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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나는 기억상실 때문에 아이가 없어졌어도 별로 슬프지 않지만 강이찬 씨는? 모든 걸 기억하고 있잖아.’

심미경은 미안한 마음에 그를 밀쳐냈다.

“제 잘못이에요. 한밤중에 만두사러 가는 거 아니었어요. 그러면 차 사고도 당하지 않았을 거고 아이도...”

강이찬은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위로했다.

“미경 씨만 괜찮으면 됐어요. 아이는 나중에 또 가지면 되니까요.”

유산된 아이 언급에 두 사람은 표정이 씁쓸해지고 말았다.

강이찬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더니 화제를 돌렸다.

“이거 제가 선물한 거예요. 맘에 들어요? 별로라면 퇴원해서 다른 거 사러 가요. 이참에 웨딩드레스도 피팅해보고요.”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심미경이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다정하기만 했다.

그녀는 약지에 끼워져 있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쳐다보면서 다른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네, 맘에 들어요. 강이찬 씨...”

“예전에는 저를 이렇게 부르지 않았어요.”

“그러면 어떻게 불렀는데요?”

“성을 빼서 불러줬어요.”

심미경은 살짝 부끄러웠다.

“이... 찬 씨?”

강이찬은 그녀를 안더니 고개 숙여 입맞춤을 했다.

결국 심미경은 이 스킨십에 잠재적 감정이 수면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기억이 상실되긴 했지만 자신이 이 남자를 좋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면 내가 왜 혼전임신을 했겠어? 많이 좋아해서 혼전임신도 괜찮다고 생각했을 거야.’

한 사람은 기억 상실 후 가장 먼저 보이는 사람을 의지하기 마련이었다.

더군다나 강이찬이 자신을 극진히 챙겨주는 모습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첫눈에 반한 사랑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

성남시.

지난번 배현수가 대극장에서 조유진을 구해주고 사라진 이후로 이 둘은 서로 연락한 적이 없었다.

조선유에게 영상통화를 보냈을 때도 배현수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피했다.

조유진은 성행 그룹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울 것도 많았기 때문에 일로 자신의 감정을 무마시키면 그나마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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