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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조유진,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해.”

“...”

‘이렇게 갑자기?’

“40만 원.”

그는 가격이 더 올렸다.

“...??”

배현수는 상대가 더 높은 가격을 원하는 줄 알고 무표정으로 또 가격을 올렸다.

“100만 원.”

그냥 한마디만 해주면 쉽게 100만 원 벌 수 있는 거였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 기회를 놓치려는 사람은 없었지만 핸들을 붙잡고 있는 조유진은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배현수는 지금 취해서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이 한마디 해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조유진은 한참이나 우물쭈물하면서도 원하는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

“저...”

“200만 원.”

“...사랑해요.”

“누구를?”

귀가 빨개질 정도로 부끄러워진 조유진은 이를 악물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 현수 씨, 이건 추가 비용이죠?”

배현수는 협상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평온하기만 했다.

“400만 원.”

조유진은 심호흡하더니 애써 진정하면서 말했다.

“... 현수 씨, 사랑해요.”

‘이 정도면 됐겠지?’

조유진은 백미러로 뒷좌석에 눈 감고 있는 그를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정말 대리기사인 줄 아나 봐.’

...

산성 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1시가 넘었다.

조유진은 그를 안방으로 끌고 가기까지 큰 애를 먹었다.

그러고는 꿀물을 타 배현수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마시면 속이 좀 편할 거예요. 독 안 탔어요.”

배현수는 침대에 기대에 앉아 한참이나 지나서야 무거운 눈꺼풀을 서서히 들어 올리게 되었다. 어두운 불빛 아래, 눈앞에 있는 이 여자의 모습이 기억 속 익숙한 모습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75도짜리 브레이브가 역시 소문대로 대단하군. 착각이 생길 정도라니.’

사실 배현수는 이 정도로 취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는 팔로 몸을 지탱하여 그윽하고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조유진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얼마나 오랫동안 보았는지 눈에 충혈되고 말았다.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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