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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피 공포증도 어머님 죽음을 목격해서 그런 거겠지. 정말 어머님 때문이라면 이대로 넘어갈 수 없어. 어머님 죽음이 확실히 엄마랑 연관 있을 수 있어. 그때 나도 무의식적으로 엄마 편을 들었던 거야.’

조유진은 그의 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만약... 아빠가 없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현수 씨도 감옥에서 3년 동안 고생할 일도 없고 엄마도 죽지 않았을 텐테...’

조유진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서서히 고개를 들더니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눈물만 흘렸다.

‘현수 씨 너무 좋아.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렇게 좋은 사람 다시 만나기 어려울 거야. 현수 씨는 나한테 100점 만점의 사람이었어. 나의 모든 순수함과 열정을 다 바쳤던 사람...’

조유진은 자신이 행운아라고 느껴지면서도 가슴이 저릿저릿할 정도로 아프기만 했다.

이때 붉어진 두 눈으로 웃으면서 말했다.

“남은 6일 동안이라도 즐거운 기억만 남기려고 했어요. 그러면 나중에 다시 되돌려 보았을 때 저를 만난 거 아름다웠던 기억 하나 없을 정도로 불행했다고만 기억하지 않을 거 아니에요.”

하지만 지금은...

조유진도 왜 두 사람 사이가 자꾸 엇갈리는지 몰랐다.

너무도 사랑해서, 아니면 어울리지 않아서일 수도 있었다.

사랑을 하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용납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예전에는 배현수가 그녀의 배신을 용납할 수 없었고 지금은 조유진이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배현수도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한숨을 들이마시면서 물었다.

“저번에 무의도에 갔을 때 절벽에서 죽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 조유진, 난 진실을 알고 싶어. 이렇게 된 마당에 계속 나를 숨길 필요도 없잖아.”

조유진은 부인하지 않았다.

“조금은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현수 씨랑 함께한 그동안 솔직히 말하면 정말 행복했어요. 약을 먹어야 했어도 행복했어요. 사랑했기 때문에 싫어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저는 현수 씨를 미워한 적도 없었어요.”

조유진이 자신을 미워한 적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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