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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배현수가 말했다.

“선유를 데려가고 싶으면 데려가. 서정호한테 양육비 제때 보내주라고 할게. 가끔 시간날 때마다 성남에 선유 보러 갈게.”

“계속 대제주시에서 살고, 대제주시에서 학교 다니다가 갑자기 성남으로 데려가면 적응못 할 거예요. 그리고 친구 퉁퉁이도 여기 있잖아요. 제가 가끔 대제주시에 보러 오면 돼요.”

“그래. 6년 동안 혼자 키우느라 고생도 많았는데 이제부터 내가 키울게.”

배현수는 잠긴 목을 축이더니 말했다.

“유진아, 꼭 행복해야 해.”

더 이상 그녀에게 강박적으로 무언가 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만약 자신을 만나서 안 좋은 기억, 트라우마를 상기시키게 된다면 다시는 그녀의 앞에 나타나지 않으려고도 했다.

조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수 씨도 행복해야 해요. 괜찮은 사람 있으면 만나보기도 해요.”

한 사람만 만나야 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배현수가 다른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기를 바랐다.

자신이 주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줄 수 있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배현수는 그녀의 모든 부탁에 대답했지만 유독 이 마지막 부탁은 대답하지 않았다.

‘괜찮은 사람? 나한테는 조유진 이외로 괜찮은 사람이 없는데?’

배현수의 세계에는 조유진과 기타 등등밖에 없었다.

조유진을 얻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조유진이 누구인가? 바로 배현수가 어렸을 때부터 마음을 빼앗긴 사람이었다. 가만히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배현수의 시선을 온몸에 받았던 사람이었다.

그를 과거에 얽매이게 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몇 번을 다시 만나도 본능적으로 그녀한테 마음이 흔들릴 것이 뻔했다.

배현수는 더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마음의 공간이 없다는 것을 그녀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모든 순수함과 좋아하는 마음을 모두 조유진에게 줘버렸기 때문에 다시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얼마 동안이나 부둥켜안았는지 몰랐지만, 배현수가 갑자기 무슨 결심이라도 한 듯 서서히 그녀를 밀어냈다.

손으로 그녀의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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