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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하지만 어떤 말은 계속 속에 넣어뒀다간 자신만 불쾌해지고 상대방과 더 이상 친구 사이로도 남을 수 없었다.

배현수는 감정에 둔한 사람도 아니었고, 뻔히 알면서 모른 척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감정에 대해서는 사랑이든 우정이든 깔끔한 것을 좋아했다.

육지율은 그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할지 몰랐다.

강이찬은 더욱 그가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 줄 몰랐다.

“걱정하지 마. 나랑 유진이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썸 자체도 없었어. 이 점에 대해서는 날 믿어줘야 해. 그리고 유진이는 더욱...”

“나는 네가 유진이를 좋아했는지,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물어본 거야. 이찬아, 난 사실대로 듣고 싶어.”

배현수가 얼을 잔을 꽉 쥐자 표면에 붙어있던 얼음 몇 조각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고 말았다. 결국 분위기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말았다.

강이찬은 손에 쥐고 있는 술을 쭉 들이키더니 바텐더에게 말했다.

“75도짜리 한 잔 더 주세요.”

예전에는 감정이 상할 정도로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배현수가 이렇게까지 물었는데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같은 대학교에서 친구로 오랫동안 알고 지내면서 조유진한테 마음이 흔들린 적은 있었지만 이 둘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짓도 하지 않았고 친구의 여친을 빼앗아 올 마음도 전혀 없었다는 것을 모두 다 사실대로 말했다.

육지율은 다 듣고 나서 한숨을 들이마시게 되었다.

더욱이 배현수는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

“때리고 싶으면 때려.”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배현수는 주먹으로 강이찬의 얼굴을 때렸다.

힘이 가득 실린 한방에 강이찬은 아예 바닥에 쓰러져 입안이 온통 피범벅 되고 말았다.

“맞은 거 별로 억울하진 않지?”

배현수는 어두운 표정에 말투마저 차가웠다.

오랫동안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했는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강이찬은 피를 쓱 닦더니 말했다.

“하나도 안 억울해. 맞을 짓을 했으니까. 더 때리고 싶으면 때려.”

배현수가 주먹을 꽉 쥐자 관절 마디마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

강이찬은 눈앞이 어지럽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명까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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