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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귓가에 전해지는 뜨거운 숨결에 조유진은 흠칫 놀라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고 손에 있는 약병을 더 꽉 움켜쥐었다.

배현수는 처음에 무슨 약인지 못 알아챈 듯했으나 왼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은 그는 그녀의 손에 작은 약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약병에 시선을 돌리는 대신 그녀의 귀에 키스하며 물었다.

“무슨 약이야?”

“그런 약...”

순간 배현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응?”

조유진은 한번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돌아서서 두 손으로 그의 목을 껴안고는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깊은 밤, 산성 별장 거실에는 무드등 하나만 남아 있었다.

장은숙은 이미 메이드룸에서 쉬고 있었고 장 셰프도 저녁 식사 후 집으로 돌아갔다.

선유도 이미 방에서 자고 있었다.

커다란 별장 거실에는 배현수와 조유진 그리고 우리에서 자고 있는 예삐만 있었다.

부쩍 대담해진 조유진은 하고 싶은 일은 꼭 해내고 마는 성격이었다.

달빛만 비치는 어두운 거실에서 그녀는 배현수의 까만 눈동자를 올려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성.욕.촉.진.제.”

사실 거짓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파록세틴은 지금의 그녀에게는 어느 정도 ‘성욕촉진제'인 셈이다. 먹지 않으면 어쨌든 바로 흥을 깨기 마련이니까...

이 다섯 글자를 들은 배현수의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언제 이렇게 안 좋은 것까지 다 배웠어?”

조유진은 속으로 흠칫 놀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현수는 왼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는 쉰 목소리에 농담 섞인 웃음을 띠며 말했다.

“약을 먹어야만 나와 관계를 가지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거야?”

그의 웃음은 기쁜 내색이 아니라 오히려 실망한 듯 차가움이 감돌고 있었다.

배현수는 왜 이렇게 생각하는 걸까?

남자들은 원래 이런 여러 가지 작업을 좋아하는 거 아니었나?

낮에 배현수도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았는가? 남자들이 야한 생각을 하는 것은 정상이라고. 그 또한 정상적인 남자라고.

그런데 지금은 왜... 다시 금욕이라도 시작한 걸까?

배현수는 그녀의 허리를 감싼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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