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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어린 선유가 전화기 너머로 조유진에게 애교를 부리자 옆에 있던 엄창민이 먼저 선유에게 인사했다.

“안녕, 선유야.”

“창민 아저씨, 안녕하세요. 엄마, 출근한 거야?”

조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엄마가 오늘 첫 출근이라 창민 아저씨가 엄마에게 회사 소개하는 중이야. 선유야, 엄마 먼저 끊을게. 저녁에 다시 전화할까?”

“응! 엄마 기다릴게!”

선유는 저녁에 엄마에게서 전화가 오면 아빠한테 가서 엄마에게 할 말이 없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알겠어, 8시 넘어서 전화할게.”

영상통화를 끊은 후 선유는 재빨리 서재로 달려갔다.

배현수는 한창 서재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었고 선유는 손잡이를 돌려 몰래 문틈으로 그를 훔쳐봤다.

배현수는 인기척을 듣고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한 마디 물었다.

“또 무슨 꿍꿍이야?”

선유는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

“꿍꿍이라니요. 그런 거 없어요.”

“왜?”

선유가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서 있자 배현수가 말했다.

“들어와서 얘기해.”

선유는 느릿느릿 걸어 들어와 배현수의 눈치를 살폈다.

“아빠, 나 할 말이 있는데 아빠 화내면 안 돼요. 네?”

“무슨 일인데?”

“화내지 않겠다고 먼저 약속해요. 아빠에게 귀띔해 주는 것뿐이니까.”

선유가 꾸물거리며 뜸을 들이는 것을 보자 배현수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말 안 할 거면 숙제하러 가.”

“그럼 말할게요? 화내면 안 돼요. 알았죠?”

녀석은 고개를 똑바로 쳐들고 그를 보며 연신 애원했다.

그런 녀석의 모습에 배현수는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말 안 하면 안 들을 거야.”

“방금 엄마와 영상통화 했는데...”

계약서를 넘기고 있던 배현수는 조유진과 관련된 일이라는 말에 순간 자료를 넘기던 손가락을 멈췄다.

하지만 이내 무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

“응, 그래서?”

선유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창민 아저씨도 있었어요. 창민 아저씨와 엄마가 같이 있었어요.”

창민 아저씨라고 하면 분명 엄창민을 말하는 것이다.

조유진이 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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