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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육지율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혀를 끌끌 찼다.

“무슨 말이야! 내가 너한테 독을 왜 타.”

육지율은 여자를 좋아했지, 남자는 좋아하지 않았다.

이때 머릿속에 갑자기 이 둘을 실제 주인공으로 쓴 소설이 떠올랐다.

‘작가 이름이 막쓴이라고 했나?’

묘사가 생동한 야한 내용도 곁들여져 있는 이 소설은 심지어 N 포털사이트에까지 업로드되기도 했다.

육지율은 화가 났지만, 궁금한 마음에 인지도를 확인해 보았더니 조회수가 꽤 괜찮아 수입도 짭짤한 것 같았다.

‘나중에 작가가 누군지 확인되면 고소해 버릴 거야! 쓰면 썼지 왜 나를 귀요미로 구사한건데!’

마치 더러운 신발 바닥으로 얼굴이 뭉개진 듯이 자존심이 와장창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생각하기만 하면 어질어질해 날 정도로 화가 났다.

배현수는 칵테일이 맛없다는 것을 사실대로 말했다.

“여기에 메탄올 섞었어?”

“원래 그 맛이야. 75도짜리를 마셔야 제맛이지. 이 술의 이름은 브레이브이고 우리 가게에서 제일 핫한 칵테일이야.”

배현수가 비웃듯이 말했다.

“브레이브? 이름이 왜 이래?”

육지율도 지지 않고 말했다.

“너랑 조유진한테서 받은 영감이야.”

“...”

배현수는 사생활이 침범되었다는 생각에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

“나랑 유진이의 스토리로 돈을 벌어?”

“이 술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듣고 싶지 않아?”

배현수는 어두운 표정을 하더니 별로 듣고 싶지 않았다.

“한 잔의 술 따위에 무슨 의미가 담겨있겠어.”

“그러니까 너한테 문화적 세포가 없다는 거야. 너 지금 얼음 잔을 들고 있지?”

배현수는 바보 취급하듯이 육지율을 쳐다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잔 표면에 얼음이 붙어있는 이 술을 겨울에 손님들한테 팔면 동상이 걸리겠네.”

육지율은 어이가 없었다.

“... 이 술의 숨은 뜻은 왜 얼음 잔을 잡고 있어야 하냐 그 말이야. 행복은 얼음표면을 걷는 것과도 같으니까. 용기 있는 자만이 이 75도짜리 술을 마실 수 있는 거야. 마치 너랑 조유진의 감정처럼 차가웠다 뜨거웠다. 어때, 괜찮지?”

“... 그건 잘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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