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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조유진, 사실대로 말해.”

배현수의 목소리는 차갑기만 했다.

조유진은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정말 사실대로 말해요? 저한테는 안 좋은 기억이라 말하기 싫은데.”

어떤 말은 입 밖에 내면 수습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냥 모르는 척하려고 했지만, 배현수가 계속 되물었다.

조유진은 애원하는 눈빛으로 배현수를 쳐다보았다.

“현수 씨,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제 6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냥 모른 척하면 될 거 아니에요. 마지막 6일을 즐겁게 보내다가 각자 갈 길 가면 안 될까요?”

‘왜 사실대로 말해야 하는 거지?’

하지만 배현수는 모르는 척할 수가 없었고 애매모호한 대답보다 확실한 대답을 원했다.

그는 작은 약병을 보더니 비웃듯이 말했다.

“전에 말한 흥분제, 흥분제도 아니지? 이 약을 먹지 않으면 나한테 가까이할 수도 없었지? 고통스러울 만큼?”

“...”

“조유진, 내 말이 맞아?”

배현수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조유진은 감정이 북받쳐 올라 침을 꿀꺽 삼켰다.

“이미 알고 있으면서 왜 물어요?”

그가 따지지만 않는다면 아름다운 관계로 남을지도 몰랐다.

“왜 이렇게 된 건지 알고 싶어서 그래.”

조유진은 고개를 숙여 슬픈 감정을 숨기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현수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것 같았다.

“어머님 죽음과 관련 있어?”

배현수는 망설임 끝에 이 질문을 했다.

조유진은 떨리는 목소리를 참으면서 말했다.

“아직 팔의 상처도 낫지 않았는데 이 말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요? 나중에 나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6일이라도 내 옆에 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거라면. 유진아, 내가 정말 너한테 마음을 독하게 먹은 줄 알아?”

그는 자신한테 과민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 곁에 잡아둬서 약을 먹게 할 정도로 독한 사람은 아니었다.

조유진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심지어 고개 들어 배현수를 볼 수조차 없었다.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배현수가 듣기 싫어하는 말이라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말해도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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