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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지금도 집에는 그녀가 생전에 쓰던 바이올린이 놓여 있었다.

엄준은 조유진과 정말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엄창민 역시 신희수의 사진을 보고 조유진의 모습이 왠지 신희수와 비슷하다고 느꼈고 머릿속으로 과감한 추측을 했지만 이내 곧 부정했다.

얼마 전 자기가 친딸이라고 찾아온 백소미 친자 확인 검사를 엄창민이 직접 가서 했고 그녀가 바로 엄준의 친딸이었다.

“아버지, 지난번에 소미 신분을 공개할 거라고 하신 건 언제쯤 하실 예정이세요?”

“급하지 않아. 일단 다음 주에 소미를 집에 데리고 와서 적응할 수 있는지 봐야지.”

그 말에 엄창민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엄준은 걱정이 태산인 얼굴을 한 엄창민을 힐끗 한번 쳐다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조유진을 찾으러 대제주시에 가고 싶은 거야?”

“최근 인터넷에 뜬 기사를 보니 유진이에게 많은 일이 생긴 것 같아서요. 사실 많이 걱정돼요.”

“지금 대제주시의 업무는 명월이가 담당하고 있어. 만약 사적인 일로 간다면 너를 단속할 사람은 없어.”

순간 엄창민의 눈이 살짝 빛났고 그 모습을 본 엄준은 그에게 몇 마디 당부했다.

“가 봐, 너 같은 애가 그런 감정을 느끼기도 쉽지 않은데 모처럼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으니 적극적으로 한번 다가가 봐. 늘 그렇게 벙어리처럼 있으니 유진 씨가 어떻게 네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알겠니?”

“네, 하던 일 마치면 바로 비행기 티켓 예매할게요.”

...

밤의 원주는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있었다.

조윤미는 심미경을 위층으로 끌고 가더니 방에서 큰 소리로 말했다.

“너 여기 가만히 있어. 아무 데도 가지 말고! 강이찬, 이 자식이 진심으로 너와 결혼하고 싶은지 한번 보고 싶네!”

말을 마친 조윤미는 대문까지 걸어 잠그고 강이찬이 들어올 틈조차 주지 않았다.

밖에는 빗줄기가 점점 더 거세졌고 심미경은 2층 창가에 서서 그의 모습을 바라봤다.

우산을 쓰지 않은 그의 몸은 이미 흠뻑 젖었다.

조윤미는 딸을 힐끗 쳐다보고는 무정하게 한 마디 내뱉었다.

“그놈이 네 배를 불리고도 책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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