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떤 말은 계속 속에 넣어뒀다간 자신만 불쾌해지고 상대방과 더 이상 친구 사이로도 남을 수 없었다.배현수는 감정에 둔한 사람도 아니었고, 뻔히 알면서 모른 척하는 사람도 아니었다.감정에 대해서는 사랑이든 우정이든 깔끔한 것을 좋아했다.육지율은 그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할지 몰랐다.강이찬은 더욱 그가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 줄 몰랐다.“걱정하지 마. 나랑 유진이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썸 자체도 없었어. 이 점에 대해서는 날 믿어줘야 해. 그리고 유진이는 더욱...”“나는 네가 유진이를 좋아했는지,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물어본 거야. 이찬아, 난 사실대로 듣고 싶어.”배현수가 얼을 잔을 꽉 쥐자 표면에 붙어있던 얼음 몇 조각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고 말았다. 결국 분위기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말았다.강이찬은 손에 쥐고 있는 술을 쭉 들이키더니 바텐더에게 말했다.“75도짜리 한 잔 더 주세요.”예전에는 감정이 상할 정도로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배현수가 이렇게까지 물었는데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같은 대학교에서 친구로 오랫동안 알고 지내면서 조유진한테 마음이 흔들린 적은 있었지만 이 둘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짓도 하지 않았고 친구의 여친을 빼앗아 올 마음도 전혀 없었다는 것을 모두 다 사실대로 말했다.육지율은 다 듣고 나서 한숨을 들이마시게 되었다.더욱이 배현수는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때리고 싶으면 때려.”말이 끝나기 바쁘게 배현수는 주먹으로 강이찬의 얼굴을 때렸다.힘이 가득 실린 한방에 강이찬은 아예 바닥에 쓰러져 입안이 온통 피범벅 되고 말았다.“맞은 거 별로 억울하진 않지?”배현수는 어두운 표정에 말투마저 차가웠다.오랫동안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했는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강이찬은 피를 쓱 닦더니 말했다.“하나도 안 억울해. 맞을 짓을 했으니까. 더 때리고 싶으면 때려.”배현수가 주먹을 꽉 쥐자 관절 마디마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강이찬은 눈앞이 어지럽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명까지 들
바텐더는 배현수의 팔을 툭툭 치더니 말했다.“배 대표님, 전화 왔어요.”배현수와 육지율은 칵테일도 모자라 폭탄주까지 섞어 마셔 이미 쓰러진 상태였다.바텐더는 계속 울리는 전화가 중요한 전화인 줄 알고 자기 멋대로 받게 되었다.두 술주정뱅이 중에 한 명은 더군다나 사장님이었기 때문에 이대로 이곳에 쓰러져있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는 생각에 얼른 가족한테 연락하기로 했다.바텐더는 전화를 받더니 이렇게 말했다.“혹시 배 대표님 가족분 되세요? 저희 육 사장님이랑 바에서 술 드시다 취하셨는데 혹시 데려가실 수 있을까요?”“주소 주세요.”“시흥로에 있는 불야성 바요.”...조유진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내일 조선유의 학부모 회의에 참석하려고 대제주시에 도착했다고 배현수에게 알리려던 참이었다가 바텐더한테서 빨리 데리고 가라는 말을 들을 줄 몰랐다.혼자서 두 남자를 들 수 없어 남초윤에게도 전화했다.육지율이 사는 소정 별장과 산성 별장은 아예 다른 방향이기도 했기 때문이다.조유진이 바에 도착하자마자 남초윤도 바로 도착했다.남초윤은 허리에 손을 얹더니 바텐더에게 물었다.“얼마나 마셨길래 이 정도로 취해요?”배현수와 육지율은 주량이 꽤 괜찮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취하기도 어려웠다.바텐더: “75도짜리 술을 거의 각 250ml씩 마셨고 폭탄주도 섞어 마셨어요. 내일 깨시면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알코올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조유진은 술의 도수가 많아 봤자 56도일 줄 알았지만, 소독용 알코올 빼고는 이런 독한 술은 처음 보았다.‘이런 알코올은 냄새를 맡기만 해도 독해 보이는데 이런 걸 마셨으니 위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조유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이런 독한 술을 마셔서 무슨 일 있으면 누구 책임이에요? 여기 바에서는 감당이나 할 수 있겠어요?”“...”바텐더는 멋쩍게 웃을 뿐이었다.“저는 직원일 뿐입니다. 이 술은 제가 만든 것도 아니고요.”그는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저기 엎드려져 있는 육지율을 가리키더니 말했다.“저분이
조유진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브레이브가 뭔데요?”“75도짜리 칵테일.”“...”‘이름도 참. 역시 육지율답네.’‘아까 바텐더분이 75도짜리 술을 250m나 마시고 또 폭탄주도 마셨다고 했는데.’조유진이 물었다.“위 안 아파요? 차 키 줘요, 집으로 데려다줄게요.”하지만 이 말은 배현수에게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그는 왼쪽 팔을 창문에 기대더니 태양혈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너같이 양심 없는 여자 많이 만나봤어. 알아서 꺼져줄래 아니면 내가 버려줄까?”‘나를 집까지 데려다줘? 내가 제정신이 아닐 때 침대에 눕혀서 모험이나 하려고?’배현수가 자신이 조유진이라는 것을 믿지 않자, 화를 억누르고 다르게 말하기로 했다.“고객님, 뭔가 잘못 아신 것 같은데 저는 육사장님께서 불러주신 대리기사입니다.”배현수는 술에 취했다고 해도 경계심이 가득했다.조유진은 한참이나 공을 들여서야 자신이 육지율이 부른 대리기사라는 것을 설득시켰다.“차 키는 외투 주머니에 있어요.”‘글쎄 바지 주머니에 없다 했네.’배현수가 바에 벗어두었던 외투를 조유진이 챙겼던 것이다.차 키를 찾아내고, 그가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아 생수를 건네면서 말했다.“물 좀 마셔요.”그는 눈도 안 뜨고 경계심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물에 독 탔어요?”“...”‘아니, 왜 나를 이렇게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조유진은 일부러 그를 자극시켰다.“네. 독 탄 거 맞아요. 흥분제 좀 탔는데 마실 수 있겠어요?”배현수는 병따개를 따 바로 벌컥벌컥 마셨다.‘이 사람이...’조유진이 웃더니 말했다.“제가 독 탔는지 의심하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생수를 꿀꺽 삼키더니 술에 취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욱 걸걸한 목소리로 말했다.“성욕 촉진제를 먹으면 감당이 안 되긴 하는데 흥분제 정도는 괜찮아요.”“... 현수 씨, 지금 저랑 농담하는 거예요?”조유진이 차 키를 들고 운전석으로 향하려고 하자 배현수는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방금 저를 뭐라
“조유진,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이렇게 갑자기?’“40만 원.”그는 가격이 더 올렸다.“...??”배현수는 상대가 더 높은 가격을 원하는 줄 알고 무표정으로 또 가격을 올렸다.“100만 원.”그냥 한마디만 해주면 쉽게 100만 원 벌 수 있는 거였다.바보가 아닌 이상 이 기회를 놓치려는 사람은 없었지만 핸들을 붙잡고 있는 조유진은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사실 배현수는 지금 취해서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이 한마디 해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어째서인지 조유진은 한참이나 우물쭈물하면서도 원하는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저...”“200만 원.”“...사랑해요.”“누구를?”귀가 빨개질 정도로 부끄러워진 조유진은 이를 악물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현수 씨, 이건 추가 비용이죠?”배현수는 협상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평온하기만 했다.“400만 원.”조유진은 심호흡하더니 애써 진정하면서 말했다.“... 현수 씨, 사랑해요.”‘이 정도면 됐겠지?’조유진은 백미러로 뒷좌석에 눈 감고 있는 그를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정말 대리기사인 줄 아나 봐.’...산성 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1시가 넘었다.조유진은 그를 안방으로 끌고 가기까지 큰 애를 먹었다.그러고는 꿀물을 타 배현수에게 건네면서 말했다.“마시면 속이 좀 편할 거예요. 독 안 탔어요.”배현수는 침대에 기대에 앉아 한참이나 지나서야 무거운 눈꺼풀을 서서히 들어 올리게 되었다. 어두운 불빛 아래, 눈앞에 있는 이 여자의 모습이 기억 속 익숙한 모습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느낌이 들었다.‘75도짜리 브레이브가 역시 소문대로 대단하군. 착각이 생길 정도라니.’사실 배현수는 이 정도로 취한 것이 처음이었다.그는 팔로 몸을 지탱하여 그윽하고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조유진을 바라보았다.그렇게 얼마나 오랫동안 보았는지 눈에 충혈되고 말았다.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게 되었다.
이것은 바로 조유진의 향기였다.눈꽃이 섞인 은은한 장미 향기, 가까운 듯 멀어 손에 잡히지 않는, 아무리 맡아도 질리지않는 그런 유혹적인 냄새였다.75도짜리 술의 여파도 가시지 않았는지 그의 입술은 불덩이처럼 뜨겁기만 했다.갑작스러운 키스에 조유진은 그를 밀쳐내려고 했다.하지만 이때 배현수가 그녀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낮은 목소리로 애원했다.“유진아, 어쩌다 내 꿈에 나타났는데 어차피 가짜인 거 나 거절하지 않으면 안 돼?”“...”조유진은 그만 멈칫하고 말았다.‘정말 취했네. 이게 꿈인 줄 아는 걸 보면.’“현수 씨, 저는...”이것이 꿈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하려던 말을 그만 삼키고 말았다.배현수는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더니 폭신한 침대로 눕혔다.그의 밑에 깔린 조유진은 어두운 불빛 속에서 술에 취해 평소보다 더욱 깊은 그의 두 눈을 바라보니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배현수는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머릿결을 정리해 주면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두려워할 필요 없어. 이건 꿈이야. 아프지 않을 거야.”“...”하지만 이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조유진은 몰래 조선유랑 만날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제주시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미리 파록세틴을 먹었던 것이다.두렵다고 해서 벗어날 수도 없었다.술에 취한 남성에게 이성과 자제력을 기대하면 안 되었다.배현수는 그녀의 손을 침대 위에 꾹 눌렀다.뚫어져라 쳐다보는 그의 모습에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배현수는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서서히 진입하기 시작했다.‘어떻게 이렇게 거칠고도 부드러울 수가 있지?’조유진은 그의 눈빛이 더없이 부드럽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마치 모든 것을 내바칠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온몸이 깨질 것만 같았다.배현수는 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거칠었다.조유진은 아파서 울 것만 같았다.“현수 씨, 살살...!”“이미 살살한 건데, 유진아.”배현수는 그녀의 귓불을 깨물더니 뜨
배현수는 계속 캐물으면서 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다.그는 커다란 손으로 조유진의 목덜미를 잡고 미친 듯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말해, 듣고 싶어.”꿈속에서 배현수는 부드럽기도 하고 거칠기도 했다.그녀가 말하지 않으면 더욱 거칠어지기도 했다.마지막, 조유진은 숨 막혀 겨우 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저는... 현수 씨 거예요.”“누구 거라고?”“...현수 씨요.”“누가 나 배현수 거라고?”배현수는 조유진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낮은 목소리로 계속 질문했다.꿈이라서 이렇게 아무렇게나 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저 조유진은... 현수 씨 거예요. 웁...”말이 끝나자마자 배현수는 더욱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조유진은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말했다.“현수 씨... 왜 약속 안 지켜요!”‘내가 이 말만 하면 놓아줄 거라고 했잖아.’배현수가 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 믿어보기로 했지만 이렇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줄 몰랐던 것이다.그는 조유진의 뒷목을 잡더니 더욱 거칠게 대했다.서로 이마를 맞대고, 배현수는 촉촉해진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더니 말했다.“혈기 왕성한 남자가 7년 동안 14번만 했다는 게 얼마나 참기 어려운 일인지 알아?”“...”“유진아, 난 정말 참느라고 미칠 것 같아.”조유진은 미친 듯이 쿵쾅거리는 자기 심장 소리를 듣게 되었다.눈앞에는 별빛마저 보이는 것만 같았다.결국, 배현수는 그녀의 손목을 꽉 붙잡고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는 낮은 목소리로 애원하게 되었다.“유진아, 다음에도 내 꿈에 찾아오면 안 돼?”배현수는 오늘 저녁에 일어난 모든 일이 현실이었으면 했다.만약 꿈속에서 평생 조유진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영원히 깨어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조유진은 열네 번째 관계 때문에 새벽까지 시달리다 겨우 해방되었다.4시간 가까이 두 번이나 했던 것이다.샤워하러 갔을 때 온몸 구석구석 성한 곳이 없었다.대충 샤워를 마치고 힘들었는지 몸을 이끌고 침대 한쪽 편에 몸을 뉘게 되었다.
듣자 하니, 마치 책 속에서 말하는 헤어졌던 부부가 재결합하듯이 환상적이었다.하지만 이 뒤에 얼마나 많은 상처가 있는지는 오직 당사자만이 알고 있다.조유진은 그에게 3년 동안의 생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물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서로가 과거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만약 과거에 솔직해지지 못한다면,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이 그들 사이에 넘어가지 못할 난관이 될 것이다.사실 가끔, 그녀도 매우 궁금했다. 그들이 헤어진 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그 사이에 그는 다른 여자를 사귄 적이 없었을까?조유진이 보기에는, 그가 다른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고 해도 정상적인 것 같았다. 어쨌든 그들은 정말 헤어졌고 그들 사이에는 정말 끝났었다.그녀는 심지어 그들이 헤어진 그 몇 년 동안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대신해서 배현수를 잘 사랑해 주기를 바랐다.어쩌면 그렇게 하면 그녀의 마음이 좀 편해졌을 것이다.그녀는 자신이 여태껏... 좋은 연인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아주 가볍게 움직이며 그의 얇은 입술에 키스했다.그날 밤, 배현수는 깊은 잠을 잤지만, 조유진은 그의 품에 안겨 토끼잠을 잤다.다음 날 아침, 안방 밖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똑똑.”“아빠, 왜 아직도 안 일어나세요, 저 늦겠어요!”그 아이는 원래 중간고사를 잘 보지 못했는데, 만약에 또 늦는다면 선생님은 반드시 그 아이에게 몇 마디 잔소리할 것이다.조유진은 소리를 듣고 자기 허리에 가로놓인 팔을 살며시 뗐다.그녀가 일어나서 침대에서 내려왔을 때, 두 다리가 나른한 느낌이 있었다.그녀는 가운을 입고 가슴 쪽의 옷깃을 자세히 여미고 난 후에 문을 열었다.문밖에 서있던 조선유는 깜짝 놀랐다.“엄마!”조유진은 문을 닫고 쪼그리고 앉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빠가 아직 주무시고 계시니 먼저 내려가, 이따가 엄마가 학교까지 데려다줄게.”“엄마가 어젯밤에 돌아오셨어요? 난 엄마가 오늘 저의 학부모회에 못 오실 거로 생각했어요, 하마터면 아빠한테 말할
꼬마 선유는 작은 책가방을 메고 조유진의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어 학급 문 앞까지 갔다.“엄마, 오후에 학부모회에 오는 걸 잊지 마세요! 그리고 절대 아빠한테 제 중간고사 국어 꼴찌 일을 알리지 마세요!”그렇지 않으면 선유에게 큰일이 일어날 수 있다!조유진은 선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응, 그래 알겠어.”모녀가 대화를 나눌 때 학급 창가에서 작은 머리 몇 개가 삐죽 내밀었다.“선유야, 네 엄마야?”꼬마 선유는 가슴을 쭉 펴고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그래 맞아! 그전에 말해줬지, 우리 엄마가 아름다운 미인이라 했는데도 안 믿었지! 이제 똑똑히 봤지!”“반학기가 지났는데 이제 네 엄마를 처음 봤어. 예전에 네가 거짓말하는 줄 알았어, 나 말고 얘네들도 그렇게 생각했어.”꼬마 선유는 입이 삐죽하게 나오면서 말했다.“자, 그럼, 지금 다 보았지!”“와우! 선유야, 네 엄마가 티브이에서 나오는 대스타를 닮았어!”아이들끼리의 비교 대상은 매우 단순했다. 단지 누구의 엄마가 예쁘고, 누구의 아빠가 잘생겼고, 누구의 장난감이 더 멋있고, 이런 것들을 가지고 승부를 겨루면, 아이들은 한참이나 즐거움에 빠지곤 했다.조유진이 학교에 한 번 나온 것이 선유의 체면을 단단히 세워준 셈이었다.교실로 들어온 후, 아이들이 선유를 에워쌌다.“선유야, 네 엄마가 원래 이렇게 예뻤어? 우리 엄마가 말하건대, 일부 예뻐보이는 여자들은 성형한 거래, 네 엄마도 성형한 거야?”꼬마 선유는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네 엄마가 성형했어! 우리 엄마는 계속 이렇게 예뻤거든! 많은 잘생긴 아저씨들이 우리 엄마를 좋아해! 하지만 우리 엄마는 아빠만 좋아해!”“네 엄마가 아빠만 좋아한다면, 왜 엄마 아빠가 같이 있지 않아? 매번 학교에 오는 사람은 계속 네 아빠였어.”꼬마 선유도 몹시 이해가 안 되었다.이 문제는 선유의 인지 범위를 벗어났다.아빠가 엄마를 좋아하고, 엄마도 아빠를 좋아하는데, 그들은 왜 함께 있지 못하는지, 그 이유는 그도 종종 이해할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