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98화

배현수는 왼팔을 뻗어 조유진의 등을 감싼 채 몇 초 동안 꼭 껴안았다.

이때 시신 옆에 서 있던 병원 직원이 한 마디 툭 쏘아붙였다.

“사랑싸움하는데 길은 막지 말아야 할 거 아니에요! 비키세요!”

배현수가 한 손으로 조유진을 안아 옆으로 옮겼다.

시신이 멀리 옮겨진 후 주위는 다시 조용해졌다.

조유진은 배현수를 꼭 껴안은 채 그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마음이 진정된 후에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어색함이 찾아왔다.

조유진은 고개를 들어 멋쩍은 얼굴로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

“그게...”

배현수는 허리를 약간 숙인 채 큰 손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고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한 마디 물었다.

“울다가 웃으면?”

조유진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내가 죽어야 네가 나를 위해 우나 보네.”

그녀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배현수는 입술을 깨물더니 그녀를 보며 한마디 했다.

“이걸로도 충분해. 유진아.”

적어도 그녀의 마음속에 배현수의 자리가 있다는 뜻이니까 그걸로도 충분하다.

조유진이 입술을 깨물자 한 줄기의 맑은 눈물이 또다시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울지 마, 나 안 죽었잖아. 너의 앞에 이렇게 잘 서 있잖아.”

계속 울면 배현수는 조유진을 더더욱 놓아주지 못할 것이다.

조유진은 아직도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듯 입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듯했다.

13년 동안 알고 지내 두 사람은 서로의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조유진이 불안해할 때마다 배현수는 늘 그녀를 꼭 껴안아 줬다. 가끔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안고만 있어도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갔었다.

조유진은 포옹을 좋아했다.

배현수가 그녀를 안았던 팔을 풀며 물었다.

“계속 안고 있어?”

조유진은 아무 말 없이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천천히 다시 그를 껴안았다.

그녀는 배현수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그의 온몸의 체취를 느끼고 있었다.

아마 담배를 피울 때 침향 스틱을 계속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