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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아니.”

선유는 깜찍하고 귀여운 얼굴에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타일렀다.

“거짓말쟁이, 나보다 엄마 보내는 게 더 싫잖아요. 엄마가 가면 분명 다시 선유 보러 올 거예요.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엄마는 절대 선유를 버리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엄마가 이번에 가면 아빠를 버릴지 안 버릴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요.”

어린아이의 말은 정말 거리낌이 없었다.

선유의 직설적인 말은 마치 칼날처럼 배현수의 심장을 찔렀다.

얼마나 아픈지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어린 녀석을 차갑게 쏘아보며 말했다.

“다 까불었어?”

그 말에 선유가 눈살을 찌푸렸다.

“누가 까부는데요? 아빠, 내 호의를 그렇게 무시하면 안 돼요.”

“선유야... 이런 말은 대체 누구에게서 배운 거야?”

선유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 이제 1학년이에요. 학교에서 다 배운단 말이에요. 아빠 1학년 때는 안 배웠어요?”

선유는 1학년이 되기 전부터 드라마에서 이런 말을 많이 들었었다.

그는 배현수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계속 잔소리를 했다.

“아빠, 지금 엄마에게 가서 가지 말라고 한 번 빌어봐요. 엄마가 내 체면을 봐서라도 안 갈 수 있으니까.”

배현수는 녀석의 잔소리에 할 말을 잃었다.

잠시 멈칫하던 배현수는 녀석을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빌어?”

“허벅지를 껴안고 가지 말라고 애원해 봐요. 내가 이렇게 부탁하면 엄마가 늘 다시 나를 꼭 껴안아 줬어요.”

배현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내가 너야?”

이 무슨 유치한 아이의 장난이란 말인가?

선유는 목을 한 번 움츠리더니 작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싫으면 말고요. 그런데 그렇게 화낼 필요는 없잖아요. 나중에 후회나 하지 말아요!”

녀석은 말을 마치자마자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배현수는 선유의 팔을 끌어당기며 물었다.

“어디 가?”

“아빠도 안 하는데 그럼 나라도 빌어서 며칠만 더 있어 달라고 해야죠! 이번 주 토요일에 엄마와 같이 동물원에도 가고 싶단 말이에요!”

“안돼, 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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