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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조유진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갑판 위에 총을 들고 검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눈동자를 움츠렸다.

그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의 왼쪽 팔뚝에는 모두 용처럼 생긴 문신이 있었다.

보아하니 무슨 거대한 지하 조직인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의 자신이 벌레와도 같았다. 저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아무렇게나 총을 쏘기만 하면 그녀는 바로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더 두려워하는 것은 죽임을 당하는 게 아니라, 배현수가 여기에 오면 그들이 배현수한테 어떻게 할까 봐 걱정했다.

그녀는 피곤할 대로 피곤해진 눈을 뜨고 조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부녀 사이의 체면을 봐서라도 부탁 하나 해도 되겠어요?”

“배현수를 놓아주라는 말은 하지 마!, 내가 할 수도 없어. 다른 것을 말해봐 봐, 내가 최선을 다해 만족시켜 줄게.”

조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만약에 배현수가 죽으면 나도 안 살래요, 저는 저 검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얼마나 나쁜지는 몰라요, 제발 부탁하는데 저 사람들이 저를 강간하지 못하게 해요, 그냥 저를 차라리 통쾌하게 죽여주세요.”

“알았어.”

“그리고, 바다에 시신을 던질 거면, 저와 배현수를 함께 묶어서 던져주세요.”

조범은 안타까워하는 모습으로 조유진을 노려보며 호통을 쳤다.

“조유진, 지금 어떤 상황인데 넌 아직도 귀신에 홀린 듯 이런 말을 해! 내가 보기에 배현수 그 새끼 도대체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너 만약에 당시 배현수한테 빠지지 않고 내 말을 듣고 유씨 집안의 유승태랑 결혼했더라면, 지금 너와 나, 모두가 이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을 거야!”

조유진은 그와 이런 쓸데없는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았다. 여기는 공해였고, 유람선 위에는 총을 든 검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한 바퀴 서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생존할 확률이 희박하고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난간에 기대 아무런 미련이 없이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제가 조금 있으면 죽어요, 어쨌든 저는 당신 친딸인데, 저를 한번 도와주세요, 저와 현수 씨가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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