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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이제 10월이 다 돼 가고 날씨도 별로 덥지도 않아서 운동만 안 하면 보름 동안 샤워 안 해도 되지 않아요? 몸만 좀 닦고 하면 별로 더러울 거 없을 것 같은데.”

조유진은 그저 생각하는 대로 객관적인 사실을 그에게 말했다.

하지만 배현수는 전혀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 상처에 물이 묻을지언정 보름 동안 샤워하지 않는 것은 절대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름은 고사하고 이틀 동안 목욕하지 않아도 배현수는 견디지 못했다.

그는 단단히 결심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해, 샤워 못 하는 건 안 돼.”

“좀 참아요...”

“못 참아.”

조유진은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병원을 나선 배현수는 서정호에게 다른 차를 몰고 오라고 했다.

배현수는 정장 바지 주머니에서 차 열쇠를 꺼내 서정호에게 던지며 말했다.

“저 차 좀 서비스 센터에 몰고 가서 세차 좀 해줘”

차 열쇠를 건네받은 서정호는 미처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되레 그에게 한마디 했다.

“배 대표님, 저 차 그저께 금방 세차했어요.”

“차 안이 더러워졌어. 차 시트에 피가 묻었어.”

순간 서정호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타이르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배 대표님, 조유진 씨와 같이 있을 때 조심 좀 하시죠. 젖 먹던 힘까지 다 끌어내면 건강에 좋지 않아요...”

배현수는 차가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내 팔에 난 상처 때문에 피가 나서 시트에 묻은 거라고!”

“아! 죄송해요! 제가 착각했네요!”

서정호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차 키를 들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빨리 가지 않으면 배현수의 성격상 바로 가까이 걸어와서 발로 찰 것이 분명했다.

옆에 있던 조유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서정호 씨가 이렇게 점잖지 못한 사람이었어요?”

그녀의 기억 속에 서정호는 명문대를 졸업한 젠틀하고 공손한 사람으로 조금 전과 같은 말들을 쉽게 입에 올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배현수는 새 차 열쇠를 들고 긴 다리로 성큼성큼 차를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이상해? 남자들 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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