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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이 상처는 살이 뒤집힐 정도로 깊게 파여있었다.

피범벅 된 상처를 보고 있자니 조유진은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는 것만 같았다.

한숨을 들이마시더니 재빨리 솜에 소독약을 묻혀 핀셋으로 상처를 닦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는 배현수가 억지로 고통을 참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고개 들어 쳐다보려고 했을 때 커다란 손이 그녀의 두 눈을 막아버렸고 기다란 눈초리가 깜빡이면서 배현수의 손바닥을 간지럽혔다.

분명 비수에 찔린 것은 배현수였고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도 배현수였지만 정작 조유진의 얼굴이 더욱더 창백해지면서 핀셋을 쥐고 있던 손을 떨고 있었다.

배현수는 그제야 그녀에게 피 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말했다.

“바로 거즈로 덮어. 병원 가서 의사 선생님께 마무리해달라고 하면 되니까.”

조유진은 더는 억지를 부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배현수가 손을 거두었을 때 피범벅 된 상처가 눈앞에 보이자 또다시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래도 재빠르게 깨끗한 거즈로 상처를 한 겹 또 한 겹 감쌌다. 하지만 혼이 나갔는지 계속 거즈를 둘렀다.

배현수는 그녀를 보고 피식 웃더니 말했다.

“나를 미라로 만들고 싶어?”

“피가 또다시 흘러내릴까 봐서요.”

그때 온정희가 조유진의 품에서 점점 체온을 잃어갔을 때도, 뒤통수에서 흐르던 따뜻하고도 진득한 피를 아무리 막아보려고 해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상처를 감싸고 난 뒤 나비 모양으로 매듭을 지어 거즈를 고정시키고는 휴지를 여러 장 빼내 차 안에 묻은 피를 닦았다.

눈을 자극하든 피 흔적을 못 본 척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박박 문질러도 피 흔적은 그대로였지만 그래도 고집스레 닦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배현수는 가슴이 아파져 왔다.

...

제일 병원 응급실.

의사 선생님은 배현수 오른팔에 생긴 상처를 보더니 혀를 끌끌 찼다.

“어떻게 된 거예요? 원수라도 만난 거예요? 어떻게 이렇게 깊은 상처를 낼 수가 있죠? 인대마저 끊어졌어요. 이 팔을 들 수 있겠어요? 한번 들어보실래요?”

배현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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