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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럭셔리 유람선 한 척이 끝없이 펼쳐진 짙푸른 바다 위에서 평온하게 운항하고 있었다.

유람선의 야외 갑판에는 바람이 사납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조유진이 흐리멍덩하게 눈꺼풀을 벌렸다. 그의 두 손과 두 발은 굵은 끈으로 꽁꽁 묶여 있었고, 거센 바닷바람에 잠시 정신을 차렸다.

머리 위에서 친숙한 중년 남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의 착한 딸아, 드디어 깼구나!”

“교범? 당신은 이미...”

“내가 안 죽은 것을 보니 놀랍나 보지? 네가 조금이라도 효심이 있으면 내가 안 죽은 걸 보고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착한 딸, 어떻게 이렇게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 있어? 내가 죽지 않으니 크게 실망했나 봐?”

조유진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아빠가 안 죽었으니 너무 실망스럽네요, 우리 사이의 부녀 관계는 이미 7년 전에 끝났어요, 이제 와서 무슨 아빠인 척해요?”

“이런 불효한 년!”

팍!

교범은 손바닥을 치켜들고 조유진의 뺨을 호되게 때렸다.

조유진의 입가에는 피가 흘렀고 얼굴도 비뚤어졌다.

그녀는 갑판 난간 옆에 버려져 있었고, 고개를 돌리면 푸른 바닷물이 흰 물보라를 일으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깊은 바다는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금의 조유진에게 이것은 끝없는 고통이었다.

그녀는 숨을 몰아쉬고 얼굴색이 심하게 창백해져서 서둘러 눈을 감고 시선을 옮기고 고개를 들어 조범을 보며 말했다.

“왜 저를 납치했어요?”

“내가 설혜보고 너한테 전화해서 충주로 돌아와 내 마지막으로 널 보자고 했는데, 너는! 내 착한 딸! 내가 감옥에서 죽었다는 말을 듣고도 넌 아무렇지 않았지! 조유진, 내가 어떻게 너 같은 불효한 딸을 낳을 수 있어! 네가 날 만나러 오지 않으니, 난 사람을 보내 널 묶어서 나를 만나게 할 수밖에 없었지!”

조유진은 눈을 부릅뜨고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그래 지금 절 만났어요, 뭐 하고 싶어요? 이 유람선이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어요!”

조범은 쪼그리고 앉아 그녀를 보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곳은 서태평양이야, 조금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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