칭찬하는 건지 헷갈렸다.

“지금 같은 세상에 유진 같은 여자도 흔치 않아요. 만약 현수 씨가 안 돌아온다면, 정말로 그를 따라가고도 남을 여자예요. 요 며칠 내가 매일 전화해 줘야겠어요. 아니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정말 그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요?”

‘아마 첫사랑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겠지?’

김성혁도 남초윤의 첫사랑이었다. 만약 김성혁이 죽으면 자기도 따라 죽을 수 있는지 생각해 봤지만 아마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좀 정이 없는 편인가?’

남초윤은 대학교 때부터 조유진하고 배현수 두 사람이 유별나다고 생각했었다. 배현수는 조유진하고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으려 했으며 어쩌다 그녀가 조유진과 같이 영화 보러 가려고 해도 그의 눈치를 봐야 했다.

그녀가 한창 회상에 젖어 있는데 육지율이 문득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만약에 좋아하는 사람이 죽으면 당신도 따라 같이 죽을 거예요?”

“내가 미쳤어요? 이 세상에 할 게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내가 죽으면 그 명품 백들은 어떡해요. 아까워서 못 죽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끝까지 행복하게 살 거예요.”

남자가 죽으면 또 찾지 뭐. 세상에 널린 게 남자인데 뭐가 아쉬워서.

그런 그녀를 보면서 육지율은 큰 소리로 웃고 있었지만, 눈은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자신이 임무 중에 죽기라도 한다면 이 여자는 아마 그날로 다른 남자를 찾아 떠날 것이다.

육지율은 이해 안 되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유상종이라고 하지 않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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