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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사람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저녁, 심미경은 병실 침대에 누워 핸드폰 주소록을 보았다. 어떤 이름은 낯익다는 생각이들긴 했어도 누군지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다.

특히 조유진의 이름이 더 그랬다.

애써 기억해 내려고 했지만 머리가 아파져 와 손으로 두드리려다 강이찬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이마 상처 아직 낫지도 않았어요. 억지로 생각하지 말아요. 다 나았을 때까지도 기억나지 않으면 수술하면 되니까요.”

“수술로 회복될 수 있어요?”

강이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 지금은 신체가 너무 허약해서 두 번째 수술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하셨어요. 일단은 회복이 최우선이에요.”

“조유진 씨가 누군지 아세요?”

“갑자기 조유진 씨는 왜요?”

강이찬은 그녀가 지금까지도 조유진에 대해 경계심을 품고 있는 줄 알고 굳이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심미경이 계속 캐물었다.

“조유진 씨 아세요? 혹시 어떤 분이세요?”

강이찬은 더는 숨기지 않으려고 했다.

“사실 유진이는 저의 대학교 후배였어요. 배현수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걔 여친이었어요. 전에 저랑 싸우고 임신한 몸으로 혼자 뛰쳐나갔다가 저혈압으로 길바닥에 쓰러져있는 거 유진이가 살려줬어요. 그렇게 서로 알게 된 거예요.”

“그렇구나. 글쎄 어딘가 익숙하다 했어요.”

심미경은 차 사고당하기 전 조유진에게 전화했던 적이 있었다.

조유진은 그녀가 자신한테 고마워하면서 식사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고 한밤중에 근처에서 만두를 사 오겠다고 차를 끌고 나갔는데 어째서인지 내비게이션에는 산성 별장이 찍혀있어 강이찬도 의아하던 찰나였다.

하지만 아직 허약한 상태라 뭐라 더 물어보기도 그랬다.

“비서한테 영양사를 알아보라고 했는데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요.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게요. 유산 후에는 몸조리 잘해야 해요.”

부드러운 남자한테 끌리지 않는 여자는 없었다. 특히나 가장 허약하고 의지할 곳이 필요할 때 말이다.

자신이 누군지도 기억나지 않으면서 자신한테 잘해주는 이 남자를 보고 있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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