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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송지연은 배현수의 상담 의사였다.

그 순간 조유진은 그녀가 서정호의 말대로 배현수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배현수한테 조울증이 있는 것도 몰랐고 송지연이 상담 의사인 것도 몰랐다.

서정훈이 잠깐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

“배 대표님의 손가락에 화상이 있어요. 예전에 유진 씨가 배 대표님을 배신했을 때 유진 씨를 미워할 수 없어서 자학하는 걸로 유진 씨에게 더 빠지지 말도록 경고했었어요. 정말 유진 씨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면 배 대표님의 병이 진즉 나았겠죠. 유진 씨를 정말 미워했으면 2천억 원으로 유승태의 손에서 유진 씨를 데려오지 않았겠죠. 유진 씨를 정말 미워했으면 유진 씨가 바다에 뛰어들 때 함께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속이 시원했겠죠!”

“유진 씨는 연락을 아예 끊어버리는 게 두 분한테 화해라고 생각하겠지만. 맞아요, 두 분이 사이좋게 헤어지는 게 좋은 것이긴 해요. 하지만 이 것이 배 대표님께 어떤 의미인지 아세요?”

“배 대표님은 유진 씨를 영원히 잃게 된다는 걸 의미해요. 배 대표님은 아무리 집착이 심해도, 유진 씨를 제일 미워할 때도 유진 씨를 도와줬어요. 그런데 유진 씨는요? 배 대표님보고 놓아달라고 협박했고 외상 후 스트레스까지 겪어서 배 대표님은 방법 없이 유진 씨를 보내주었어요. 유진 씨는 다 해탈되었겠죠. 성남에 돌아간 한 달 동안 유진 씨의 외상 후 스트레스도 거의 다 나았겠죠? 하지만 배 대표님의 조울증은 점점 더 심해졌어요. 유진 씨를 잃은 배 대표님은 산 송장과도 같았거든요.”

“그러니까 두 분 중 한 명만 살 수 있다면 배 대표님은 분명 유진 씨를 살릴 거예요. 배 대표님은 진즉 죽고 싶어 했어요. 생사를 함께한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에요. 유진 씨만 그 말을 믿겠죠. 유진 씨만 배 대표님을 괴롭히거든요.”

서정호의 말은 가시처럼 조유진의 마음속에 박혔다.

그 가시는 아주 날카로웠다.

심지어 피 한 방울 없이 조유진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조유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이 순간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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