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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배현수는 조유진과 대화하고 싶은 것보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조선유는 그를 힐끔 보더니 조유진에게 물었다.

“엄마, 엄마는 엄창민 아저씨 좋아?”

“좋지.”

엄창민은 조유진이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줬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싫었다면 친구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을 들은 배현수는 가슴에 비수가 꽂힌 듯 아팠다.

이때 조선유가 울상을 하면서 물었다.

“엄창민 아저씨가 좋아졌다면 아빠는 어떡해?”

“뭘 어떡해?”

조유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조선유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는 배현수가 이미 방을 나간 후였다.

“엄마는 아저씨랑 결혼할 거야?”

“아니, 엄마랑 아저씨는 그저 친구 같은 관계야. 선유랑 퉁퉁이처럼 말이야.”

이런 좋은 감정은 남녀 사이의 사랑과는 먼 감정이었다.

배현수는 다시 서재로 돌아갔다.

조유진이 엄창민을 좋아한다고 인정했을 때부터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도저히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조유진이 자신 이외의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성남으로 다시 돌려보낸 것은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양보였다.

‘그런데 조유진이 자기 입으로 직접 다른 남자가 좋다고 했어... 엄창민이 나보다도 좋아? 그 사람이 나보다도 유진이를 사랑해? 나보다도 유진이를 더 많이 알아? 둘이 안지 고작 얼마나 되었다고. 나랑 유진이가 알고 지낸 13년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텐데.’

배현수의 가슴에는 질투의 화신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마치 불난 데 기름을 끼얹은 것처럼 그 불씨가 점점 커 커져갔다.

배현수는 그 질투심에 눈이 멀어 손등에 선명하게 핏줄이 부어오를 정도로 주먹을 꽉 쥐더니 분노가 극치에 달해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화를 삭이려고 무표정으로 진정해 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화의 불씨는 점점 더 커져 미칠 것만 같았다.

배현수가 작은 약병을 열었을 때 탄산리약은 마지막 한 알만 남은 상태였다.

조유진이 살아서 돌아와 그의 옆에 있을 동안에은 발작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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